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어야 보이는 창문
매일 아침.
나를 흔드는 진동에 눈을 뜬다.
정해놓은 시간에 울리는 소리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나의 작고 소박한 일정들도
이 소리들의 울림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실에 묶인 듯 자연스레 행동으로 옮긴다.
하루가 이 작은 사각형 안에서 시작되고,
그 하루의 끝도 똑같다.
하루종일 소리를 만들어내는 이 작고 네모난 친구는
나를 대신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알려준다.
내가 자는 시간에도 이 친구는 충전기를 꽂은 채
쉬지 않고 본인의 업무를 해내고 있다.
누가 누구의 지시자이며,
누가 누구의 이행자일까.
이 작은 네모를 통해 세상을 한 손에 들 수 있지만,
그 속에 나 자신은 얼마큼 속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끊임없는 소리의 홍수 속에서
정신없는 일상에서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내가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 메모들,
타인들과의 메시지,
틈틈이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들,
그리고 원치 않는 광고들까지.
숨차게 하루를 보내고,
귓가에 맴도는 소음들 속에서도
공허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가끔
나만큼 지쳤을 핸드폰의 전원을 꺼보는 것은 어떨까.
까맣게 꺼진 화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방금까지 핸드폰을 통해 세상을 만나던 내가 보인다.
화면에 비친 나 자신이 보인다.
오랜만에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내 생각에 집중하고
내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은
캄캄한 어둠이 되어야
아주 미세한 밝음으로 보일 것이다.
자신을 믿고
살아가며 마주할 어려움도 결국엔 지나갈 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하늘을 바라보며 기지개도 켜보다 보면
지금은 지치고 힘들어도 내 마음이 전하는 작은 동동거림이 느껴지지 않을까.
마음속에 있는 소중한 꿈들이
세상의 잣대에 맞추려는 사람들이 함부로
요란하게 흔든다고 해도, 각자의 속도로 가면 된다고 믿는다.
빛이 없는 검은 장막 앞에 서서 보이는 진짜 나의 얼굴을 직면할 수 있다면 말이다.
오늘 멈춘 시선: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건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