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파이 매거진 Sep 20. 2018

하이파이 오디오에 특화된 멜코의 NAS

MELCO N1A MK2





MELCO N1A mkII Music Server


근래에는 CD나 SACD을 꺼내기보다는 파일로 저장된 음원이라 타이달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해서 음악을 듣는 것이 자연스럽다. 입문자들에게는 PC와 노트북에 저장된 음원을 USB 입력이 있는 DAC에 연결해서 듣는 방법이 추천된다. 최근에는 USB 입력을 갖춘 DAC의 음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Roon이나 맥에서는 Audirvana, 윈도우 PC의 J. River Media Center 같은 수준급 기능과 음질을 겸비한 파일 재생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파일 재생에서 더 없이 좋은 감상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최초로 DSD재생을 지원했던 버팔로의 NAS

하지만, 음질을 추구한다면 결국 PC를 배제하고 오디오 전용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음원 파일 저장 장치로서 NAS(Network Attached Storage)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 사이에는 유무선라우터가 개입하게 된다. PC의 음원 재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에 스마트 기기의 앱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전용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린의 클라이맥스, NADAC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고, dCS, PS Audio, MSB, CH Precision 등 기존의 하이엔드 DAC 업체들도 여러 이름의 네트워크 대응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나 실제로도 네트워크 전송 방식은 USB 연결에 비해서 음질에서 유리하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또 범용의 NAS나 라우터, 그리고 스마트 기기의 앱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호환성에서도 유리하다. 다만 NAS와 라우터가 오디오 전용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음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디오파일들은 상급의 유선 라우터를 추가하거나 스위칭 파워 방식의 어댑터 대신 노이즈가 적은 리니어 파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랜 케이블을 고급으로 교체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시도해보면 상당한 음질적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멜코의 N1Z(좌) / N1A(우)




오디오 기기와 정보 기기의 연결고리, 멜코(MELCO)


멜코 싱크리트(Melco Syncrets Inc.)는 일본의 버팔로 Inc. 가 2016년도에 설립한 오디오 전용 저장 장치 회사이다. 버팔로는 PC 주변기기 메이커인데, 오디오 전문 잡지 등을 통해 이따금 소개되어 우리나라의 오디오파일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버팔로는 2014년도에 처음 멜코 브랜드의 오디오파일 용도의 NAS로 N1Z와 N1A를 내놓았는데, 이것이 많은 호응을 얻어서 직접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멜코의 첫 제품은 N1A는 스테레오파일의 추천기기 리스트에 올랐다. 리뷰어는 자신이 사용하는 맥북 프로와 시놀로지 NAS와 비교해서 “obviously - frighteningly - more refined, more specious, and more natural”이라는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판매중인 제 2세대 버전에는 지금 소개하는 입문 제품인 N1A/2(3.5인치 HDD 2TBx2)와 상위 기종으로 고급형인 N1ZH/2(2.5인치 HDD 3TBx2), N1ZS/2A(SSD 2TB) 세 종류가 있다. 고급형 모델은 메인보드와 디스크 디바이스의 전원을 분리해서 노이즈 간섭을 억제한 것이 특징이다. 기기들의 내부 사진을 보면 좌우 동일한 전원부가 2개 장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의료 기기에 사용되는 수준의 저 잡음 30와트 파워 서플라이와 오디오그레이드의 커패시터 뱅크를 적용했다고 한다. 고급 모델의 경우, 2.5인치 하드디스크와 SSD에는 진동 방지를 위한 금속제 커버 등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고급 모델은 소형 저장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폭 사이즈는 작지만, 진동 차단을 위해 두꺼운 알루미늄 케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게는 더 나간다. (멜코 N1ZH60/2 리뷰 참조)이에 비해 기본형 모델을 얇고 폭이 넓은 편인데, 보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전면에 설치된 USB 단자이다.


미디어 서버 소프트웨어로는 Qnap 등에서 익숙해진 Twonky Media Server가 설치되어 있다.


멜코 N1A MK2의 내부. 3테라 하드디스크 2개를 탑재하고 있다.



NAS와 다른 멜코의 뮤직 서버


멜코는 기존의 범용 NAS와 어떤 점이 다른가?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직관적인 작동

기존의 나스는 기능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PC에서 접속해야 했다. 하지만 멜코는 일단 켜면 거의 바로 작동하며 전면 OLED 패널을 보면서 기능을 작동하거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멜코에서는 CD플레이어처럼 사용하기를 바라는 모양이긴 한데, 사실 파일 숫자가 많으니까 디스플레이 패널을 보고 메뉴 버튼을 꾹꾹 눌러가면서 트랙을 선택하기엔 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어차피 이런 뮤직 서버는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통해 원격 재생하는 기기이니 말이다.



