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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Sep 30. 2019

프로악 K3 스피커, 케블라로 완성된 음악감성의 메신저

 


ProAc K3

Floorstanding Speakers


  

내가 항상 만들기를 열망해왔던 스피커가 바로 이것이다!


프로악 퓨처 원


2000년대 초반, 프로악 스피커의 대표이자 설계자였던 스튜어트 타일러가 한 말이다. 도대체 무슨 스피커를 두고 그는 기존 스피커를 내버려두고 자신이 정말로 만들고 싶었던 스피커가 이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일까? 아마 오디오를 십 수 년 넘게 취미로 즐기고 있는 분이라면 프로악의 하이엔드 플래그십 ‘퓨처 원(Future One)’ 이라는 스피커를 기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시 오디오 매체에 소개된 그의 말 중에는 ‘내가 평생동안 만들어 온 스피커들은 내가 원해서 만들었던 스피커들이 아니었다’는 언급이 있었다.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나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라면 누구나 현실과 달리 자신이 추구하는 남다른 목표나 로망이 있으니 타일러의 말은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사업적으로 만드는 제품과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목표점이 같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 퓨처(Future)


아무튼, 그가 성공적인 과거 대신 새로운 미래를 내세우며 만든 프로악의 하이엔드 모델 ‘퓨처 원’은 등장과 함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첫 번째 이유는 전통적인 직사각형 박스 구조의 프로악 스피커들과는 생김새가 전혀 달랐다. 사다리꼴에 가까우며 넓은 폭과 뒤로 기울은 사선형 전면은 기존의 프로악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두 번째 이유는 생김새의 이질감 만큼이나 사용된 재료들 또한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다. 고전적인 브리티시 스피커이자 프로악 스피커들의 전통적인 소재라 할 수 있는 실크 돔 트위터 대신 전혀 찾아볼 수 없던 2인치 길이의 리본 트위터가 훨씬 넓은 고역을 재생하여 소리의 영역을 확장했다. 미드레인지는 자주 사용하던 폴리프로필렌 콘 유닛이었지만, 우퍼는 카본 파이어와 페이퍼 배합된 신소재 콘 드라이버가 적용되었다. 디자인, 소재, 튜닝 모두 프로악의 기존 내용물들과 많은 차이가 있던 그리고 제작자인 스튜어트 타일러 본인의 인생 스피커로 만들어진 이 스피커는 제작자의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그리 높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워낙 진일보한 디자인 덕분에 사운드 면에서는 평가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질감이 큰 디자인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급진적 변화에서 얻은 깨달음. 보수적인 진화의 카본 프로(Carbon Pro)


하지만, 평생의 숙원이라 했던 제품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원인 분석에 들어간 타일러는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자 했다. 프로악이 지닌 고유의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새로운 사운드를 프로악 사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심사숙고 끝에 내놓은, 퓨처 시리즈의 뒤를 잇는 프로악의 신기술 후계기는 지난 2010년에 등장한 카본 프로(Carbon Pro) 시리즈 였다. 프로악의 새로운 카본 프로 시리즈는 한 눈에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프로악스러운 디자인으로 등장한 스피커였지만, 그 속에 담긴 기술들과 부품 소재 그리고 튜닝 방식은 퓨처 시리즈의 것을 한층 확장시켰다. 마치 레스폰스 시리즈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 프로악스러운 캐비닛 디자인을 유지하되, 리본 트위터와 카본 소재의 대형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 그리고 카본 파이버 소재의 우퍼로 구성된 카본 프로 스피커들은 스펙과 사운드 모두 과거 보다는 확실히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있었다. 퓨처 시리즈에서도 나쁘지 않았던 음질적인 평가를 보다 프로악에 가깝지만 더 고해상도 스펙에 가까운 경향으로 이끌어내며 본인이 원했던 고전적인 스피커보다는 현대적인 스피커 경향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유닛 배치 등의 모든 스피커의 외형적 디자인은 레스폰스 시리즈와 차이점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프로악 이미지가 그대로 유지되었다.




