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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Jun 20. 2019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 아방가르드 우노 피노


하이엔드 디지털 음향 기술로 재해석된 혼스피커의 새로운 역사




아방가르드 우노 피노


수 년에 걸친 아방가르드의 기술적 진화가 Uno Fino Edition(이하 우노 피노 에디션)의 등장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XD Technology(이하 XD 기술)로 불리우는 아방가르드의 새로운 혼 스피커 시리즈는 최상위 트리오에서부터 가장 막내인 우노에 이르기까지 모두 첨단 기술을 탑재하고 과거의 아방가르드 스피커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퍼포먼스 시리즈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체 뭐가 그리 새로운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혼이 달린 스피커인 아방가르드의 제품일 뿐인데. 게다가 눈으로 담아낸 모양이 10년 전, 20년 전에도 항상 보아왔던 그 아방가르드 아니던가? 그렇다. 겉만 봐서는 완전히 달라진 새로움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에는 커다란 혼이, 가슴에는 작은 혼이 그리고 아랫도리의 그릴 속에는 우퍼들이 숨어있는 전형적인 아방가르드 모습은 예전이나 새로 발매된 XD 시리즈나 하나도 차이가 없어보이니 말이다. 진정한 혁신과 기술적 진보는 바로 스피커 속에 모두 감춰져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단순히 혼 스피커로 생각했던 이 독일의 유명한 혼 스피커는 고색창연한 혼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 스피커 드라이버에서 크로스오버, 혼 그리고 우퍼와 첨단 DSP 및 디지털 회로와 각종 룸 코렉션 기능까지, 생긴 외형적 특징만 그대로일 뿐, 스피커 내부와 사운드는 전 세계의 어느 하이엔드, 어느 최첨단 소재의 스피커보다도 훨씬 더 진보적이고 새로운 기술이 가득 담겨있다.




혼의 감도를 뛰어넘는 폭발적 스피드의 베이스, XD Technology


본 기사는 우노 피노 에디션의 이야기지만, 결국 이 스피커의 스토리는 XD 시리즈의 핵심인 XD 기술부터 설명해야 된다. 결론만 먼저 설명하자면 XD 기술은 중역과 고역의 혼 스피커의 사운드 스피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응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다이내믹형 우퍼 시스템의 성능을 극대화시켜 중고역 혼 스피커의 속도에 걸맞은 사운드를 내는 초고속 응답의 대출력 우퍼를 만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형 스피커와 달리 엄청난 고감도를 자랑하는 혼 스피커의 민감한 반응 속도에 늘 뒤져 있던 우퍼도 똑같이 울트라 하이 스피드의 반응을 이끌어내 마치 하나의 풀레인지와도 같은, 진정한 고감도 혼스피커의 사운드를 하나의 일체된 소리로 만들어내도록 해주는 저음 재생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아방가르드는 XD 이전 G2 시리즈까지 우퍼는 항상 액티브 방식의 파워 우퍼를 장착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우퍼들은 전통적인 Class AB 타입의 파워 앰프를 장착하고, 우퍼의 정확한 동작을 위해서 아날로그 모션 피드백 방식으로 우퍼의 동작을 제어해왔다. 모션 피드백이라 함은 우퍼의 동작 상태를 일종의 센서 같은 것을 통해 움직임을 파악하여 보다 정확한 우퍼 동작을 하도록 제어하는, 움직임을 인식하여 보정하는 서보 컨트롤 같은 개념이다. 즉, 이 기술은 음이 재생된 뒤 이를 보정하는 피드백 방식이다. 하지만 이 기술로 재생해온 저음은 항상 고감도 하이스피드의 중역과 고역의 혼 시스템이 내는 소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재생음의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퍼도 중고역과 마찬가지로 혼 우퍼(또는 베이스 혼)으로 설계하면 되겠지만, 주파수가 낮아지면 음의 파장(소리의 길이)가 훨씬 더 길어지기 때문에 이는 혼의 크기가 중고역의 크기와는 비교되지 않을 수준으로 대폭 커져야 한다. 지극히 비현실적인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다(아마도 20세기 초의 극장에서나 쓰일 법한 크기의 스피커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아방가르드는 지난 20년간 혼 디자인, 드라이버 설계, 크로스오버 회로 등에 대해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을 이룩해왔고, 그 마지막 타겟으로 우퍼의 개선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아날로그 방식의 액티브 우퍼는 모두 걷어내고, 백지 상태에서 새로 설계한 최첨단 디지털 방식의 액티브 우퍼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최첨단 DSP 회로가 탑재되고, 그 위에 각종 알고리듬이 적용된 펌웨어 기반의 디지털 크로스오버 회로가 더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최고 속도의 응답 특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피드 포워드 방식의 우퍼 제어 회로를 구현했다. 과거 G2까지의 액티브 우퍼가 피드백으로 재생 후 보정이었다면, 피드 포워드는 재생되는 신호의 흐름을 분석하여 앞으로 재생될 음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맞춰 선제적 우퍼의 동작을 구현하는 ‘미래 대응형 사운드 보정(?)’ 기술이라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첨단 DSP와 고난도 알고리듬 그리고 이를 통한 피드 포워드 기능의 구현은 전작과 다른,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베이스 퍼포먼스를 현실로 이루어내게 해주었다. 여기에 앰프 또한 DSP의 연산과 알고리듬에 맞춰 초고속 펄스 증폭이 가능한 디지털 앰프로 구현, 베이스 재생의 신기원을 구축했다. 게다가 우퍼용 디지털 앰프의 출력은 우퍼 유닛 1개당 500W 출력의 울트라 하이스피드 대출력 전류 펌프를 장착함으로써, 우퍼의 반응이 중고역의 혼이 지닌 초고감도에 뒤지지 않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고감도 우퍼 재생을 완벽히 구현해낸 것이다. 이것이 21세기 아방가르드가 보여준 세 번째 기술의 진화이다!



