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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Oct 11. 2018

네임오디오, 울트라 하이엔드 오디오의 시대를 열다

Naim ND555




이게 네임이라고?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네임의 브랜드 가치와 사운드적 개성은 디지털 기기쪽보다는 아날로그 기기에 좀 더 무게 중심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에서도 이처럼 아날로그 색채가 강한 하이엔드 재생음을 들려줄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신작 네트워크 플레이어이자 플래그십 DAC 모델인 ND 555는 흔히 ‘네임(Naim)’이라는 이름값에서 생각할 수 있는 또는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사운드를 훌쩍 뛰어넘은, 새로운 차원의 그리고 새로운 의미를 지닌 네임의 스트리밍 사운드와 디지털 재생 능력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네트워크의 시대를 준비한 네임의 Naim Digital(ND) 시리즈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네임은 다양한 앰프와 CD 플레이어들을 만들어왔지만 가장 영역을 크게 넓힌 분야는 네트워크 스트리밍과 이를 일체화한 앰프로 이어지는 유니티(Uniti) 시리즈일 것이다. 유니티 시리즈는 올인원 타입의 뮤직 서버이자 인티 앰프로 등장하면서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성공적인 시리즈다. 이후 올인원 타입의 인티 앰프와는 별도로 리핑 기능과 뮤직 서버 기능만 탑재한 유니티 코어 등의 여러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티 시리즈는 오디오파일들의 하이엔드 소스 기기를 대체하기 위한 제품은 아니었다. 편리하게 오디오를 즐길 수 있는 범주에 가까운 제품이며, 이를 고급 오디오 수준으로 끌어올린 모델들이다. 따라서, 유니티 시리즈는 일반인들에게는 하이엔드 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이지만 오디오파일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전문적인 디지털 소스 기기로서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기가 필요했다.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유니티 시리즈와는 별도로 등장한 것이 지난 2012년 말에 등장한 ND 시리즈다.



ND는 네임 디지털(Naim Digital)의 이니셜로 등장한 스트리밍 네트워크 플레이어 제품군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NDS를 필두로 중간 모델인 NDX 그리고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ND5 XS가 ND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들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CD 플레이어 제품군에는 플래그십을 의미하는 500 시리즈인 ‘555’가 있었고, 앰프 시리즈에는 프리 파워 각 모델에 역시 500 시리즈 모델들이 있었다. 하지만 유독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리즈인 ND 라인업에는 500 이나 555 라는 숫자를 지닌 모델이 등장하지 않았다. 제조사 측에 ND 시리즈에는 왜 500 번대 모델이 없는가라는 문의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네임의 대답은 아직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는 ‘500’번의 모델명을 부여할 만큼 음질적 수준이나 기술적 완성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1~2년 정도면 충분히 플래그십을 내놓을 법하지만, 네임은 다른 모든 500 시리즈 수준에 걸맞은, 스스로의 눈높이에 ‘이것이 네임의 하이엔드이다’라고 자신있게 내놓을 제품이 아니면 절대로 제품을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후 스트리밍 및 네트워크 플레이어 시장이 점차 성숙 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도 최고급 모델에 대한 요청이 많아졌고, 네임 스스로도 수 년에 걸친 네트워크 관련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NDS가 발매된 지 3년차에 접어든 2015년, 네임의 대표는 기술팀에게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네임이 내놓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 개발을 지시했다. 네임의 개발팀은 만 7년차에 접어든 컴퓨터 및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세대 네임 디지털 기기들을 위한 진화된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2015년 가을, 내부 프로젝트로 진행이 된 차세대 ND 시리즈의 개발은 그렇게 시작되어 무려 2년 6개월에 거친 개발 끝에 2018년 봄 최초의 모습은 선보이고, 지난 5월 독일 뮌헨쇼를 기점으로 ND 555를 비롯한 2세대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을 내놓게 된다. 1세대 이후 약 5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ND 시리즈는 플래그십인 ND 555를 필두로 중핵이 되는 모델 NDX2와 ND5 XS2로 완전한 세대 교체를 이루게 되었다.