브라우저에서 Melco의 내부아이피:9050 으로 접속시 Twonky Server에 접속된다.



다양한 음원 관리 기능

실제 사용해보면 PC 내에 저장된 음원 파일 폴더를 탐색기에서 그냥 복사해서 붙이는 방법으로 아주 쉽고 빠르게 업로드할 수 있었다. 여기에 중복 파일 제거 기능, USB 메모리, USB 하드에서 가져오기 , 외장 CD 롬과 연결해서 자동 추출 기능, 음원 사이트에서의 자동 다운로드 기능까지 지원한다고 한다.




이더넷 기능

후면에 보면 LAN, PLAYER라고 이름 붙여진 랜 포트가 2개 있는데 PLAYER 포트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바로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결정적인 취약점이 범용의 라우터로 의심받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전문 메이커에서 나서서 해결해준 점이 매우 반갑다.


그 외에 내부 디스크의 용량이 부족한 경우나 백업을 위해 외장 하드 디스크와 연결할 수 있는 USB 단자도 별도로 있으므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테스트


Linn의 Majik DSM 네트워크 플레이어 겸 인티앰프와 KEF LS50 스피커, 하베스의 모니터 30.1 스피커에 연결해서 시청했다. 랜 케이블은 AIM NA-3를 무선 라우터는 애플의 Airport Extreme을 사용했다. 스마트 폰의 컨트롤 앱으로는 Linn의 Kazoo를 사용했다.


함께 사용하던 Qnap TS119 NAS와 Teradek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의 조합과 HP 2530-8g 유선 라우터에 연결한 것과 비교하고, 참고를 위해 폐쇄적인 Sooloos 네트워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메리디안의 818V2 프로세서 겸 프리앰프와 MD600 데이터 스토리지도 번갈아서 들어봤다.



USB DAC로는 브라이스턴의 BDA-3을 사용해 봤는데, 확실히 이 제품은 네트워크 DAC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장점도 크고 목적에 부합하다고 느꼈다. 처음에 바로 켰을 때에는 해상도라든지 노이즈가 낮은 것은 확실히 느꼈는데, 대신에 음색이 다소 긴장감이 돌고 딱딱하게 들렸다. 며칠 동안 켜 놓았더니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졌다. 울림이나 잔향도 조금 더 풍성해지고 느긋해졌다. 발열이나 노이즈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켜놓고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물론 바로 켜서 써도 될 만큼 작동도 빠르며, PC나 맥의 탐색기에서 바로 찾아서 복사하는 것으로 끝날 만큼 음원 업로드가 편리했다. 사용상 단점이라면 전면 디스플레이에서 한글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다지 필요는 없겠지만. 전용의 리모트 컨트롤이나 NAS 관리를 위한 전용 스마트 폰 앱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사운드 퀄리티


Bach: Italian Concerto & French Overture / Vladimir Ashekenazy

Bach: Italian Concerto & French Overture / Vladimir Ashekenazy

마치 물 흐르는 것처럼 유연하고 촉촉한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 배경이 더 검고 어둡게 느껴질 만큼 조용하고 셈 여림이 더 많은 단계로 섬세하게 표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두운 공간에 피아노 한 대만 딱 존재하는 것처럼 집중하게 된다.


멜코의 하드 디스크에 업로드한 96/24 음원에서 Tidal에서 44/16비트 음원으로도 들어봤는데, 아주 좋은 결과가 나온다. 이 정도면 괜찮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만큼 나쁘지 않다. Tidal 로 듣더라도음악 감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음원을 메리디안의 818 V2와 MD600에 저장된 음원과 Tidal로 비교해서 들어보면 확실하게 퀄리티의 차이가 난다. 메리디안 시스템은 스토리지와 스트리머 사이에 불가피하게 라우터를 거쳐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Smetana : Ma Vlast / Jiri Belohlavek, Czech Philhamonic

Smetana : Ma Vlast / Jiri Belohlavek, Czech Philhamonic

2번 트랙의 플루트로 시작하는 아주 작은 소리에서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이어지는 큰 다이내믹스의 변화를 손실 없이 들려준다. 해상도가 크게 높아지고 배경 잡음이 줄어든다는 걸 알 수 있다.