퍼펙트 룸 어쿠스틱스의 세계로


XD 기술의 핵심은 극강의 제로백을 자랑하는 우퍼의 스피드 뿐만이 아니다. 이 스피커에는 새로운 기술인 DSP가 탑재되어 있지 않던가! DSP 회로를 단순히 저음의 초고속 재생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남아도는 프로세싱 파워를 활용하기 위해, 아방가르드에서는 USB를 통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내부 DSP 파워를 새로운 기술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바로 룸 코렉션 또는 공간 음향 보정으로 불리우는 음향 개선 기술이다.


흔히 스피커를 리스닝 룸에 설치하고 나면 방의 물리적 크기(가로, 세로, 높이)에 따라 각종 음향적 피크과 딥이 발생하여 사운드의 투명도나 밸런스를 잃게 된다. 즉, 저음이 많아서 탁하고 부밍으로 답답한 소리를 내든가 아니면 빈약한 저음으로 시끄럽고 메마른 소리만 나오던가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스피커의 문제보다는 공간적 특성과 설치 위치 그리고 방 안에 설치된 각종 도구들과 마감재 때문이다.



아방가르드는 기존 스피커들과 달리 한 발 더 나아가 XD 모델들은 자신이 설치된 공간에서 스피커 자신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음향적 밸런스 문제를 스피커가 스스로 해결하도록 만들었다. 아방가르드가 제공하는 룸 보정용 마이크와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현재 공간의 음향 특성과 문제점을 직접 분석할 수 있다. XD 스피커가 설치된 공간에서 아방가르드의 딜러나 수입원이 보유한 XD 키트로 자신의 공간 음향을 녹음하면 그 결과가 저장되어 파일로 만들어진다. 이 파일을 아방가르드 본사로 보내주면, 며칠 뒤 자신의 리스닝 룸에 가장 최적화된 내 방, 내 XD 스피커에 맞는 음향 재생 보정 펌웨어를 입수하게 된다. 이 펌웨어를 XD 스피커에 USB로 넣어주면 그때부터는 XD 스피커에서 바로 직전까지 발생시키던 과도한 저음이나 빈약한 저음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마치 플랫한 대역 특성을 자랑하는 빠르고 정확한 그리고 투명한 저음과 밸런스의 신세계 사운드가 방 안에 펼쳐지게 된다. XD 기술이 지닌 룸 보정은 분명 저음과 관련된 문제의 대부분을 해소시켜주지만, 단순히 저음의 개선을 떠나 전체 사운드 밸런스가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음향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XD 기술의 음향 보정이 타사의 프로세서나 EQ 같은 제품들과 다른 점은 보정 과정과 그 결과물이다. 지금까지는 측정 결과를 보고 사용자가 직접 일일이 그 특성을 수동으로 최적화시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아방가르드의 XD는 본사의 음향 전문 엔지니어들이 녹음된 파일을 직접 분석하여 전체 공간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적화된 결과물을 만들어서 보내준다는 점이다. 기존 제품들이 자동화 내지는 사용자에 의한 직접 수동 보정이었다면 XD의 음향 보정은 세계적인 엔지니어가 마치 내 방을 방문하여 직접 측정하고 보정을 해주는 것과 동일한 음향 보정 기술과 퍼포먼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다!