2세대 ND 시리즈 기술적 진화의 결정체, ND555


2세대 ND 시리즈의 핵심은 ND555의 등장이다. 555라는 제품 코드가 의미하듯이, 이 제품은 네임 최초의 플래그십 스트리밍 플레이어이자 DAC 이다. 그 동안 부여하지 않았던 숫자 ‘555'를 부여한 만큼, 이 제품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상징적 의미의 첫 번째는 디지털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술의 완성 내지는 자신감의 피력이다. CD에 비하여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스스로 말했던 네트워크 및 스트리밍 재생 기술이 CD555를 단종시키고 그 자리를 대체할 만큼 자신있는 수준의 기술을 이루어냈음을 고하는 일종의 선언같은 모델이다. 두 번째는 본격적인 하이엔드 스트리밍 소스 기기의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다. 그 동안 ND 시리즈가 지녔던 기능과 성능을 한 차원 끌어 올려, 본격적인 2세대 모델로 새로운 디지털 소스 기기의 네임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적 변화와 특징들이 있는지 그 속 내용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ND555가 지닌 기술적 진화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새로운 디지털 스트리밍 회로의 완성, NP800

새로운 신호 체계와 클럭킹 처리의 DAC 회로

한층 간결해진 필터 시스템

새로운 전원 회로



1) 새로운 디지털 스트리밍 회로, NP800


이전까지 네임의 ND 시리즈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회로를 필립스에서 분사된 디지털 오디오 모듈 전문 업체, 스트림 언리미티드(Stream Unlimited)로부터 공급받아, 이를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기본 모듈로 사용해왔다. NDS를 비롯한 최초의 ND 시리즈들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기능들이 많아지면서, 스트림 언리미티드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의 지원 및 각종 음원 포맷에 대한 대응을 진행해왔다. CD 플레이어나 앰프 같은 제품들과 달리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스트리밍 플레이어는 1년이 멀다하고 등장하는 포맷의 변화나 기술적 진화로 인해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개발이 필수적이었다. 지난 5년 동안 ND 시리즈는 펌웨어 및 전용 앱의 업데이트를 통해 스트리밍 및 각종 기능들을 꾸준히 진화시켜왔고, 그 과정에서 네트워크 스트리밍 회로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노하우를 회사 자체 기술로 안착시켰다. 2015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ND555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외부로부터 공급받았던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듈을 독자적인 개발로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2년여의 개발 끝이 자체 개발한 스트리밍 회로가 바로 NP800이다.


네임이 자체 개발한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듈, NP800

NP800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플랫폼 그리고 뒷단에 연결되는 DAC와의 신호 전달 체계의 개선에 있다. NP800의 메인 프로세서 보드는 스트림 언리미티드의 미디어 프로세서 키트지만, 이는 CPU 역할을 하는 기본 프로세서일 뿐이다. 물리적인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만 외부에서 받았을 뿐, 실제로 네트워크 및 스트리밍의 입출력 회로, 디지털 오디오의 입출력 회로 그리고 DSP 처리 회로 등, NP800 하드웨어 자체는 네임이 개발한 결과물이다. 


간단히 말하면, 컴퓨터 마더보드처럼 CPU만 외부에서 받았을 뿐 실제 프로세서가 동작되는 메인 기판과 각종 외부 입출력 인터페이스 회로 그리고 전체를 동작시키는 OS 및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는 네임이 직접 개발한 제품인 셈이다. 이를 네임은 ‘NP800’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네트워크 스트리밍 솔루션으로 모듈화에 성공했다. 따라서, 네임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NP800 모듈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만 올리면 언제든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나 기능들을 탑재시켜 ND 시리즈의 제품들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새로운 NP800 플랫폼의 완성 덕분에 ND555를 비롯한 2세대 ND 시리즈들은 ROON, Chromecast, Airplay 그리고 DLNA/UPnP 등의 다양한 네트워크 오디오 기능들이 손쉽게 제공되고 있으며, Tidal 이나 Spotify 같은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들 또한 자체 앱을 통해 언제든지 ND 시리즈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기능면에서는 현존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서비스는 거의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다.



2) 새로운 신호 전송 기술과 클럭 처리 기법을 도입한 DAC


사실, NDS와 ND555의 DAC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둘다 채널당 1개의 PCM1704라는 24비트 방식의 멀티비트 DAC를 쓴다. 물리적인 DAC 칩은 똑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신호의 재생 방식은 두 제품이 완전히 다르다. 그 핵심은 새로운 클럭 처리의 방식의 도입과 NP800과 DAC 간의 신호 전송 체계의 교체에 있다.


