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50 명이 채 되지 않는 시골 숲 속 작은 학교 장평초등학교에서 가족 같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더불어 자연 속에서 행복을 나누는 딸아이가 마냥 대견스럽고 감사하기만 하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들어온 시골 살이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 놓고 난 후, 장군이와 첫 아침 산책길에 나설 때만 해도 시골길이 낯설고 무서워서 그리 멀리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근처 어디든지 다 우리의 산책길이 되었다. 장군이에 이어 아기 강아지 꽃순이가 우리 집 식구가 되었고, 제비 부부도 새끼 제비들을 잘 키워서 먼 길을 떠났다. 이제는 또 다른 토끼 두 마리 '토순이와 오레오'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어설프지만 텃밭을 만들어서 야채와 열매를 수확해서 우리의 식탁은 풍성했고, 나누는 기쁨과 받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었다. 자연 속에서 창조의 섭리와 경이로운 생명의 능력과 위대함을 바라보게 되며, 모든 생명의 숨결에서 돌보시는 창조주의 손길을 느꼈다.
제비와 토순이
그렇게 시골 살이에 매력을 느끼며 푹 빠져들고 있을 때, 우리에게 고민이 생겼다.
'다시 인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오랜 고민과 기도 끝에 마침내 우리는 이곳에 남기로 결정하였다.(우리의 살림살이는 아직도 인도에 있다.) 오랜 해외 생활을 한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알고 보니 이 지역에는 수많은 외국인들과 이주여성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 같은 공간을 만들어드리고 싶은 소망이 솟아올랐을 때, 우리에게 눈먼 땅 하나가 찾아왔다. 모두가 건축 허가를 받기 어려운 땅이라고 해서 오랫동안 묵혀있는 땅을 그야말로 한량없는 은혜로 건축허가를 받게 하시고, 우리 손에 그 땅을 안겨주셨다.
이제 건축을 위해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1층은 오랫동안 꿈꿔오던 북카페를 만들어 외국인들과 지역 이웃들에게는 사랑방을 되기도 하며, 학생이든 모두가 와서 책을 읽으며, 독서 클럽과 그림책 나눔 교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어교실도 열어주고 싶다.
맛있는 커피와 음료를 제공하기 위해 10월 11월은 바리스타 커피 공부도 집중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커피 맛도 좋으면서 착한 가격의 북카페가 되어 문턱을 낮추고자 한다. 사실 인도에서 북카페를 하려고 했는데, 한국문화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어 못했던 그 일을 이곳에서 시작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지 모르겠다.
2층에는 우리 주거 공간을 3층에는 남편의 연구소와 게스트하우스를 구비하려고 계획 중이다. 누구든 쉴 곳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오픈 하우스로 장소를 열어두고 싶다. 쉼이 필요한 이들의 안식처가 잠시라도 되어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1년 전, 나는 두려움과 함께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시골로 들어왔다. 그 때은 몰랐다.
우리의 인생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그때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내게 지난 1년은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역사가 내 삶 가운데 펼쳐진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