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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샨띠정 May 31. 2023

장미 가시에 찔려도 괜찮아

장미 사랑

작년에 심은 장미들이 꽃봉오리를 맺더니 하나 둘... 꽃송이를 만들어낸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들장미 소녀 캔디 속 앤소니의 집 울타리는 장미로 둘러싸여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꽃이다.

넝쿨 장미로 가득한 분홍색 꽃송이가 예뻤다.


어쩌면 나는 그런 집을 꿈꿔 왔을까?

작년에 집을 새로 짓고 이사 와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장미를 사다 집 전체 울타리를 삥 둘러 심는 거였다.

장미 울타리

분홍, 살구, 노랑, 흰색 영국 장미를 돈을 더 들여서 데려왔고, 뒷마당에는 빨간 한국 장미들로 감싸주었다.

후 1년이 지났다. 정확히 1년이다.


천 송이쯤 되는 장미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이제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다.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달래며 인사를 나눴다.

사진도 찍어주고 예쁘다고 칭찬 한가득 부어주었다.


어느새 장미 줄기가 길게 무성하다.

서로 몸을 피하며 아우성을 치는 듯하다.

가시에 꽃들이 찔리기라도 하면 안 될 터이니,

서로서로 다치지 않도록 제자리를 잡아주는 일은 내 몫이다.


넝쿨 장미 가지들을 하나마나 묶어주기 시작했다.

'앗. 따가워~~'

가시에 이리저리 내 손목과 손가락에 가시가 찔린다. 가시에 긁힌 자국도 남았다.

이 정도쯤이야 감수해야겠다.


울타리 가득한 살구빛 같기도 분홍색 같기도 한 장미는 내게 너무나 큰 기쁨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장미 정원이 되었다.

예쁘니까 아파도 괜찮아 ~

내 딸과 같다. 마찬가지다.

때론 아프지만 예쁘니까 괜찮다.

꽃 같은 딸이니까.


북카페꿈꾸는 정원도 장미로 뒤덮이고 있다.

이제 장미 정원이라 불러야 할까?

장미꽃 만발한 장미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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