기술적인 이야기라서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간략히 정리해보도록 한다. DAC가 디지털 오디오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호 변환의 시점, 타이밍이다. 타이밍 간격이 얼마나 정확한가, 부정확한가에 따라 변환 시점이 조금씩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 바로 이렇게 타이밍이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지터(Jitter)’라 부른다. 바로 이 변환의 타이밍을 좌우하는 것이 클럭이다.


DAC는 기본적으로 클럭에 의해 변환 동작을 하게 되는데, 이 클럭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DAC 동작이 ‘마스터’ 모드 또는 ‘슬레이브’ 모드가 된다. 쉽게 말해서 DAC가 마스터 모드로 동작하면, DAC가 스트리밍이나 USB 또는 광, 동축 같은 입력 신호를 DAC 자체 클럭을 이용하여 받아들인 뒤에 변환 처리를 하게 된다. 반면에 DAC가 슬레이브 모드로 동작하면 스트리밍이나 USB 또는 광, 동축 등으로 입력되는 오디오 신호 속에 내장된 클럭에 맞춰서 DAC가 변환 처리를 하게 된다.


NDS의 클럭 시스템


ND555의 새로운 DAC 클럭 회로의 특징은 바로 마스터 모드 동작의 DAC 회로라는 점이다. 자체 개발한 고정밀 클럭 회로를 기반으로 모든 디지털 오디오 신호가 DAC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신호 체계를 바꾼 것이다. 네임은 이를 클럭 마스터 시스템(Clock Master System)이라 부른다. CH Precision이나 에소테릭 처럼 외부 클럭에 의해 동작하는 기능은 없지만, ND555는 고정밀 자체 클럭을 중심으로 모든 오디오가 처리되는, 새로운 클럭 마스터 회로로 전체 오디오 신호가 움직이게 만듦으로써 플레이어 전체의 지터를 비약적으로 줄이고, 외부 클럭 없이도 고정밀의 D/A 변환이 이루어지도록 바꾼 것이다.


ND555의 클럭 마스터 시스템


이렇게 새로운 클럭 시스템으로 회로 설계를 교체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 NP800 덕분이다. 과거 모델들처럼 외부 모듈에 의존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만들게 되면 원천적으로 이런 설계가 불가능하다. 외부에서 공급받은 회로 및 소프트웨어가 재생해주는 오디오 신호를 수동적으로 받아서 재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NP800 모듈은 네임 자체 개발을 통해 DAC가 스트리밍을 비롯한 모든 디지털 오디오 신호 전체를 통제하도록 DAC 중심의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프로그래밍함으로써, 비약적으로 지터를 줄이고 사운드의 엄청난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클럭과 디지털 오디오 신호 전송에 사용된 LVDS


클럭 마스터 시스템 설계에 큰 도움을 준 또 하나의 기술적 변경은 LVDS(Low Voltage Differential Signaling)방식의 적용이다. 대개 디지털 회로에서 프로세서나 DAC 같은 칩들이 신호를 주고 받을 때는 대개 3.3V 내지는 5V 정도의 단일 펄스 신호를 주고 받게 된다. 신호의 전압값이 높고, 동작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타이밍의 에러 발생 확률과 펄스 신호의 스위칭으로 인해 불가피한 고주파 노이즈가 회로에 퍼지게 된다. 따라서, 이를 줄이기 위해 LVDS라는 1.2V의 낮은 전압의 펄스에 클럭이나 오디오 데이터 신호를 +0.15/-0.15V의 밸런스드 신호처럼 변조시켜 전송하는 기술이다. 마치 아날로그 회로에서의 밸런스드 전송처럼 디지털 신호를 주고 받음으로써 고주파 스위칭에서 발생되는 전자파 노이즈 발생을 +와 -의 대칭으로 전자기 노이즈 발생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3.3V나 5V 보다 훨씬 작은 1.2V에 스위칭 레벨은 불과 0.3V 수준 밖에 되지 않아서 전력 소모나 스위칭 속도 또한 초고속 신호 전송에 적합하다. ND555에서는 NP800과 DAC 사이의 신호 전송 체계 및 클럭 마스터 시스템이 LVDS로 신호를 전달하도록 하여 전자기 노이즈의 방사나 지터를 줄이는 데에 성공했다.