현대적 기술에 온화한 음악성을 더한 플래그십, K 시리즈


카본 프로의 등장 이후, 자신감을 얻은 스튜어트 타일러는 물리적인 스펙만큼 음악적으로도 더 성숙한 사운드를 찾기 위해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그거 새로운 다음 스피커의 소재로 찾아낸 것은 케블라(Kevlar)였다. 사실 케블라 자체는 그리 새로운 소재는 아니다. 듀폰이 개발하고 지난 30여 년 동안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된 이 소재는, 특히 오디오 분야에서는 B&W가 노란색 케블라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이미 두 세대 이상 시장을 휩쓸고 간 소재였다. 프로악이 케블라를 들고 나왔을 때, 다들 의아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이미 케블라를 넘어 카본이 대중화되었고, 업계에서는 첨단 신소재로 평가받는 베릴륨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것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심지어 카본을 뛰어넘어 그래핀까지 스피커 드라이버에 사용되는 현실이었으니 케블라가 웬 말인가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프로악의 케블라 유닛은 기존 업체들이 알고 있던 소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특별 제작된 성형 가공 기계에서 고열과 4시간에 걸친 압축 가공 성형 과정을 거쳐 하나 하나 생산해내는 완전 수작업의 소재였으니 말이다. 이러한 새로운 성형 가공에 의한 케블라 소재는 우퍼로 제작되어 훨씬 깊고 빠르며 다이내믹한 저역 개선을 가져왔다. 사실 퓨처 시리즈부터 리본 트위터는 밸런스 면에서 중역과 저역이 뒤쳐져 있다는 평이 없지 않았다. 초박막의 리본 트위터는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를 떠올리게 할 만큼의 클리어하고 빠른 반응으로 극대화된 명료도를 제공하지만 중저역이 그에 걸맞은 밸런스를 갖지 못하면 전체 소리에 위화감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K 시리즈는 미드레인지에는 카본 돔을, 우퍼에는 케블라를 사용하여 전반적인 반응, 속도를 높이고 리본 트위터와의 대역 밸런스, 튜닝을 통해 유기적인 사운드를 완성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앞서 얻은 카본 프로에서의 드라이버 소재와 튜닝 기술 덕분에 프로악은 자사 전용의 케블라 유닛으로 원하는 사운드를 찾아낸 셈이다.


프로악 K6


2012년 등장한 K 시리즈는 K6와 K8의 하이엔드 스피커로 시장에 등장하여 과거에 묶여있는 프로악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훨씬 더 현대적이며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면서도 외형적인 모양새는 여전히 수 십 년 전의 프로악 스피커들의 모습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물론 캐비닛이 과거 그대로는 아니었다. 훨씬 더 단단한 강도를 추구하여 내부 손실이 있는 MDF 대신 고강도의 HDF 소재를 캐비닛으로 사용하였고, 대신 캐비닛 내부에는 ‘역청’이라 불리우는 비튜멘(Bitumen) 소재를 입혀 지나친 고강도에서 오는 내부 반사의 사운드 문제를 억제하는 동시에 훨씬 단단한 드라이버 진동의 출발점이 되어 훨씬 선명하고 또렷한 사운드를 낼 수 있도록 했다. K6와 더불어 연이어 발표된 K8은 프로악의 하이엔드로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퓨처 시리즈에서 얻지 못했던 프로악의 현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게 되었다.




6년 만에 등장한 K 시리즈의 진화, K3


지난 몇 년 동안 프로악은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과거 모델들을 소폭 개정하는 수준이었으나 그것은 외형적인 프로악의 움직임이었을 뿐이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스피커에 대한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지난 2018년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 K3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였다. K6로 시작된 하이엔드 케블라, K 시리즈가 등장한 지 6년만의 일이었다.


새로운 K 시리즈인 K3의 등장은 크게 2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 번째는 최초로 케블라 소재로 중역을 재생하는 스피커라는 점. 두 번째는 하이스피드의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게 된 스피커라는 점이다. K6와 K8은 미드레인지에 독일 비자톤에서 제작한 카본 소재가 더해진 대형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가 전체 소리의 중심을 맡고 하이스피드의 고역은 리본 트위터가, 단단하고 빠른 저음은 새로 제작한 케블라 우퍼가 담당했다. 거의 두 스피커 사운드의 기본 색깔과 방향은 미드레인지의 몫이었다. 케블라라는 의미의 'K'를 시리즈의 이름으로 내세웠지만 케블라 소재는 저역의 밑바탕을 받쳐줄 뿐이었다.




