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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13. 2020

액체 괴물

과거라는 끈적거리는 액체는 나를 하나둘 물 드렸다.

빠져나올 수 없는 끈적임 속에서 나는 헤어 나올 수조차 없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눈을 떴을 때 눈물로 젖어 얼룩진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침대 맞은편에 놓인 거울에 얼룩만 가득한 내가 보였고 일어나 얼굴을 거울에 가져다 대고 얼굴을 만져보았다. 여전히 끈적거렸다.

    

끈적거리는 어떠한 과거를 지우려는 듯 나는 일어났다. 거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엄마를 지나쳐 화장실로 곧장 들어가 세수를 했다. 여전히 끈적거렸다.

     

나는 화장실에서 나와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얼룩이 지워지지 않아”


엄마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엄마는 한동안 조용히 나를 지켜보시더니 일어나서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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