3) 간결한 필터 시스템


ND555의 DSP 및 업샘플링/오버샘플링 모듈은 모두 NP800 속에 담겨있다. NP800에 담겨있는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SHARC DSP는 그리 새로운 하드웨어는 아니다. 이 DSP 칩은 다수의 디지털 오디오 기기들에서 볼 수 있는 범용적인 디지털 신호 처리용 프로세서이다. 중요한 점은 칩 자체의 동작 성능이 아니라 이 칩 속에서 동작하고 있는 필터 프로그램이다. 네임은 과거 'Naim DAC' 개발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 하드웨어를 사용해왔지만, 중요한 것은 필터 프로그램이 꾸준히 버전업되고 있다는 점이다. ND555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필터는 타사 제품들이 선전하는 각종 신종 필터 알고리듬(예를 들어 미니멈 페이즈, 아포다이징 또는 스플라인 같은)이 아닌 전통적인 버터워스 방식의 로우-패스 필터를 고집한다.


정확한 필터의 특성이나 사양, 특징들을 상세히 공개하지는 않지만 이 필터는 입력된 PCM 신호들을 16배 동기식 오버샘플링으로 705.6kHz/768kHz로 만들어 DAC에 전달한다. DSD 신호의 경우 DSD128까지 재생 가능한데, 입력된 DSD 신호들은 352.8kHz/40bit의 PCM 신호로 만든 뒤, 이를 다시 705.6kHz/24bit 신호로 업샘플링 처리를 한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디지털 필터 처리 알고리듬이 불과 어셈블리 코드 5줄로 끝난다는 점이다. 오버샘플링이나 로우패스 필터링 등을 위해 수 차례에 걸친 단계별 연산 과정과 긴 프로그래밍 코드 없이, 간결한 덧셈 곱셈 연산의 5줄 짜리 코드가 이 모든 것은 처리해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네임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자체 개발한 이 디지털 필터의 뼈대는 앞서도 언급한 네임 DAC에 뿌리를 갖고 있는데, 네임은 지난 10년 동안 수 많은 디지털 소스 기기를 내놓으면서 알고리듬을 끊임없이 개발과 개선을 이루어왔다. 덕분에 디지털 필터에 항상 존재하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인 위상 변이(Phase Shift) 문제를 가청 대역 내에서는 거의 없앨 수 있었고, 대폭 줄어든 연산량은 DSP에서의 전력 소모나 고속 스위칭으로 인한 노이즈 문제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물리적인 전력 소모와 노이즈의 저감 그리고 간결한 프로그래밍 코드로 인한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는 확실히 음질적 개선을 가져다 준 요인이 되었다. 즉, 10년 넘게 진화한 알고리듬의 최종 그리고 최고의 결과물이 ND555에 탑재된 네임의 최고 디지털 필터 시스템이다.



4) 새로운 전원 회로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NDS도 기본적으로는 오디오 회로와 전원부가 분리된 2피스 구조의 2단 분리 시스템이었다. 오디오 기기 내부의 전원부를 아예 기기 밖으로 빼내서 오디오 회로에 트랜스포머나 정류 회로에서 발생되는 각종 전자기 노이즈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없애버렸었다. 그리고 당시에 분리된 별도의 전원 장치는 555PS 였다.


2000년대 중반 등장한 플래그십 외장 전원 장치인 555PS는 대형 트랜스포머와 콘덴서의 보강으로 충분한 음질적 향상을 제공했다. 하지만 네임은 2년여의 개발 끝에 양적인 측면의 보강이 강했던 555PS의 성능을 대폭 개선하여 2012년, 신개념 전원 장치인 555PS DR(Discrete Regulator)을 내놓게 된다. 제품명의 DR이 의미하듯이, 정류 회로를 일반적인 일체형 반도체 대신 직접 트랜지스터와 패시브 부품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자체 정류 회로를 만든 것이다.


일반 정류 회로와 DR 정류 회로의 전류 공급 속도 비교


DR 회로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정적인 전압 유지와 빠른 전류 공급 능력 그리고 낮은 전원 노이즈이다.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 그리고 콘덴서로 이루어진 이 회로는 전류를 공급받는 회로에서 아무리 많은 전류를 소모하더라도 출력 전압이 떨어지거나 하는 현상이 거의 없다. 또한 소모되는 전류가 급격히 변하더라도 출렁거림없이 빠르게, 일정하게 전류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전압의 변동이나 전류의 빠른 공급은 전력 소모가 크든 작든 일정한 전력 공급을 통해 오디오 회로가 항상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전원에서 발생되는 기본 노이즈 플로어 레벨이 일반 정류 회로에 비해 훨씬 낮아서 전체 시스템의 S/N 향상에 도움을 준다.