우노 XD 에서 우노 피노 에디션으로


XD의 신기술들이 최상위 트리오에서 듀오 그리고 우노로 이식되며 모든 것이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마지막으로 우노의 또 다른 모델인 우노 피노로 XD 기술을 이식시킨 것이 새로 등장한 우노 피노 에디션이다. 기본적으로 우노 XD와 우노 피노 에디션은 동일한 스피커이다. 기술적 설명이 너무 길어질듯 하여 간단히 써보면, XD 기술의 새로운 XD 모델들은 과거 G2 시리즈로부터 모든 것이 다 바뀌었다. 생긴 것만 비슷해 보일 뿐, 하이 임피던스와 높은 댐핑 능력을 자랑하는 오메가 드라이버를 시작으로 새로운 소재의 다이어프램과 새로운 모터 시스템의 새 미드레인지, 트위터, 우퍼로 유닛들이 모두 교체되었다. 과거 트리오에서나 볼 수 있던 유닛들의 고급 기술들이 모두 듀오와 우노 시리즈까지 기술적 낙수 효과로 이식된 것이다.


신제품 우노 피노 에디션은 우노 XD에 사용된 혼, 드라이버, 크로스오버 회로 그리고 XD 기술의 우퍼 시스템이 모두 다 그대로 사용되었다. 유일한 차이점은 딱 하나. 우노 XD의 듀얼 10인치 우퍼가 싱글 10인치 우퍼로, 우퍼가 1개 줄어들었다. 우퍼가 줄어든 만큼, 이를 구동하는 파워 앰프도 500W 앰프 2개에서 500W 앰프 1개로 줄어들었다. 딱 그 만큼의 차이가 우노 XD와 우노 피노 에디션의 차이다.



사실 우퍼 하나 줄인게 뭐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혼스피커의 치명적 단점이라면 일단 스피커의 크기이다. 듀오 시리즈만 하더라도 국내 가정 환경에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규모의 부담감을 떨치기 어렵고, 우노 시리즈 또한 흔한 1m 크기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들과 비교하면 엄청난 부피적 압박감을 준다. 폭 52.5cm에 높이 1.4m에 달하는 크기는 우리네 가정 환경에서는 결코 쓰기 쉽지 않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노 피노 에디션은 폭은 같지만 높이가 우퍼 만큼 줄어 1.25m로 훨씬 시각적 압박이 덜하고 저음 구사도 훨씬 쉽다. 물론 XD 기술이 주는 빠르고 완벽한 저음에 룸 보정 기술까지 더해지면 저음의 밸런스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결코 크지 않은 가정 환경에서는 이 정도 크기라면 충분히 혼 스피커에 도전해볼 만한, 딱 좋은 크기라고 할 수 있다.



