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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k Sep 18. 2018

전통의 영국 오디오 브랜드, 시대 변화에 가담하다

캠브리지오디오 요요M


  시대가 달라져도 생활 속 음악의 소중함은 여전하다. 과거 신혼부부의 집안 살림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오디오 컴포넌트가 함께 했다면, 최근에는 그 자리를 스마트한 블루투스 스피커가 대신하는 중이다.


  오디오에 마니아적 취미를 가지지 않는 이상 일상 생활에서 가장 간편하고 합리적인 음감 환경을 꾸리는 데에 블루투스 스피커만한 기기가 없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과 함께라면 어느 장소에서든 쉽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여러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보이는 모양새는 그 만큼 늘어난 블루투스 스피커의 수요를 증명한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영국 오디오 브랜드, 캠브리지오디오 역시 시대의 변화에 가담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요요(YOYO) 시리즈가 그 결과물이다. 사이즈에 따라 S, M, L 모델로 나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사이즈뿐 아니라 제품 각각의 사용 용도가 다르게 설정된 것이 눈에 띈다. 그 중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중간 라인업에 해당하는 요요 M이다.



패브릭으로 감싼 따스한 디자인


  가볍게 외관부터 살펴보자. 총 세 가지 색상의 패브릭으로 상하부를 제외한 모든 면을 마감했다. 패브릭의 질감이 제법 쫀쫀해서 찾아보니 캠브리지오디오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스코틀랜드 브랜드 마튼 밀스(Marton Mills)의 원단을 사용했단다. 대여한  기기는 짙은 파랑색으로 혹여 오염되더라도 크게 티가 날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패브릭의 탈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장기간 사용할 요량이라면 아쉽다. 비단 디자인뿐이 아니더라도 스피커 유닛을 가로막고 있는 패브릭의 유무에 따라 음질이 달라지진 않을까? 블루투스 스피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요요 M의 모든 조작 버튼은 상단에 배치된다. 좌측부터 통화 수신, 블루투스, AUX, 볼륨 조절, 전원 버튼이 두 대로 구성된 요요 M의 본체 모두 동일하게 위치한다. 미리 밝히자면 요요 M은 블루투스 스피커로는 특이하게 두 대의 본체로 구성된 스테레오 스피커다. 최근 어플을 통해 동일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로 묶어 스테레오 스피커로 동작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지만, 애초에 두 대를 하나의 구성으로 선보이는 제품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리고 이 부분이 요요 M의 강점이다.


  하단에는 스피커의 배터리 상황을 체크할 용도의 버튼 하나, 그리고 충전을 비롯한 단자들이 보인다. 두 대의 기기를 충전하기 위해 두 대의 충전 아답터를 구성품에 넣어준 것은 당연하면서도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충전 단자 옆 USB 단자를 통해 스마트폰의 충전도 지원한다고 하지만 굳이 사용할 일은 없을 듯하다. 그보다 흥미로운 것은 하단 중앙에 배치된 너트이다. 덕분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미니 삼각대 한 쌍이면 요요 M의 근사한 스탠드가 완성된다.



심플한 기능, 충실한 사운드


  요요 M은 모든 면에서 심플 그자체이다. 우선 두 대의 본체를 연결하기 위해 별도의 과정이 필요치 않다. 그저 양 스피커 전원을 켜기만 하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애초부터 스테레오 스피커로 출시된 제품의 장점이다. 혹시나 외출시 가볍게 한 덩이만 들고 나가려면 제품 전면 하단에 동그란 마크가 부착된 우측 스피커를 가져가야 한다. 개별 구성이지만 우측과 좌측은 각각 마스터-슬레이브 역할로 좌측만 독립적으로 사용할 순 없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과는 달리 요요 M은 컨트롤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실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편이 맞겠다. 요요 M은 그저 블루투스 수신기과 페어링한 이후 수신된 음원 파일을 재생할 뿐이다. 크롬캐스트나 스포티파이 컨넥트 등의 자체 스트리밍 기능은 요요 L에서만 지원한다. 만약 보다 스마트한 기기를 찾는다면 요요 M은 구매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편이 낫다.


  필자의 경우 요요 M의 기능적인 단순함이 싫지 않다. 하나둘 늘어가는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에 요요 M이 무게를 더하지 않는 점도 반갑다. 하지만 적어도 단순화된 하나의 기능에서만큼은 조금 더 똑똑해질 필요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기처럼 심플한 사용설명서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확인 결과 요요 M의 블루투스 지원 코덱은 기본이라 할 수 있는 SBC 코덱만을 지원하는 듯하다. 유닛당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서브우퍼가 채용된 스테레오 구성의 잘 만들어진 스피커이기에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사실 눈에 보이는 스펙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요요 M이 들려주는 소리는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기대하는 소리 이상이다. 제일 놀라운 점은 역시 스테레오 구성이 만들어내는 또렷한 스테이징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블루투스 스피커라 할지라도 본체 하나 구성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수준의 정위감을 요요 M은 손쉽게 만들어낸다. 이러한 강점은 데스크파이와 같은 니어필드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적당히 거리를 벌려 각도를 조절하는 순간 정 중앙에 또렷하게 맺히는 음상이 음악적 쾌감을 더한다.


  이 정도 환경에서 40W의 출력은 차고 넘친다. 볼륨으로 따진다면 방 안을 가득 채울 정도의 크기까지 올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조그마한 블루투스 스피커에게 정석적인 패시브 스피커의 밀도감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청음한 결과 두 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2~3m 이내로 유지할 경우 딱 듣기 좋은 밀도감이 유지되었지만 그 이상의 거리로 벌어지면 소리가 공간을 채우지 못하고 흩어져 버렸다. 데스크파이에서 2m 이상 간격을 벌릴 일은 없을 테고, 그 정도 거리라면 자그마한 서재에서 간단하게 음감 환경을 꾸리기에도 딱히 부족함이 없는 정도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스피커 본연의 기능이 탄탄한 요요 M이기에 아예 블루투스 연결이 아닌 유선 AUX 연결을 시도했다. 경우에 따라선 aptX HD 코덱을 지원하는 소형 수신기를 별도로 구비해서 요요 M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겠다. 그런데 유선으로 연결하니 당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각각의 스피커에서 채널 분리 없이 동일한 사운드가 재생되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채널 테스트를 해봤지만 역시나 졸지에 두 대의 모노 스피커로 전락했다. 아마도 유선 연결로 스테레오 사운드를 얻기 위해선 별도의 Y 케이블을 준비해야 할 듯하다. 요요 M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기본 구성품에 들어있어야 할 품목이다. 아쉽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이 부분까지는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캠브리지오디오 요요 M은 기능만 놓고 살핀다면 제품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용자의 활용도에 따라서 그 정도 가치를 가질 수 있을 만한 사운드 퀄리티를 갖추었다. 요요 M은 조금은 보수적인 이미지의 영국 전통의 브랜드, 캠브리지 오디오와 여러모로 참 잘 어울리는 스피커이다. 


*이 글은 왓하이파이 10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본문 속 사진의 출처는 모두  https://www.cambridgeaudio.com 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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