ND555는 기본 전원 회로가 이 555PS DR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사실상 ND555는 단품으로서는 동작이 불가능한 오디오 회로일 뿐이다. 즉, ND555에 555PS DR이 하나의 세트 구성이 되는 셈이다. 555PS DR은 NDX2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NDX2의 555PS DR 연결은 내부 전원과 외부 전원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분리 및 전원부 성능의 고급화 정도 개선을 얻게 된다. 이와 달리, ND555는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가 모두 555PS DR을 통해 동작하게 되고, 디지털/아날로그의 전원 영역 분리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555PS DR을 1대 더 추가하면 아예 디지털 전원용 555PS DR, 아날로그 전원용 555PS DR이라는 이중 전원 구성으로 성능을 배가시킬 수도 있다.


555PS DR과 ND555에 사용되는 DR 회로


이보다 더 중요한 ND555의 DR 사용은 ND555 내부에 있다. DR 회로는 555PS DR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ND555는 DAC 및 아날로그 출력단 회로에 사용되는 수 많은 각종 사양의 전원들(DAC용, 클럭용, DSP용 스트리밍 프로세서용, 아날로그 필터용, 출력 버퍼용)을 다시 기기 내부에서 별도 정류 회로를 사용해 또 한 번의 정류 과정을 거쳐 사용한다. 소위, 정류 과정을 한 번 거치는 더블 레귤레이션 회로를 사용하는데, ND555 내부에서 다시 정류 처리를 하는 회로 또한 모두 DR 회로를 사용했다. ND555 내부에는 총 13개의 DR 정류 회로가 숨어있다. 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DAC 회로 기판과 아날로그 출력 회로 기판 하부에 별도의 기판으로 숨어있다. 양면 기판이 아니라 2개의 별도의 기판이 상층 기판은 오디오 회로, 하층 기판은 DR 회로로 구성되어 가장 짧은 단거리로, 그것도 커넥터가 아닌 일반 케이블로 전원부 연결이 이루어져있다.




아날로그적인 접근법의 하드웨어 디자인


ND555가 특별한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아날로그적인(?) 설계’이다. 정확히 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ND555를 열어 보면 마치 60-70년대의 오디오 기기를 보는 듯한 전통적인 제작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미이다. 대개 최신예 하이엔드 기기나 첨단 디지털 오디오 기기들을 열어 보면 대부분 좁쌀만하거나 그보다도 작은 표면 실장 부품들이 즐비하다. 저항이나 콘덴서 또한 코일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들이 모두 좁쌀만큼 작고 점같은 크기로 땜질이 이루어져있다. 그 만큼 공간을 줄이고 회로를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음질적으로 그것이 꼭 유리할까? 물론 신호 경로가 짧아지고 회로간의 영역을 넓게 분리할 수 있기는 하지만 표면 실장 부품들의 음질에 대해서는 늘쌍 물음표가 남는다.



ND555의 과감함은 여기에 있다. 오디오 회로 전체에 일체 표면 실장 부품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에 사용하던 색띠가 그려진 굵은 딥-타입 저항과 콘덴서들이 회로 기판 전체를 뒤덮고 있다. 그리고 신호 및 전원의 회로 패턴 또한 널찍널찍 그려 넣었다. 마치 예전의 아날로그 앰프의 모양새를 보는 듯할 정도로 말이다. 굳이 이렇게 큰 부품들과 회로 기판에 구멍을 내서 부품을 꼽고 땜질을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오로지 음질 때문이다. 음질적으로 훨씬 뛰어난 오디오용 저항이나 콘덴서 그리고 일반 트랜지스터를 모두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풀어서, 옛날의 아날로그 앰프 같은 방식의 회로 설계를 추구한 것이다.


부품들 뿐만이 아니다. 요즘 전자 제품들에서는 흔한 내부 연결용 커넥터도 하나도 없다. ND555 내부에는 멀티핀의 커넥터가 딱 2개가 사용되는데, 하나는 전면 디스플레이 연결을 위한 커넥터이며 다른 하나는 NP800과 DAC 사이의 디지털 오디오와 클럭 신호를 연결하는 커넥터이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커넥터를 써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외의 ND555 내부의 모든 회로 연결은 전부 하드 와이어링 방식의 케이블로 연결된다. 즉, ND555 하나를 제작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조립하여 생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량 생산이나 로봇에 의한 자동화된 생산은 아예 불가능하다. 1명이 혼자서 하루에 1~2대 조립이 가능한 제품이다. 요즘 시대에 굳이 이렇게 수작업으로 일일이 땜질과 조립을 번갈아가면서 만들어야 하는 제품을 만든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네임은 음질 때문이라고 한다. 굳이 오래된 아날로그적 디자인에 생산 방법까지도 마치 진공관 앰프의 하드와이어링 회로 마냥 모두 수작업에 의한 하드와이어링을 고집한 것이 바로 ND555이다.