크로스오버가 없는 다이렉트 드라이브의 대구경 혼


우노 XD와 마찬가지로 우노 피노 에디션 사운드의 핵심은 역시 미드레인지의 대구경 혼에 있다. 듀오나 트리오와 마찬가지로 중역을 다루는 가장 큰 혼은 미드레인지인데, 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케이블만 연결되어 있을 뿐 일체의 콘덴서나 저항, 코일 같은 회로가 하나도 없다. 한마디로 앰프의 출력 자체가 100% 미드레인지를 그대로 구동하는 것이다. 제작자인 홀거 프로메(Holger Fromer)는 이것을 두고 '순수함(Purity)'라는 표현을 쓴다. 지난해 독일 하이엔드 쇼에서 그는 아방가르드 스피커만의 독창적인 개성이나 특징을 꼽으라는 질문에 딱 한 단어, 순수함을 내세웠다. 그에 물어본 순수함에 대한 정의는 ‘불순함이 하나도 존재하는 것, 그 순수함을 재생하는 것이 아방가르드의 스피커이다’라는 것이다. 즉, 가장 빠르고 정확한 구동으로 일체의 디스토션이나 변형없는, 가장 단순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재생을 통해 가장 정확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이 아방가르드의 재생음이며 그것이 바로 대구경 혼의 미드레인지 사운드이다.



CPC 기술의 트위터


미드레인지와 달리 트위터에는 특별한 크로스오버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다른 XD 시리즈에도 사용된 이 CPC 바이어스 크로스오버는 트위터만을 위해 사용되는 크로스오버 회로 기술이다. 트위터는 재생 대역의 제한과 지나친 출력으로 인한 파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역 통과 필터를 써야 한다. 우노 피노 에디션 또한 3kHz 이상을 커버하는 트위터에 고역 재생만 가능하도록 콘덴서가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제작자가 주장하는 순수함 유지를 위해 우노 피노 에디션에는 타 스피커들처럼 콘덴서, 코일 저항으로 덕지덕지 발라진 기판같은 회로는 없다. 단지 1개의 콘덴서와 네모난 블록으로 만들어진 작은 ‘100V 바이어스 덩어리’가 있을 뿐이다.



단순히 콘덴서 1개로도 고역 통과 필터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아방가르드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이 주장하는 순수함 그대로라면 최대한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 맞겠지만, 단순한 것이 최고의 순수함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콘덴서는 +/- 신호가 교차하면서 DC가 아닌 AC의 오디오 신호만 통과시켜주긴 하지만 문제는 수시로 +/- 극성이 바뀌기 때문에 콘덴서 소재에 따라 부품 자체가 특정한 전기적 내성을 갖게 되는 문제가 있다. 소위 유전체에 의한 전하 축적 현상이라는 문제인데, +/-로 신호가 ‘0’ 준위를 지나칠 때 소위 말하는 제로 크로스 디스토션이 생긴다. 결국 순수함을 위해 간결하게 만들면 결과적으로 디스토션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므로, 아방가르드는 콘덴서에 일정한 바이어스를 걸고, 콘덴서 자체가 갖는 유전체 소재로 인한 전하 축적 현상까지 없애기 위한, 다이오드 위주로 구성된 +100V의 단극 바이어스 유지를 구현했다. 지나친 기술적 이야기는 피하고 간단히 결론을 말하자면, 콘덴서가 소재로 인한 특정 전기적 현상을 갖지 않도록 무극성 무전위의 고역 통과 필터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를 통해 3kHz의 고역 신호들은 트위터로 전달됨에 있어서 일체의 제로 크로스 디스토션이 발생되지 않게 되었다.


이 회로가 가져다 준 또 하나의 장점은 + 신호로 100V 전위를 유지하도록 해주는 다이오드 회로 덕분에 역방향으로 흐르는 전기를 막을 수 있고, 이는 과전류가 트위터를 통과하는 것을 막아주는 결과를 제공하게 되었다. 즉, 트위터가 과전류 신호로부터 보호되어 안심하고 대출력 재생을 즐길 수 있는 프로텍션 기능이 자동적으로 제공된다는 의미이다.


