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으로 가꾸는 텃밭 풍경

텃밭에서 얻는 일용한 양식

by 샨띠정

야채와 열매는 하늘이 주는 선물이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믿는다.

농부의 수고와 발걸음, 그리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농부의 재빠른 손길을 폄하하거나 필요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나는 밭이나 논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텃밭에서 잠시(잠시가 안된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시간도둑 텃밭이다.) 채소들을 돌보다 보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프고, 익숙하지 않은 일을 몸에 익히는 게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자연농법이 대안이 아닐까 생각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게으름을 본격적으로 피우기 시작했다.

위키백과사전에서 설명하는 자연농법이다.

자연농법(自然農法, 영어: natural farming)은 후쿠오카 마사노부에 의해 창시된 농업이다. 땅을 갈지 않고, 풀이나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으며,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다.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 대신, 최대한 자연의 본래 활동에 맡겨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 방식이다. 무경운, 무제초, 무비료, 무농약에 의한 자연농법을 4 무 농법이라고 부른다.-위키 백과-

왠지 모르게 공감이 가고, 나하고 딱 맞아떨어지는 농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왔다. 최대한 자연의 본래 활동에 맡겨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 방식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렇게 나는 풀을 뽑되 최소한으로 뽑고,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의 농법으로 텃밭을 가꾸는 게으른 농부다.

과연, 결과가 어찌 될까 궁금하고 기대도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덕분에 나는 텃밭 노동으로 혹사를 당하지 않게 되어 감사하고, 식탁에 올라오는 야채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서 더 감사했다.

하늘에서 부어주는 비가 부족할 때는 물을 챙겨서 주었고, 토양은 영양분을 위해 퇴비와 장군이 꽃순이의 배변을 활용했다.

지금부터 우리 텃밭의 자연농법에도 실하게 잘 자란 열매와 채소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오늘 딴 방울토마토
포도송이 같은 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렸다.

방울토마토는 나치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렸다. 내 예상과 다른 결과물이다. 어쩌면 이렇게 탐스럽게 열렸는지 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초록빛 토마토가 하나씩 하나씩 붉은색으로 익어가고 있다.

아직 참외는 초록빛이다.

참외를 심었더니 어느새 큰 초록색 참외가 자라고 있다. 언제 노란색으로 익어갈지 궁금해서 기다리기가 힘들 정도다.

주먹만한 파프리카가 열렸다.

파프리카 모종을 심었더니 주먹만 한 파프리카가 열렸다. 아직 초록색이지만 머지않아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변할 거란다. 파프리카는 아삭아삭해서 인도와 영국에서 풋고추 대신 썰어서 쌈장에 찍어 먹곤 했는데, 우리 텃밭에서 수확을 한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깻잎, 상추, 옥수수, 방풍나물과 당귀
풋고추와 오이

매일 아침 텃밭에서 풋고추 한 줌과 오이 하나를 따서 쌈장에 찍어먹는 재미로 하루를 시작한다. 뭐라 표현해야 할까?

연하고 부드럽고 아삭아삭하며, 싱싱한 맛은 텃밭에서 올라오는 야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맛이다.

이웃님들이 주신 애호박

한 가지 아직 수확을 못하는 게 있으니 바로 호박이다. 우리 호박은 꽃만 많이 피고 열매가 안 열린다. 내 마음을 아셨는지 여기저기서 호박을 가져다주신다. 그래서 갑자기 호박 부자가 되었다. 나도 내개로 흘러온 호박을 다시 다른 이들에게 흘려보내니 더 많은 호박이 내게로 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내게는 기적과도 같은 경험이다.


밭에 피어난 예쁜 꽃들을 놓칠 수 없어 사진에 담아 본다.

땅을 쳐다보고 있는 하얀 고추꽃
노오란 참외꽃
보랏빛 가지꽃
예쁜 쑥갓꽃
주렁주렁 토마토꽃
참외꽃과 비슷한 오이꽃
연보라 차커리꽃
열무꽃 위에 꿀벌이 앉았다.
텃밭에 날아든 나비와 달팽이

자연농법으로 얻은 또 하나의 기쁨은 꽃씨가 스스로 날아가 자리를 잡고 예쁜 꽃을 키워주는 것이다.

메리골드가 다육이 화분에서 자리를 잡고 곱게 피어나더니, 제라늄에 봉선화가 올라오고, 코스모스와 백일홍도 예쁘게 피어난다.

다육이 화분에 자리잡은 메리골드
제라늄 곁에 봉선화와 코스모스도 자리를 잡았다.
꽃과 꽃순이

자연농법은 하늘을 의지하는 농업 방식이다. 물론 나는 아주 조금 텃밭에서 야채를 기르니 가능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하늘에 계신 하늘 아버지께서 햇빛과 물과 양분으로 먹이시고 키우시는 것을 눈으로 보며 직접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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