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전원생활을 시작하다.
율곡마을 밤듸에서 시작된 시골 전원생활
인도에서 들어온 지 6개월 만에 숲과 산이 있는 산속 율곡마을에 터를 잡았다.
설레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한 시골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구월에 이사와 이 곳에서 가을을 맞으며 파란 가을과 친구가 되었다. 날마다 파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어 감사했고,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피어있는 가을 녘이 정겨워서 참 좋다.
가장 먼저 친구 집에서 미리 데려오기로 약속한 우리의 새 가족 반려견 '장군이'가 함께 하는 4 가족의 삶이 시작되었다. 장군이는 골든 레트리버 엄마와 진돗개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견 수컷이다.
가끔 딸랑구가 질투를 한다.
"엄마는 장군이만 캐어해? 난?"
에고 참....
"엄마한테는 딸랑구가 제일 중요하지~"
그리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텃밭을 만들었다.
남편도 삽질을 했다. 드디어...!!
상추와 파, 얼갈이, 열무, 겨자, 시금치...
먼저 밭을 일구고 땅을 기경하는 일을 해야만 했다.
묵은땅과 굳은 땅엔 씨앗을 뿌려도 자라지 않는다는 걸 현장에서, 현실에서 배우며 몸으로 실천하는 기회다.
내 마음도 영혼도 어쩌면 이 굳은 땅처럼
다시 기경해야 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
시간이 지나고 채 한 달도 지나기 전에 벌써 우리의 텃밭에서 푸른 채소들이 자리를 잡았다.
굳은 땅을 파고 삽질을 하며 돌부리를 골라내고 씨앗을 뿌리는 일은 육체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잡초를 뽑고 땅을 기경하는 작은 노동의 수고가 열매로 맺힐 때의 기쁨과 환희는 하늘이 주는 특별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그 단을 거두리라.
성경의 말씀 한 절 한 절이 살아서 움직이는 경험을 하는 거 같아 더욱 감사하다.
음식물 쓰레기로 거름을 만들기 위해 퇴비 통을 만들어 땅에 묻었다. 시골에 살면서 해결해야 할 쓰레기 문제를 일석이조로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영국에 있을 때 집 뒤 정원이 무척 커서 텃밭을 가꾸며 잔디와 낙엽을 모아 거름을 만들어 사용했던 경험을 살려보기로 한다. 암튼 좋은 경험들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 같다.
철물점에서 밑을 도려달라고 해서 가져와 땅에 묻으니 깨끗하고 좋다. 풀을 뽑아서 음식물 쓰레기와 같이 모으니 저절로 흙과 함께 거름이 되어 가고 있다. 내년 봄엔 텃밭에서 유용하게 쓰이리라 기대를 가져본다.
아침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할 수 있어 좋고..
해가 뜨고 질 때 일어나며 잠자리에 드니 자연 속에서 자연 따라 살아가는 모양으로 닮아가는 게 참 괜찮다.
처음 얼마 동안 적응하기 힘들어서 '괜히 이사 왔나..'
후회하는 마음이 살며시 생기려고 했었는데...
이제 다시 도시에 가서 살 수 있을까?
모르겠다. 지금은 이런 삶이 너무 좋다.
노란 가을 들판이 마음을 풍요하게 하고,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가슴을 설레게 하며,
파란 가을 하늘이 마음과 생각을 맑게 해 주니..
아직은 젊어서 이 곳에 사는 것이 참 좋다.
좋은 이웃도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이웃사촌이 생겼다~
밤하늘엔 별이 총총하여 하늘을 수놓은 별을 보는 기쁨도 쏠쏠하다. 카메라 성능이 부족하여 밤하늘의 사진은 맘처럼 안 찍힌다. ㅠㅠ
살다 보면 좋은 점이 있으면 힘든 점도 있기 마련이니...
다음엔 이 곳에 와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서생원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