시청에 사용한 시스템의 출력과 구동력에 제한이 있는데다가 스피커가 까다로운 편이라서 스케일 큰 음악의 재생 성능은 거의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큰 음량에서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고 그러면서도 잔향이나 음색까지 잘 챙겨서 살려주었다. 다른 액세서리로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멜코의 스토리지가 단지 소스기기 뿐 아니라 앰프나 스피커 같은 후방 기기들의 능력치를 한 단계씩 올려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Carla Bruni / French Touch

Carla Bruni / French Touch

기타 반주에 딸린 여성 보컬로 오디오파일들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다. 큰 음량으로 올려도 귀를 자극하지 않고 디테일과 해상도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카를라 브루니의 창법은 전혀 목에 힘을 들이지 않고 툭툭 가볍게 흘리면서 넘기는 스타일이다. 마지막 트랙인 Moon River를 들어보면 높은 해상도 덕분에 낮게 읊조리는 부분에서도 가수가 표현하는 감성이나 테크닉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음악에서 매니아들이 기대하는 포커싱이라든지 잔향감은 말할 필요 없이 아주 만족스럽게 잘 나온다. 캐롤 키드나 제니퍼 원스 등도 그렇지만 이런 음악들은 노이즈가 낮고 음장이 투명하고 깨끗하게 들리는 멜코 덕을 많이 보는 음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Sam Smith / The Trill of it All

이 앨범은 팝 보컬리스트로서 가능한 최대한의 시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넓은 대역 폭, 화려한 보컬 테크닉에 더불어 오케스트라 반주와 코러스까지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음질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데, Majik DSM과 KEF LS50의 시스템에서는 특히 공격적이고 거칠고 혼잡하게 들린다. 그래서 멜코 시스템의 해상도가 특성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약간의 걱정을 했다.

다행히 멜코는 듣기 힘든 부분은 싹 걷어내고 깔끔하고 부드럽게 표현해준다. 이 음원에서는 저음의 특성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파일 음원을 감상하면서 저음의 두께나 박력, 무게감이 부족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PC와 USB DAC로 감상할 때도 그런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멜코의 스트리밍 전용 출력으로 들으면 저음의 다이내믹스도 충분하고 저음의 배음과 잔향도 잘 살려서 재생된다. 공간의 규모가 전후 깊이로 확장되고 울림이 풍성해져서 현장감이 잘 살아 난다. 미세한 디테일과 뉘앙스의 재생 덕분에 음악을 듣는 재미가 있고 예전에 즐겨 듣던 음악을 다시 들어보게 된다.





결론


보통 멜코 같은 저장장치는 케이블이나 진동 장치 같은 액서서리 개념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들어보면 이건 액세서리 기기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음질 향상 수준을 넘어서 왜 이렇게 소리가 많이 달라질까 의심이 들 정도다.


최전방 기기에서의 변화가 앰프나 스피커의 재생 수준까지 한 단계씩 올려놓는 것 같다. 그 최종적인 결과는 단순한 1 더하기 1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 모델인 N1A/2에서 이정도 소리 차이가 나는데 N1ZH나 N1ZS 같은 상위 기종은 어떨까? 일단 전원부의 분리에서 더 큰 향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거의 동일하고 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깝게 올라가기 때문에 비용적으로는 수백에서 1천만원대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그래서 일단은 기본형인 멜코 N1A/2 모델을 먼저 안심하고 권하고 싶다. 어렵기만 한 파일 재생 시스템에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한다는 점, 그리고 Tidal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의 음질마저도 아주 꽤 좋게 들려준다는 점은 보너스다.


직접 들어보면 큰 고민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적극 추천한다.




제품사양

Support file (Server) : DSF, DFF, FLAC, WAV, ALAC, AIFF, AAC, MP3, WMA, OGG, LPCM

Support file (Player) : DSF, DFF, FLAC, WAV, ALAC, AIFF, AAC

Sampling rate (Server) : 44.1K, 48K, 88.2K, 96K, 176K, 192K, 384K, 2.8M, 5.6M, 11.3M

Sampling rate (Player) : 44.1K, 48K, 88.2K, 96K, 176K, 192K, 384K, 2.8M, 5.6M, 11.3M

Bit rate : 16-32bit (PCM), 1bit (DSD)

Media Server : Twonky Media Server

Terminals : LAN (1000BASE-T) / Player (1000BASE-T) / Backup (USB 3.0, rear panel) / Expansion (USB 3.0, rear panel) / USB 3.0 (rear panel) / USB-DAC (USB 2.0, rear panel) / USB 2.0 (front  panel) / Ground connectable bolt

Power supply unit : 60 W x1

Drives : Selected 3.5inch HDD 2TB x 2

Case : Aluminum front panel & Metal chassis

Size : 436x70x352 mm

Weight : 7kg

수입원 : 헝그리오디오 (010-9999-6759 / www.hungryaudio.com)



관련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