황동판의 플로팅 베이스. 기기 하단의 고정나사를 풀면 황동판 하단에 보이는 스프링에 의해 떠있게 되는 형태로 진동을 잡아낸다.


이 외에도 황동판의 플로팅 베이스 위에 기판을 얹어 물리적인 미세 진동을 모두 잡아냈다거나 섀시를 새로운 알루미늄 샌딩 처리의 일체형 섀시를 쓴 점, 그리고 NP800 회로는 차폐 처리된 별도의 알루미늄 박스인 패러데이 케이지 속에 넣어 제작한 점, DAC 칩 또한 PCM1704의 일반 버전이 아닌, 스펙을 측정하여 모두 성능을 맞춘 엄선 버전인 PCM1704-K 버전을 사용한 점 등, ND555만이 갖는 기존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된 특징들도 곳곳에 숨어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ND555와 555PS DR 2대를 준비했다. 앰프는 CH Precision의 L1/M1 세트이며 스피커는 매지코의 M3를 사용했다. 시작은 ND555에 555PS DR 1대로 시청한 뒤, 같은 곡들을 555PS DR 1대를 더 추가하여 듀얼 전원으로 추가 시청을 하여 전원부에 따른 음질 차이도 함께 테스트해보았다.


리뷰 시스템

Naim ND555 (Source / DAC)
CH Precision L1 (Pre Amp)
CH Precision M1 (Power Amp)
Magico M3 (Speaker)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첫 음을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비싼 하이엔드 시스템이긴 해도 네임의 제품이라는 사실에 기대감 보다는 대략적인 예측이나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두터운 중저역의 살집있는 소리가 아니라, 투명하고 입체적인 그리고 선명한 음상과 무대 위에 갖가지 디테일들이 하나도 뒤섞이지 않고 하나하나 분리된 현대 하이엔드적인 사운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누구나 생각하던 네임의 소리가 아니다. 물론 적절한 온도감과 약간의 밝기로 따뜻하고 나름의 질감이 살아있는 소리이긴 하지만 중립적이며 좋은 의미에서 모니터적인 성향의 사운드가 흘러나왔다. 저음은 타이트하고 선명하며 빠르고 정확한 제동이 걸린 저음이다. 보컬은 분명 진하고 선명하지만 과거의 여느 네임 제품처럼 두꺼운 음상의 보컬이 가운데에서 크게 자리를 잡는 모양새가 아니다. 훨씬 슬림한 보컬이 앞 뒤로 멀리 벌어진, 뎁스가 깊은 입체적인 무대에서 배경의 악기와 분리되어 중앙 전면에 위치한 상태로 술술 노래를 풀어낸다. 또한 기타나 심벌즈 같은 고역 디테일이 강한 악기들에서는 일체의 엣지감이나 메탈릭한 자극성 고역의 산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 제품은 분명 멀티비트 타입의 DAC 칩으로 설계된 컨버터임에도 실키하고 부드러운 톤을 유지했다. 좀 더 세부적으로 감상을 정리해본다.




에이지 오우가 연주한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팀파니의 타격음 하나로도 ND555의 성향을 바로 알 수 있다. 저음에 풀어짐이 느껴지지 않는 단단하고 타이트한 저음을 들려주고, 저역의 깊이감 또한 상당하다. CH Precision의 L1/M1 그리고 매지코 M3와 어우러진 ND555는 팽팽히 조여진 기타마냥 찰지고 단단하고 깊은 저음을 연신 내뿜는다. 흐트러짐이나 부밍 같은 것을 느낄 시간 조차 없는 듯하다. 무대는 매우 입체적이라서 관악기와 악단의 배치, 콘서트 홀의 잔향감이나 울림은 대단히 깨끗하고 선명하게 그려진다. 굳이 흠을 잡는다면 좌우로 벌어지는 음상의 크기는 ND555 보다 더 크게 벌어지는 기기들도 있다. 하지만, 음상의 정확도와 입체감 그리고 전후면의 뎁스는 ND555를 능가할 수 있는 제품들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555PS DR을 1대 더 추가하면 소리는 또 달라진다. 전체 악기들의 음색은 좀 더 진한 색채감을 띄고 저음의 깊이감도 더 깊고 강해진다. 부밍이나 양감이 지나치다는 것이 아니다. 임팩트하게 순간 내리치는 힘과 다이내믹스가 훨씬 더 강하고 넓게 그려진다는 의미다. 마치 Full HD에서 4K로 넘어가면서 훨씬 넓어진 색좌표와 HDR 기능이 진하고 화려한 영상으로 진화하는 느낌이다.




