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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샨띠정 Dec 13. 2022

일곱 마리 꼬물이 인절미 요정들

신기하고 놀라운 강아지 출산 이야기

2022. 12. 12. 월요일 새벽 한밤중.

새 생명이 낑낑대는 이상 야릇한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숫자 2가 무려 5개가 들어간 날이다. 그러고 보니 12.12 사태가 일어난 날이기도 하다.


북카페 꿈꾸는 정원에 요정들이 찾아왔다.

귀여운 새끼 강아지들이 태어났다.


다행히도 예배와 성탄절 칸타타 연습을 마치고는 만삭이고, 출산이 아무래도 임박한 듯한 꽃순이를 위해 신문지를 구하러 나섰다.

요즘은 그 흔했던 신문지 구하기가 어쩜 그리도 어려운지.


암튼 딸아이와 함께 신문지 찾아 삼만리를 떠났다. 수소문 끝에 다행히도 아버지의 친구 유 집사님 댁에 신문지가 많다고 하여 찾아뵈었다. 정말 많은 신문지를 주셔서 차에 싣고 돌아오니 꽃순이가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는 게 아닌가?


오늘 밤은 새끼들을 낳을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건 육감적인 확실한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센스다.


서울 간 남편이 돌아오기 전까지 딸아이와 함께 출산 준비를 마쳤다. 신문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납작한 패드 위에 깔아주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출산 준비 완료

퍼지는 일단 부엌으로 피신시켰다. 꽃순이가 근처에도 못 오게 으르렁거렸다. 추운데 퍼지를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고, 부엌에  거처를 만들어 주었다.

웃고 있어서 다행이다.

부엌으로 피신 간 퍼지

모두가 잠든 깊은 밤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눈을 번쩍 뜨고 나갔다. 내 눈앞에 난생처음 보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거실 바닥에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 꽃순이의 양수가 흘러 흥건했다. 현관에서 꽃순이가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보여 달려가 보니, 이미 새끼 한 마리를 낳고는 혼자서 탯줄을 자르고 있었다. 탯줄을 자르고 태반을 다 먹고 나서 몸을 떠는 꽃순이의 몸을 일단 따뜻하게 덮어줬다.

첫 번째 새끼를 낳은 꽃순이

잠시 숨을 돌리는 가 싶더니 또 한 마리를 더 낳았다. 잠을 자던 딸아이도 소리를 듣고 잠이 깨어 다가왔다.

"쉿!! 조용히 해 ~!"

"알았어~~"


숨을 죽이며 살짝살짝 꽃순이를 도왔다.

혼자서 얼마나 잘하는지, 너무 대견스럽기도 하고 안쓰러워 가슴이 쿵쾅거렸다. 새끼들을 다 낳을 때까지 젖을 물리지 않았다. 아기 강아지들은 서로 의지하며 엄마 품 속에 들어가기를 잠시 기다려줬다.

두 번째 아기 강아지가 태어나서 서로 의지하는 모습

얼마나 깨끗하게 혼자서 잘 처리하며, 숨을 죽이고 조용히 새끼를 잘 낳는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잘하고 있어. 꽃순아. 힘내 ~"


딸아이와 둘이서 응원해주니, 마음이 편안해진 모양이다. 또 이어서 한 마리가 태어났다.

세 번째 아기가 태어났다.

세 마리를 낳고 보니, 2시 52분. 거의 새벽 3시가 되었다. 수의사 선생님 말씀이 5 마리나 조금 더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두 마리를 더 낳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두 마리가 더 남았다.

네 번째 태어나는 강아지의 모습은 영상으로 담아 보았다. 내가 간호사관학교에 1차 합격을 하고도 진학을 포기했던 이유가 있는데...

나이가 들어 담이 커진 모양이다. 옛날에는 상상도 못 했을 텐데...

머리부터 혼자 나오는 완전 신생아 아기 강아지

네 번째 아기 강아지가 태어났다.

"꽃순아 ~힘내!! 거의 다 왔어!!"

네 번째 새끼 강아지를 낳고 새끼들을 가슴에 품은 꽃순이

새끼 강아지들이 본능적으로 엄마의 가슴을 찾아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다가, 마침내 엄마의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너무 씩씩하고 의젓한 엄마 꽃순이다.

그렇게 마지막 다섯 번째 새끼를 낳았다.

뭐든 먹어야 할 거 같아 고기랑 간식을 챙겨서 주니 조금 먹고는 물을 입에 대주니 힘겹게 마셨다.


'얼마나 힘들까?'

다섯, 여섯 번째 새끼를 낳는 중

다섯 번째 강아지가 끝인 줄 알았는데, 한 마리를 더 낳고 있었다.

그리고 여섯 마리의 엄마가 된 꽃순이.

육남매 강아지들과 어미 꽃순이
아직 탯줄을 달고 있는 아가야
귀염둥이 꼬물이 영상

숨어있던 강아지가 두 마리가 더 있었다.

우리는 다섯 마리로 기대했었는데, 일곱이 되어 버렸다. 일곱의 의미는 좋으니까 무조건 감사하기다.


일곱 난쟁이 요정일까? 암튼 요정들이 찾아와서, 우리 집 현재 총 강아지가 10 마리가 되었다.

개판이 된 걸까?

에구~~ 너무 많아~~

그래도 귀여운 꼬물이들아, 반가워!!!

꼬물이 인절미 일곱 요정들

일곱 마리 씩이나 먹이려면 얼마나 잘 먹어야 할까?

일단 미리 준비해둔 쇠고기와 미역국을 끓여서 어미 꽃순이 산후조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어미 꽃순이 산간 음식

그나저나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밤새고,

산후조리해준다고 국 끓이고 먹이고,

행여라도 새끼 강아지들이 깔려 죽기라도 할까 봐 살펴보고,

이불 패드와 신문지 갈아주고...


내 다리가 쑤시고,

몸이 욱신거린다.

조금 쉬고 나서 기운 차리고 있는 중이니,

아가들아 건강하게 잘 자라렴~


꼬물이 인절미 일곱 요정들아~
북카페 꿈꾸는 정원에 태어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열렬히 환영한다~
창조의 질서와 탄생의 비밀이 놀랍고 오묘하다. 강아지들까지도 아름답게 창조하신 주님께 감사한다.
꼬물꼬물 새끼 강아지들, 일곱 요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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