이 외에도 드라이버와 혼의 설계에 따른 대역 특성, 임피던스 문제 등도 이 스피커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최적화된 성능을 갖도록 모든 솔루션으로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그 어떤 스피커도 구현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의 혼 스피커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사운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사운드 퀄리티


재생에는 루민의 X1 스트리밍 플레이어와 앰프로는 마스터 사운드의 EVO 300B mk2 인티 앰프, 아방가르드의 전용 앰프인 XA 인티 앰프를 준비했다.


몇 곡을 듣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는 이 스피커의 남다른 강점은 거대한 사운드스테이지와 개방감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음을 쉽게 풀어내는 이탈감이 좋은 사운드를 지녔다는 점이다. 물론 공간이 폭 5.5m, 길이 9m 정도의 큰 공간이라는 점이 고려될 부분이기도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던 다이내믹형 스피커들과 달리 우노 피노 에디션은 거대한 스테이지로 듣는 이를 처음부터 압도한다. 아마도 같은 가격대의 스피커들 중에서는 공간의 스케일로는 이 스피커의 사운드스테이지를 이길 스피커는 없을 것이다.


물론 거대한 사운드스테이지를 들려주는 스피커들은 많다. 3차원적인 사운드스테이지라고하기는 어렵지만, 빈티지 스피커들 중에는 이렇게 크고 거대한 소리의 덩어리를 쏟아내는 스피커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빈티지류의 스피커들보다도 훨씬 체구는 작지만 더 큰 스케일에 안길이가 깊게 쑥 들어가는 입체적인 그리고 현대적인 사운드스테이지 이미징을 그려내는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과거의 스피커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에이지오우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Exotic Dances from the Opera> 중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마제파 중 Hopak'을 들으면 거대한 미네소타 홀의 시원하고 안길이가 깊은 공간의 공기 냄새를 느낄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거대하게 펼쳐진 좌우의 무대 스케일은 비슷한 가격대의 그 어떤 하이엔드 스피커도 쉽게 만들어내지 못하는 규모이다. 무대 속의 악기들이 갖는 정위감도 매우 뛰어나며 악기 주변에는 여유로운 공기의 흐름이 살아있어, 입체적인 스테이징이 주는 하이파이 쾌감이 대단히 뛰어나다. 또한 저역의 강인한 파워와 다이내믹스가 엄청나서 저음과 에너지를 중시하는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만하다.




거대한 입체적 공간만이 아니다. XD 기술이 더해진 저음의 순발력과 파워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과거 아방가르드 스피커들을 들으면 저음의 양감은 있지만 파괴력이나 다이내믹스적인 요소가 오디오적 쾌감이라는 용어를 쓸 만한 압도적인 장점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노 피노 에디션의 저음은 5.5x9m 라는 큰 공간을 초대형 우퍼내지는 서브우퍼로 울리는 듯한 압도적인 힘의 저음으로 채워주었다. 그런데 그 저음이 양적인 저음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 놀라운 부분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 녹음에 담긴 저역의 방대한 에너지가 마치 제로백 4초 이내의 스포츠카마냥 엄청난 속도와 일체의 흐트러짐없는 빠르고 임팩트한 파괴력으로 치고 빠지는 데에 그저 넋을 잃고 듣게 만들었다. 20Hz 재생은 일도 아닌 듯한 초저역의 깊이감은 대단했고, 여운과 뒷끝에는 흐트러짐이나 지저분한 링잉도 하나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또 하나의 사실은 이런 저음이 중역과 연결되는 지점에 그 어떤 피크나 딥 또는 층이지는 등의 허술한 연결 고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뮤지카 누다의 ‘Come Togather'나 ’Caruso' 같은 라이브 녹음을 들어보면 튀기고 긁는 치열한 베이스의 다양한 저음 위에 펼쳐지는 다소 전위적이기까지 한 여성 보컬의 노래는 절대 따로 노는 법이 없다. 베이스와 보컬의 중역 사이에는 다소 빈 주파수가 없지 않지만, 흔히 스피커들이 이 곡에서 저음 따로, 보컬 따로 노는 듯한 현상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우노 피노 에디션은 라이브 녹음의 입체적인 무대와 현장감 위에 절대 더블베이스의 저역이 튀거나 보컬이 따로 강조되는 일 없는, 아주 자연스러운 대역 밸런스를 들려준다.