K 시리즈 최초의 케블라 재생 중역과 저역


이와 달리 K3는 시리즈 최초로 케블라가 중역까지 커버하는 2웨이 스피커로, 완전히 다른 설계가 되었다. 소프트 돔 형태의 미드레인지가 없다. 당연히 K6/K8과는 많은 차별점이 있는 셈이다. 케블라가 중역을 커버하는 2웨이 스피커인 만큼 중역 재생에 대한 새로운 사운드 개발이 K3 개발의 최대 난제이자 최대 장점일 것이다. 사실 케블라의 중역 재생이 K3가 최초는 아니다. K 시리즈가 등장하던 시기에 프로악은 작은 북쉘프 스피커 시리즈인 태블릿 시리즈에 ‘태블릿 애니버서리’라는 모델을 내놓았는데, 작은 거인이라 불리웠던 이 북쉘프 스피커가 프로악 최초의 케블라 미드베이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였다. 당시 3kHz를 중심으로 크로스오버를 잡았던 이 스피커는 실크 돔 트위터였다. 하지만, K3는 실크 돔이 아니라 리본 트위터를 사용한다. 이탈리아 업체가 설계한 이 리본 트위터는 머리카락 보다도 얇은 두께의 초박막 진동판을 2인치 높이의 면적으로 넓은 재생 대역을 커버하는 만큼 리본 트위터가 담당하는 대역은 2kHz 이하까지 내려올 것이다. 프로악은 정확한 크로스오버나 필터 설계에 대한 내용은 함구하고 있지만, 스펙 정확상 충분히 그리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아무튼 1-2kHz 사이에서 대역 분리가 이루어진다 가정해도, 사람 목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운드는 케블라 미드베이스의 몫이 된 것이다. K 시리즈로서는 케블라로 거의 모든 소리를 재생해내는 첫 스피커가 K3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프로악은 K3의 미드베이스 개발에 많은 공과 시간을 투입했다. 완전 새로 개발된 K3 전용 미드베이스의 케블라는 가볍고 단단하며 따스한 특성을 갖는 케블라 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하도록 개발과 튜닝을 시도했다. 이미 K 시리즈의 성립 자체가 앞선 카본 프로의 카본 소재 보다 더 우수한 음악적 소재가 케블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훌륭한 베이스 트렌지언트 능력과 더 깊은 저음역대까지 재생을 더해 뛰어난 케블라 미드베이스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드라이버 중앙에는 페이즈 플러그가 더해져 디테일과 음의 분산 특성이 한층 더 향상된 사운드를 들려주도록 했다.


새로운 케블라 드라이버는 영국의 스피커 드라이버 전문 업체인 볼트(Volt)가 맡고 있다. 또 다른 영국의 프로 스피커 업체인 PMC를 비롯하여 다수의 영국 스피커 업체들의 유닛 생산을 맡고 있는 볼트는 프로악과 협업을 통해 과거 카본 프로 시리즈부터 현재의 K3 및 K6 Signature 등의 모든 하이엔드 신제품들의 유닛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K3의 트위터는 다른 K 시리즈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알니코 마그넷을 기반으로 설계된 초박막 리본 트위터가 사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또 하나의 특징은 다른 K 시리즈들과 동일한 캐비닛이다. 스피커 바닥에 설치된 위상 반전 포트를 통해 저음의 확장을 더한 캐비닛 설계는 K 시리즈가 처음이 아니다. 사실 이 설계 역시 과거 퓨처 시리즈의 캐비닛 설계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바닥면에 넓게 설계된 위상 반전 포트는 내부 음도 길이를 통해 케블라 미드 베이스의 저역 하한선에 맞춰 튜닝되어 저역의 반응과 양감을 최적화시킨 것으로, 스피커 위치와 뒷벽과의 거리 등의 문제 없이 스피커 설치를 쉽게 해주어 저음 재생을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바인딩포스트는 바이와어이링 및 바이앰핑이 가능한 구조이며, 단자는 고급 바인딩 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EAR의 V12 인티앰프와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DAC, 멀럿(merlot)을 사용했다.


사운드는 매우 흥미롭다. 사용된 소재의 면면을 보면 리본 트위터의 스피드, 케블라의 빠른 반응과 제동으로 하이스피드와 해상력 위주의 차가운 하이테크 사운드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소리로 음악에 집중하게 만든다. 음은 매우 따뜻하고, 중역을 중심으로 두툼하고 밀도감 높은 사운드를 구사하여 어떤 음악을 들어도 자극적이거나 듣기 거북한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분명 30kHz를 넘나드는 넓고 높은 고역과 25Hz까지 내려가는 깊은 저음의 스펙은 현대적인 광대역 재생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재생 대역의 넓은 팔레트는 화려한 색상과 다채로운 색조의 수채화보다는 따뜻하고 진하고 선명한 색상의 유화풍 그림을 보여준다.


