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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귯다르타 Apr 13. 2021

무례함의 반격

예의의 역설


예의는 다름과 대립 속의 불쾌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불쾌하고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진정성과 솔직함으로 상대방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예의이다.

무례는 다름과 대립을 용인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앞세워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예의를 요구하는 것이 화자를 예의 바른 사람으로, 상대방을 암묵적으로 무례하다고 낙인찍는다. 화합이나 다양성의 존중을 훼손시킨다. 


To. 예의와 무례에 관한 철학적 고민이 필요한 당신과 나에게


예의와 무례는 시대와 지역, 문화, 환경은 물론 개인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상반된 결론을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정작 예의란 무엇인가에 관해 제대로 정의하는 사람은 없다.

기사 예의의 역설… '예의 지켜라' 말하는 순간, 무례한 사람 된다와 TED 강의 '예의 바름은 속임수일까?'을 통해 예의란 무엇인가에 관해 고민해 본다.



예의란 무엇인가? 에서 예의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했다.

예의는 자신에 관한 것이다.
자신과 대립되는 의견을 갖거나 기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 또한 남들에 기준에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겪는 불쾌한 상황을 용인하는 것이다.
그런 불쾌한 상황을 피하지 않고 상대방과 솔직한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용기가 예의이다.



무례란 무엇인지도 쉽게 정의 내릴 수 있다.

예의 바름의 반대되는 생각과 언행이 무례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무례는 자신과 대립되는 의견이나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기준이 옳고, 다른 사람의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다름과 대립에서 오는 불쾌함을 참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무례하다고 규정하고 솔직한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 무례함이다.



무례함의 낙인 효과

오늘날 많은 사람이 예의 바름을 따지지만 정작 제대로 예의에 관해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예의 바름이란 다름을 용인하고 실제로 반대자와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미덕인데, 자신과 대립하는 상대와의 소통을 거부할 때 사용한다.

자기 기분에 내키지 않으면 같이 하기로 하던 일을 멈추고 떠나버리는 것과 같다.


무례함에 관한 재미있는 점은 늘 상대방에게 죄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나쁜 행위나 편협한 사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으로 몰아간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파괴하려는 사람에게 어떻게 예의 바르게 행동할 수 있어? 그리고 그쪽이 먼저 시작한 거야."같이 말하며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정당화한다.


예나 지금이나 예의 바름이나 무례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방을 수준 낮다고 비판하면서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야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의 수준 낮은 행동도 정당화할 수 있다. 
예의를 요구하는 것이 말하는 사람을 예의의 올바른 기준으로 설정하는 동시에 상대방이나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암묵적으로 무례하다고 낙인찍기 때문이다. 


17세기에는 예의 바름을 거론하는 것이 종교적 기득권층에게 좋은 수단이었다. 
교회의 반대파들을 침묵시키고 억압하고 배제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반대론자를 무례하다고 비난했다. 
그런 무례함에 관한 비난은 박해의 구실이 되었다. 
종교, 정치는 물론 일상에서도 무례함의 전략을 자주 접할 수 있다. 
특정 집단을 공격할 때 무례함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이렇듯 예의를 강조하게 되면 오히려 화합을 하는데 문제를 일으키고 다양성의 존중이 훼손된다.

진지한 대화를 가로막고, 서로 자기주장만 펼치게 하는 구실을 제공한다.



'예의를 지키라'라고 말하는 순간이 무례한 사람이 된다.

이기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동양철학과)는 "공자는 모두와 '화합'하기 위해 아는 것도 물어서 따르는 것이 예의라고 했다. 그러니 싸우려 드는 것은 애초에 예의가 아니다. '예의를 지키라'라고 상대에게 말하는 순간 그는 무례한 사람이 된다"라고 말한다.


예의 바름은 보통 존중, 좋은 매너나 태도, 공손함의 유의어로 사용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무례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공손하지 못하다는 것보다 훨씬 훨씬 더 나쁜 것이다. 

무례하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무례하다고 하거나 무례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나 함께할 가치가 없다고 상대방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무례는 다름과 대립을 용인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앞세워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것과 상대가 무례한 것은 다르다. 

'예의를 지켜라' 혹은 '무례하다'라고 말하는 순간이 정말 무례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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