마찬가지로 도미닉 밀러의 <Silent Light> 중 'Water' 를 들으면, 기타의 사운드에는 일체 메탈릭한 색채가 느껴지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운 어쿠스틱 기타 음을 들려주는데, 낮은 현의 울림이 자칫 우퍼 영역과의 위화감이 생길 소지가 있지 않을까 눈 여겨 보았지만, 역시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중역과 저역 사이의 흠결없이 매끈하고 평탄한, 내추럴한 대역 밸런스를 들려주었다. 게다가 뒤에 펼쳐지는 퍼커션의 다양한 효과음들은 대단히 넓은 울림으로 입체적 공간 연출에 큰 역할을 했고, 기존의 다른 스피커들보다 훨씬 더 넓은 사운드스테이지와 울림으로 기분좋은 입체적 공간 체험을 선사했다.




레퍼런스 앰프, XA 인티 vs 마스터사운드 EVO 300B mk2


테스트 동안 2가지 앰프를 번갈아 사용해봤는데, 두 앰프에서 극명한 차이를 들려주었다. 반도체에 Class A인 인티 앰프 XA는 최초의 1W, 가장 깨끗하고 음악적인 1W를 추구한 아방가르드의 철학이 담긴 앰프다. 본래 아방가르드 스피커 자체가 107dB에 달하는 대출력 고감도 스피커이므로 이에 걸맞은 소출력이면서 고음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실 대출력 하이파워 하이엔드 앰프들이 최고의 선택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아예 직접 스피커 제조사에서 만든 것이 아방가르드의 XA 인티 앰프이다. 이에 반해 이탈리아 수제 공방에서 만든 마스터사운드의 EVO 300B mk3 인티 앰프는 똑같은 Class A 싱글 엔드 기법이지만 반도체 대신 300B 진공관으로 만든 앰프로, 2페어의 파라싱글 모델이다. 특히 이번 리뷰에 사용한 mk2 모델은 새로 발매된 신작으로, 오리지널 모델에 대해 세세한 회로 디테일의 개선, 새로운 사운드 튜닝과 더불어 RCA 입력 뿐이던 전작과 달리 XLR 입력과 이에 맞는 회로를 갖춤으로써 하이엔드 소스들의 밸런스드 연결을 지원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역시 최대 출력은 24W에 불과한 앰프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앰프 모두에서 볼륨 수치는 거의 항상 9시 방향을 넘기지 않았다. 다소 크게 울릴 경우에만 10시 가까운 수치까지 올릴 수 있었는데, 이 경우는 다이내믹 레인지가 아주 넓은 레퍼런스 레코딩스의 클래식 녹음 일부의 경우 뿐이었다. 볼륨 레버가 불과 8시 정도임에도 우노 피노 에디션은 큰 음량으로 5.5x9m의 공간을 넉넉한 사운드로 울려주었고 XD 기술의 우퍼 모듈 덕분에 저음의 어느 볼륨에서도 대역 밸런스를 정확히 유지한, 적절한 볼륨감과 탁월한 임팩트 및 에너지가 실린 음을 들려주었다.



다만, 두 앰프의 차이는 확연하게 갈리는데 예상되는 반도체와 진공관의 차이, 딱 그 차이가 정확하게 드러났다. XA에서는 좀 더 객관적인 정확한 선과 예각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따라서, 감성적인 측면 보다는 녹음이나 연주의 정확한 톤을 살리는 편이다. 이에 반해 마스터사운드의 EVO 300B mk2는 훨씬 더 감성적인 음을 들려준다. 진공관도 300B 이기에 그에 걸맞은 훨씬 리퀴드한, 풍윤하고 매끄러운, 온도감이 더 높고 감성을 자극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런 소출력 300B 앰프로도 거대한 공간을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힘에 관이 지닌 특유의 풍부한 색채감까지 더해진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300B 싱글엔드 진공관 앰프와 우노 피노 에디션의 뛰어난 궁합을 보여주는 최적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정리


아방가르드 어쿠스틱이 내놓은 최신작 우노 피노 에디션은 이 세계적인 혼 스피커 업체가 그 동안 쌓아온 모든 스피커의 하이테크 기술이 집결된, 그러면서도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완결판이다. 그 어떤 가정에서도 위화감없이 설치하고 즐길 수 있는 현실적인 크기의 혼 스피커로 완성해냈으며, 혼을 비롯하여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 설계 기술까지도 지난 20년 동안 이 독일 업체가 끊임없이 개발해온 최신예 하이테크적 기술들이 모두 투입되었다.

