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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k Apr 30. 2018

2018 일본 봄철 헤드폰 페스티벌

직접 참관하지 못하니, 간접적으로나마 구경하자 - (1) 헤드폰


  지난 28~29일 일본에서 헤드폰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다양한 제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는 일본의 환경이 부럽습니다. 시장 규모부터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는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우리도 조금씩 질적으로 또 양적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몇몇 분들은 직접 일본 행사에 다녀오신 것으로 압니다. 또 부럽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 라인업을 보니 듣고 싶은 제품들이 넘쳤는데, 아쉽지만 일본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행사 소식들과 관련 후기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브랜드들은 헤드폰 페스티벌에 맞추어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하곤 합니다. 특히 미국, 일본, 영국, 싱가폴 등 몇몇 메이저 시장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은 신제품들이 그야말로 쏟아진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제 입맛에 맞는 몇몇 제품들을 뽑아서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헤드폰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아래의 정보들은 일본 phileweb과 avwatch에 올라온 기사를 참고하였습니다. 


 


 


 

1. STAX ‘SR-009S’ 


 

사진 출처 : av.watch.impress.co.jp


  스탁스에서 오랜만에 새로운 플래그십 SR-009S를 대중들에게 선보였습니다. SR-009가 2011년 출시되었으니 약 7년 만에 비로소 스탁스의 간판이 바뀐 셈입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SR-009S는 기존 SR-009의 마이너 업데이트 버전입니다.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SR-009는 언제나 헤드파이 유저들이 꼽는 최고의 헤드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스탁스 입장에서도 완벽한 풀체인지 버전의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인정받은 제품을 보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좌: SR-009, 우: SR-009S, 사진 출처 : av.watch.impress.co.jp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부 스펙을 살펴보면 기존의 모델과 제법 차이가 나는 편인데, 우선 필름 양 옆에 위치하는 고정 전극을 개선했습니다. 기존의 MLER(Multi Layer Elect Rodes) 고정 전극은 이름에서 나타나듯 세 개의 레이어를 결합시키는 구조입니다. 이번 SR-009S는 기존의 고정 전극에 뚫린 작은 구멍들을 더욱 매끄럽게 다듬어서 신호 전달 과정에서의 장애 요소들을 줄인 MLER2 고정 전극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정 전극을 전도성이 우수한 금으로 도금한 부분도 기존과 달라진 점입니다. 



  참고로 스탁스는 작년 말 전용 앰프인 SRM-T8000을 발매했습니다. 기존의 스탁스 앰프들이 SR-009의 본 성능을 뽑아내기에는 조금 모자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번 오디오쇼에서 잠시 들어본 T8000과  SR-009 조합을 잠시 들은 적이 있는데, 대폭 향상된 앰프 성능에 깜짝 놀랐습니다. 기존의 약점이라 여겨지던 저음역대의 양감이 T8000에서는 완벽하게 보완되었습니다. T8000과 SR-009S의 조합은 또 얼마나 대단한 소리를 내어줄지 기대가 됩니다. 


 

  SR-009S의 가격은 약 46만 엔입니다. 


 


 


 

2. MrSpeakers ‘VOCE’ 


 

사진 출처 : av.watch.impress.co.jp


  정전형 헤드폰을 소개한 김에 또 하나의 정전형 헤드폰을 이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평판형 헤드폰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좋은 평을 듣고 있는 Mrspeakers에서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전형 헤드폰을 출시했습니다. 이미 작년부터 정전형 헤드폰의 개발 소식을 알렸던 터라 언제쯤 나올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얼굴을 드러냈네요.  


 

  미스터스피커즈는 포스텍스 평판형 헤드폰을 기반으로 한 개조 모델을 만들던 작은 개인 공방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자사만의 평판형 드라이버를 개발하는 단계까지 성장한 미국 브랜드입니다. 아직 3D 프린터가 많이 활용되지 않던 초기 시절부터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이어컵을 만들기도 했고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한 헤드폰 브랜드 중 하나인지라, 과연 처음으로 출시된 정전형 헤드폰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VOCE는 88mm 대형 진동판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정전형 헤드폰에서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저역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큰 진동판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헤드폰의 무게가 330g밖에 되지 않습니다. MrSpeakers의 다른 제품들 역시 평판형 헤드폰치고 굉장히 가벼운 무게를 자랑했었는데, 이번에도 그와 같은 장점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정전형 헤드폰이기 때문에 전용 앰프가 필요한데, STAX 앰프와 호환된다고 합니다. 가격은 약 3천 달러입니다. 


 


 


 

3. MEZE ‘EMPYREAN’ 


 

사진 출처: phileweb.com


  국내에서는 소리샵에서 수입을 담당하고 있지요. 목재 하우징의 가성비 뛰어난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인기를 끌었던 MEZE가 이번에는 초고가 헤드폰을 내놓았습니다. 평판형 헤드폰인 ‘EMPYREAN’입니다. 


사진 출처: phileweb.com

 

 EMPYREAN의 내부 구조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자력을 분할한 두 개의 코일을 배치한 평판형 구조인데, 저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방식입니다. 마치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처럼 각각의 코일이 중고역과 저역을 나누어 담당합니다. ‘멀티 드라이버 평판형 헤드폰’ 정도가 되겠습니다. 


 

  저역역을 담당하는 스위치 코일은 상단에 배치하고 상대적으로 지향성이 높은 중고역을 담당하는 나선형 코일은 하단에 배치하여 나선형 코일과 이도가 직선상에 위치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입니다. 관건은 두 개의 드라이버가 얼마나 이질감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가인데, MEZE에서 만든 기존의 제품들을 보아서는 상당히 기대가 되는 헤드폰입니다. 만약 EMPYREAN이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헤드폰 업계에도 멀티 드라이버 구조가 많은 관심을 받을 듯합니다. 


 

  올 여름 출시 예정인 EMPYREAN의 가격은 약 4천 달러입니다. 


 


 


 

4. Sennheiser HD820 


 

사진 출처 : av.watch.impress.co.jp


  이번 헤드폰 페스티벌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을 꼽으라면 아마 이 제품이 꼽히지 않을까요? HD800시리즈의 뒤를 잇는 새로운 플래그십 HD820입니다. 


 

  발표 직후 저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깜짝 놀라셨을 겁니다. 밀폐형이라니요. 생각지도 못한 제품이 출시된 것이죠. 드라이버의 후면을 투명 유리로 막은 것 또한 기존에 보지 못했던 방식이기 때문에 HD820이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습니다. 


 

  HD800은 이미 헤드파이 업계에서 레퍼런스로 자리잡은 헤드폰입니다. 최고의 소리를 들려주는 헤드폰은 아닐지라도 모든 헤드폰의 소리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헤드폰은 HD800일 겁니다. 따라서 후속 기기인 HD820 역시 개성이 강한 소리보다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무난한 소리를 목표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페스티벌에 참관한 유저의 청음기를 보니, 밀폐형 구조임에도 공간감은 그리 좁아지지 않았다는 평을 내렸더군요. 아무래도 개방형 구조보다는 조금 줄어들었겠지만 약점은 최소화한 대신 입체감이나 음의 밀도 등 밀폐형이 가지는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렸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HD820의 가격은 약 30만 엔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주목할 만한 이어폰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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