귀를 자극하는 고역의 에너지나 지나치게 조여놓은 타이트한 저역은 이 스피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따뜻한 음악성 때문에 선택했다는 케블라의 선택 이유를 듣는 순간 알 수 있을 정도로 중역의 두툼하고 높은 밀도감이 사운드의 핵심이다. 마치 꽉찬 풀바디의 와인마냥 보컬과 어쿠스틱 악기들의 사운드는 진하고 두껍다.


두껍다는 의미는 중역의 밀도감을 의미하는 것이지 고역이 굵고 둔중하며 해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다. 리본 트위터의 넓은 고역 재생 능력이 뒤를 받쳐주는 능력을 고역 끝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에지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하모닉 성분들의 풍부한 재생으로 음색적 화사함과 자연스러움으로 연출시켜낸 것이 K3 리본 트위터의 재능인 셈이다. 덕분에 고역의 디테일과 세련된 질감을 잘 살려내면서도 자극감이 없고 어쿠스틱하며 아날로그적인 색채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저역도 마찬가지다. 케블라 미드베이스의 저음은 꽤나 깊고 단단하다. 저음역에 둔중하고 지나친 부밍감도 없다. 오히려 끝이 정확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정확하고 속도감있는 저음을 들려주는데 그 임팩트한 에너지는 매우 진하고 역시 저역의 질감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밀도감이 있는, 탄력감이 살아있는 저음을 선사한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레’를 들으면 팀파니의 임펄스적인 타격감은 매우 깊고 정확하게 떨어지는데 흥미로운 점은 팀파니의 가죽의 질감이 느껴질 듯한 저음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음에는 아날로그적이며 클래식에 어울리는 높은 온도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더해져 있다. 저음이 차갑고 정밀하게 객관적으로 리듬을 끊어내기 보다는 감성이 더해진 저음의 풍윤한 톤으로 곡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팀파니와 더불어 등장하는 금관악기 또한 차가운 메탈릭 사운드 보다는 온도가 높은 콘서트 홀에서 환한 조명 아래 진하게 뻗어나오는 금관악기들의 사운드로 연출된다. 덕분에 차갑고 입체적인 홀톤의 공기 냄새보다는 악기들의 자연스러운 음향적 색채감이 높고, 전체 악단의 사운드는 매우 음악적이며 감성적인 톤으로 연출된다.


래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는 대단히 얇은 중역의 보컬 톤이 담긴 녹음으로 지나치게 디테일로 승부하는 스피커로 들으면 자칫 밸런스가 깨진 고역의 날리는 소리로 듣게 되는 녹음이다. K3는 이런 녹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보컬은 얇고 디테일한 변화들은 잘 살아있지만, 차갑거나 지나친 밝기로 귀를 시리게 만드는 일이 없다. 높은 온도감과 중역의 밀도감은 얇은 톤의 보컬도 도톰하고 진한 색상으로 자연스러운 중역의 보컬로 음악적인 분위기 속에 부드럽게 재생된다. 가볍거나 지나치게 얇아져 냉소적으로 들리는 일이 없어서 듣기 편한하고 음악적으로도 몰입도 높은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도미닉 밀러의 <Silent Light> 중 ‘Water’ 의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도 마찬가지다. 디테일하며 명징한 기타의 음에는 메탈릭한 느낌 대신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가 앞선다. 음색은 풍윤한 톤이며 다른 악기들 또한 어쿠스틱한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변함없다. 그러면서도 기타를 짚는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부스럭거리는 잔향등도 잘 살아있는 디테일을 들려주는데, 퍼커션이 연주하는 일부 효과들이 특히 그러하다.


