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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샨띠정 May 19. 2023

개구리 합창소리

시골의 노랫소리들

개굴개굴...

왕왕왕...

에구에구..

랄랄라...

라리가리..

객객객...

개그개그..


어떤 게 정확한지 모르겠다.

내 귀에는 노랫소리가 그저 힘차게 들릴 뿐이다.

활기차고, 시끄럽기도 하다.


"얘들아~ 조용히 좀 해!!"


외치고 호통을 쳐도 막무가내다.

힘도 좋고, 리듬도 좋다.

가만히 들어보면 간혹 튀는 목소리도 들린다.

틀린 건지, 솔로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시원한 개구리의 합창소리다.


시골 전원의 밤은 개구리와 함께 시작한다.

저녁이 되면 하나 둘, 모여들어 노래를 부른다.

침대에 누워있으면 더 가까이 들린다.

시원한 바람 좀 들어오라고 살짝 열어둔 창문 사이로 그들의 노랫소리가 앞다투어 방으로 넘어 들어온다.


같이 박자에 맞추어 노래 한 곡 불러볼까 하다가 이내 그만두고, 음악감상을 선택한다.

정원에서 마시는 커피

어제 늦은 오후에 마신 아이스커피 한 잔이 밤새 이불속을 뒤척이게 만들었다.

원치 않게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밤새 들어야 할 판이었다.

어, 그런데 자정이 지나 두 시쯤 되니 조용해졌다.


우연히 개구들도 취침시간을 지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밤이 새도록 지칠 줄 모르고 쉼 없이 노래하는 줄 알았더니 그들도 잠을 자는 게 아닌가?

신기하다.

온 세상이 잠든 깊은 밤, 개구리도 잠든 밤.

두꺼비는 자지 않는다. (맹꽁이일지도 모르겠다.)

두꺼비 우는 소리만 처량하게 들렸다.

두꺼비도 밤을 새우려나 가만히 들어보니, 새벽녘에 그들도 잠자리에 들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새들이 일찍 일어나 노래를 시작한다.

제비가 언제나 일 등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둘레는 온통 노랫소리로 가득했다.


지금 이 밤에도 개구리들이 합창곡을 부른다.

어제와는 좀 다른 곡 같기도 하고, 같은 거 같기도 하고..

개구리 합창곡을 잘 들어보고 평론도 해볼까나?

그러고 보니 장미들도 노래를 한다.

입을 크게 벌린 장미들의 합창소리는 교향악과 같다.

울타리의 장미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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