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시선: 낡은 헤드셋

작은 피난처

by 박희남

최근까지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내 귀가 꽤나 민감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좋아하지 않는 장르는 몸서리치듯 듣기 싫어하고

자연스럽지 않은 반복된 소리는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듣기 싫은 소리가 계속 귀에 맴돌면

견디기가 힘들어 언짢아지기까지 한다.


그중 비속어가 요즘 나를 힘들게 한다.


거리에 나가면 어렵지 않게

비속어가 섞인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나이나 성별의 구분 없이

그들의 대화에는 추임새 마냥 비속어가 난무하다.

어떤 언어학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들은 언어를 사용하는 습관이 그렇게 들어버린 거라서

비속어를 사용해야만 사고할 수 있고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누군가는 비속어를 섞어야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하고,

우월감에 사로잡히기도 하며,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든다고 한다.


그들은 비속어 사용을 지양하는 사람들에게

유독 도덕적 잣대를 날카롭게 재며, 지양하고자 하는 생각을 조롱하기도 한다.


관련 경험들을 되짚어보면,

비속어는 순간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분노, 좌절, 실망 등 부정적인 강한 감정이 솟아오를 때 욕 한마디로 감정이 다스려지기도 할 것이다.

문제는 일시적인 감정분출이 아닌 습관에 스며드는 것이다.

감정을 쉽고 빠르게 몇 마디로만 표현을 하다 보면

나 스스로의 감정도 단순하게만 해석될 뿐 아니라,

나보다 복잡한 감정을 가진 타인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것 또한 쉬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언행은

생각보다 일상에서의 나 자신을 투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황을 대하는 자세나 마음가짐까지 언행으로 판단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안전을 감지하는 개인의 판단이지,

타인을 함부로 속단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관점이라고 본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내 주변을 위해서도

언행을 바르게 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에 나아가서 자립하도록 성장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 입장에서

비속어와 같은 작은 습관이

넓은 범위의 사회에 나갔을 때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많은 이들이 고민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 단순히 소리로 나오는 언어뿐 아니라

마음에서부터 건강하고 바른 생각과 다짐을 기반으로 한 가치관이 생겨나

타인에 대한 이타적인 마음으로 관용을 서로 베풀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따듯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걸어본다.


KakaoTalk_20241002_112009829.jpg 오늘 멈춘 시선: 오래되어 낡은 헤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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