무엇보다도 우노 피노 에디션이 갖는 강력한 차별점이자 강점은 XD 기술로 구현된 저음의 대역 밸런스와 ‘세미 룸 보정’ 기술이다. 공간의 음향 특성을 읽어내어 이 스피커가 지닌 사운드 퍼포먼스를 그 공간에 최적화시켜 가장 평탄하고 자연스러운 대역 밸런스로, 마치 하나의 풀레인지와도 같은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본사 엔지니어의 뛰어난 음향 분석 능력이 더해진, 내 방 전용의 사운드 튜닝 서비스를 제공하는다는 점은 절대 타 스피커에서 체험할 수 없는 이 혼 스피커만의 최고의 강점이다. 분명 외형은 혼 스피커와 20여년 전의 아방가르드 스피커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내부 설계와 기술적 완성도 특히 서브우퍼와 DSP 기술은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의 최첨단 기술을 모두 탑재한, 하이엔드 하이테크 오디오 시스템의 전형을 보여준다. 마치 오디오의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담겨있는 시스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강점은 가격이다. 이 모든 기술과 만듦새 그리고 광대역의 하이엔드 사운드를 지녔음에도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자들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다. 물론 이 스피커의 가격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근래 들어 부쩍 높아진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가격을 감안하면 그리고 이 스피커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이 스피커의 가격은 바겐세일이나 다름없다. 결코 저렴하진 않지만, 가성비에서 다시 한 번 놀라게 되는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게다가 매칭 앰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굳이 수 천 만원대의 고급 앰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은 아날로그적인 음을 즐길 수 있으며, 하이파워의 대출력 하이엔드 앰프없이도 엄청난 에너지와 다이내믹스 그리고 타이트하고 임팩트한 놀라운 저음의 위력을 만끽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방가르드의 스피커를 내 리스닝 룸에서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지만, 이제 혼 스피커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이엔드 오디오파일로서 도전할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리뷰를 마치고 숙제할 일만 남게 되었다.




제품사양


TWEETER DRIVER

- Horn

Horn Type : Spherical horn

Horn material : ABS, pressure molded

Horn finish : polished and lacquered

Horn dispersion angle : 180 degrees

Horn area : 0.013 sqm

Horn diameter : 130 mm

Horn length : 65 mm


- Horn Driver

Membrane diameter : 25 mm

Membrane material Mylar

Magnet material : Ferrite


MIDRANGE DRIVER

- Horn

Horn Type : Spherical horn

Horn material : ABS, pressure molded

Horn finish : polished and lacquered

Horn dispersion angle : 180 degrees

Horn area : 0.196 sqm

Horn diameter : 500 mm

Horn length : 280 mm

CDC (Controlled Dispersion Characteristic) : yes

- Horn Driver

Membrane diameter : 127 mm

Membrane material : Soft Mesh

Magnet material : Double-Ferrite


SUB WOOFER

- Subwoofer Driver

Driver diameter : 250 mm/10“

Membrane material : ladled paper

Magnet material : Ferrite

Drivers per subwoofer : 1

- SUBWOOFER AMPLIFIER

Amplifier power (RMS) : 500 Watt, Class-D

Active crossover : programmable by built-in DSP

Subsonic filter : programmable by built-in DSP

12V trigger input : yes

Limiter : yes

Programmable via LAN/USB-/ : yes

Inputs, switchable : 1 x speaker-level and 1 x XLR (f)

Loop-through output : 1 x XLR (m)


ETC

수입원 : 태인기기 www.taein.com / 02-971-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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