한편 이 스피커의 이미징과 사운드스테이지도 특기할 만하다. 좌우로 벌어지는 음상의 폭은 스피커 위치 만큼 넓게 벌어지는데 양 옆 벽을 뚫고 나가거나 앞 뒤 폭에서 깊이감이 뒷벽을 뚫는 정도의 광활하고 큰 스테이징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다. 분명 좌우 스피커 정도 크기의 폭에 무대 형상을 구현하지만 중요한 점은 무대의 형성 능력이다. K3는 배치나 스테이징을 잡는 데에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적당한 정삼각형 내지는 직삼각형 형태로 리스너와의 거리, 각도만 맞춰주면, 녹음에 담긴 무대를 어렵지 않게 입체적으로 스피커 사이에 정확히 그려낸다. 정확히 맞춰주면 더더욱 입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1cm 단위로 움직이며 까다롭게 핀포인트를 잡지 않아도 충분히 입체적이며 안정적인 무대와 음상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정리


K3는 거의 7년 만에 K 시리즈의 신제품으로 케블라를 의미하는 이 시리즈에서, 최초로 케블라 소재가 고역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재생해내는 첫 모델이다. 리본 트위터와 케블라만으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이 스피커는 하이테크한 차갑고 냉소적인 사운드 대신 대단히 음악적이며 따스한 분위기 연출에 부드럽고 아날로그 색채가 풍부한 사운드로 음악이 지닌 본연의 감성을 전달해주는 음악의 메신저 역할을 해준다. 특히 중역이 지닌 밀도 높은 사운드는 팝, 재즈 또는 클래식 등의 어느 음악을 들어도 충분히 어쿠스틱하며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녹음의 물리적 성향을 내세우기 보다 음악 속에 담긴 감정과 악기들이 지닌 질감을 멋지게 재현해낸다. 굳이 소재와 스펙, 숫자로 제품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스피커이다. 녹음이 지닌 음악적 감각, 음악적 감성을 가장 프로악스러운드 사운드로 전해주는 케블라 소재의 음악적 스피커의 등장이다.





제작자가 설명하는 ProAc K3

Stewart Tyler

CTO of ProAc


프로악의 대표이자 스피커 설계를 전담하는 CTO인 스튜어트 타일러에게 신작 K3에 대한 몇가지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K3에 담겨있는 의미와 의도가 무엇인지 제작자의 설명으로 간단히 요약해본다.



K3가 K 시리즈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의 계획은 K 시리즈의 새로운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었다. K는 케블라의 이니셜로, 이는 K 시리즈 전 제품의 스피커 드라이버 진동판에 사용되는 소재이다. 하지만 K 시리즈에는 선택의 폭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부족한 다양성과 시리즈의 확대를 위해 기획한 것이 K3 이다.


K3의 기획 의도 내지는 개발에서 추구한 것은 무엇인가?

K 시리즈가 처음 론칭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로 첫 모델은 K6 였다. 이 3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는 대단히 성공적이고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K6가 발매된 이후에 플래그십 모델인 K8이 탄생했다. K6와 K8, 이 두 모델은 지난 8년 동안 오랜 세월 성공적인 판매량을 만들어냈다. 세월이 꽤 흘렀고 새로운 모델을 시리즈에 추가되기를 바라는 요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한 가격대의 새로운 2웨이 스피커를 설계하게 되었다.

K3를 설계한 이유는 D48 이 지닌 무게감을 사랑했지만, 좀 더 뛰어난 중역대와 훨씬 더 깨끗하고 보다 깊게 뻗는 저음을 바랬기 때문이다.



K3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새 스피커를 위해서는 2웨이 모델에 사용할 새로운 드라이버의 개발이 선행될 필요가 있었고, 그렇게 하여 개발된 것이 2웨이용 케블라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였다. K3의 개발은 새로운 케블라 드라이버와 이에 걸맞은 크로스오버의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졌고, 약 18개월에 걸쳐 다양한 연구와 개발 끝에 K3 스피커가 완성된 것이다.



K 시리즈에서 또 다른 제품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K6 Signature와 함께 K3는 뮌헨 쇼에서 처음 공개가 되었다. 추후 K1도 내놓을 계획이 있다. K1은 스탠딩마운트 타입의 소형 스피커로 최고의 북쉘프 스피커이자 놀라운 사운드 퀄리티를 들려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완결에 해당하는 새로운 플래그십 K10이 가장 큰 K 시리즈의 스피커로 나올 개발 중에 있다. 기대해도 좋다.




제품사양


Nominal Impedance4 ohms

Frequency Response25hz - 30Khz

Sensitivity89 dB linear for 1 watt at 1 metre

Bass/Midrange2 x 6.5in Kevlar cone and phase plug

TweeterRibbon with diaphragm as light as a human hair, alnico magnet and rear chamber damping.

Dimensions(HWD)1073 x 215 x 340mm

Weight42kg

수입원(주)소리샵 www.sorishop.com / 02-3446-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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