마커스 밀러의 신작 <Laid Black> 중 ‘Trip Trap'을 들어봐도 마찬가지다. 드럼과 함께 시작되는 베이스 기타의 리듬은 곡이 끝날 때까지 하나도 흐릿함없이 끝없이 타이트한 리듬을 들려준다. 멜로디를 이끄는 섹소폰과 트럼펫의 관악기 특유의 울림이나 뻗침 그리고 색채감도 매우 진하다. 그리고 라이브 녹음이 갖는 무대 위의 공간적 입체감도 멋지게 살아있고 키보드까지 어우러져 전체가 연주되는 시점에도 절대 소리가 엉키거나 딱딱하게 악기들의 소리가 뭉개져 붙어버리는 일이 없다. PS555 DR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데, 더블 전원 사양으로 PS555 DR을 추가하면 리듬감의 선명도와 베이스의 울림과 질감이 훨씬 볼륨감있게 그러면서도 힘차게 저음의 리듬이 튕겨져 나온다.




최근에 즐겨듣는 손성제의 니어 이스트 콰르텟의 <Near East Quartet>(ECM) 중 ‘갈까부다’를 들으면 네임이라는 이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대단히 쿨하고 입체적인 공간의 공기 냄새가 느껴진다.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섹소폰의 울림이 매우 부드럽고 특유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소리로 넓고 입체적으로 펼쳐지고 음산함을 느끼게 하는 기타나 드럼의 움직임도 하나도 뭉개지지 않고 작지만 선명하게 자기 자리를 잡는다. 보컬을 담당하는 창 또한 매우 선명하고 또렷하며 보컬 주변의 잔향이 선명하고 길게 잘 유지된다. ECM 음반 특유의 차가운 듯, 쿨한 공간의 공기 냄새의 바탕 위에 보컬, 퍼커션, 섹소폰, 기타의 악기들이 어느 하나 디테일을 잃지 않으며 선명하면서도 유기적으로 하나의 공간 안에 울림을 만들어 낸다. 전형적인 하이엔드 소스 기기의 선명함과 자극적인 엣지감이 하나도 없는 명료하고 자연스러운 디테일과 울림을 멋지게 들려준다.




악기수는 적지만 손성제의 음반과 비슷한 성향의 톤을 갖고 있는 신예원의 <Lua Ya> 중 ‘섬집 아기’를 들어도 마찬가지다. 뉴욕의 한 교회에서 녹음된 이 음반의 시원한 공간의 울림과 분위기가 하나도 퇴색됨없이 입체적인 콘서트 홀 분위기로 재현된다. 약간은 무서울 수도 있는 보컬의 울림이 대단히 아름답게 펼쳐지고 피아노 또한 ECM 스러운 깨끗하면서도 명징하고 차가운 울림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녹음이 지닌 높은 S/N비의 느낌이랄까 깨끗하고 진한 보컬과 피아노 그리고 입체적 울림이 새로운 음반을 듣는 것처럼 멋지게 울려퍼진다. PS555 DR이 추가되면 공간의 깊이나 보컬의 색채 그리고 울림 같은 디테일적인 변화가 나타나는데, 극명한 차이는 아니지만 전원부 추가의 유무에 따라 소리의 색조가 달라지는 톤 컬러의 변화가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노라 존스의 라이브 공연 녹음인 <Live At Ronnie Scott's> 중 ‘Don't Know Why'를 들어보면 보컬의 선명도에 깜짝 놀라게 된다. 흔히 라이브 녹음들은 다소 무대와 연주자의 분위기를 잡다 보면 약간 머드해지는 악기들과 보컬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음반은 녹음의 정보량의 워낙 높아서 선명한 보컬을 들을 수 있는데, ND555는 그 광경을 대단히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라 존스의 밀당을 벌이는 리듬 처리나 딕션등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잡아낼 뿐만 아니라 보컬 중심을 좌우로 뒤에 있는 드럼과 베이스의 연주도 역시 하나도 퇴색됨없이 선명한 리듬으로 음상에서 사라지는 법이 없다. PS555 DR을 하나더 추가하면 보컬과 무대의 입체감, 사이의 거리가 더 입체적으로 벌어지고 보컬의 진한 색채와 선명도, 베이스나 드럼의 디테일들의 명징함이 한층 더해진다. 분명 크지 않은 공간에서 녹음된 라이브임에도 대단히 쾌적한 공간감과 적정한 온도감이 실린 분위기를 살려낸다. 지금까지 네임의 기기에서 이런 음을 들어 본 적이 있는 싶을 정도의 네임 디지털 재생의 신세계이다.




결론


ND555는 대단히 비싼 가격을 앞세운 하이엔드 스트리밍 네트워크 플레이어이자 DAC 이다. ND555 자체 가격만으로도 비싼 하이엔드 스트리밍 플레이어인데, 기본으로 함께 구입해야 하는 PS555 DR이 더해지면 그 순간 4,000만원 가까운 시스템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1대의 PS555 DR을 추가하여 플레이어, 디지털 전원, 아날로그 전원의 3피스 3단 구성 시스템으로 확장하게 되면 5,000 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굳이 가격으로 마무리를 시작하는 이유는 ND555와 PS555 DR은 그 가격에 걸맞은 놀라운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네임이?’하는 물음표를 가질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ND555는 이 회사의 대표부터 엔지니어링 팀까지,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여 가격을 무시하고 네임이 낼 수 있는 사운드 퍼포먼스의 한계점에 도달한 최초의 플래그십 네트워크 플레이어이다. 2년 넘게 공을 들여 개발한 새로운 플레이어는 좋은 의미에서 기존의 네임 사운드에 대한 고정 관념을 완전히 깨버릴 만큼 놀라운 하이엔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미 스테이트먼트를 통해 네임의 새로운 세계를 아날로그에서 보여준 바 있다면, ND555는 디지털의 세계에서 또 한번의 새로운 네임의 진화된 모습과 디지털 기기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뛰어난 해상도와 디테일 그리고 타이트하고 단단한 저음, 차갑거나 귀를 시리게 만드는 자극성이 하나도 없는 세련되고 유려한 고역의 색채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입체적이고 깊은 앞 뒤 거리를 보여주는 스테이징까지. 어느 하나, 사운드의 면면이 하이엔드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다. 물론 기존의 네임 색채에 익숙한 그리고 그 색감 때문에 네임당이라 불리울 만한 네임의 애호가라면 약간 갸우뚱 할지도 모르지만, 듣게 되면 불과 몇 분도 채 되지 않아서 이 기기의 사운드 퍼포먼스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비싼 가격을 충분히 정당화시킬 수 있는 사운드는 이 기기가 지닌 장점의 일부일 뿐이다. 자체 개발한 네트워크와 디지털 회로 기술 덕분에 ND555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게 될 지 모른다. 자체 개발한 리눅스와 소프트웨어 설계 능력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나 각종 음원 포맷 재생을 추가할 수 있다. 이미 ROON을 비롯하여 Chromecast와 Airplay 심지어 AptX HD 코덱의 블루투스까지, 갖춰진 재생 기능들만으로도 듣지 못한 스트리밍이나 음원 포맷이 없다. 물론 MQA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포맷은 아직 대응하지 않고 있고 당장 추가할 계획은 없다. 하지만, 다른 모든 기능들이 지금까지 제공된 사례를 볼 때 그리고 네임이 직접 그 모든 프로그래밍과 하드웨어 지원 기능을 추가해왔던 전례를 보면 이 또한 대중화의 길에 접어들면 추가될 것이다. 사운드 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하며 올라운더적인 막강한 기능성을 제공한다.


ND555은 네임의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자 미래를 보장하는 신개념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이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들에 가장 아날로그적인 설계 및 생산 기법이 만들어낸 놀라운 양면성을 지닌 하이엔드 소스 기기이다. 중립적인 성향의 사운드는 절대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음반과 녹음이 갖고 있는 음악 본연의 아름다움을 티끌하나도 퇴색시키지 않고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낸다. 모든 것이 다 되는 하이엔드 디지털 소스 기기를 찾는다면 바로 경험해야 할 새로운 디지털 강자의 탄생이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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