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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귯다르타 Apr 16. 2021

사소함의 법칙(Law of Triviality)


To.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본능에서 벗어나고픈 당신과 나에게


사소함의 법칙(Parkinson's Law of Triviality)이란?

중대한 문제가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적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 이해하기 쉬운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을 들이는 현상을 말한다. 1957년 영국의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파킨슨(Cyril Northcote Parkinson)이 제시한 법칙이다. '자전거 보관소 효과'로도 불린다. 



원자력발전소 건설 논의 vs 자전거 보건소 설치 논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안건과 자전거 보관소 설치 안건에 관한 예가 대표적인 예다.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고려해야 할 범위가 매우 넓고, 복잡하다. 전문적인 견해가 필요하다.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중요한 프로젝트임에도 의견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고 큰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지만 별다른 논의 과정 없이 승인되었다. 반면 자전거 보관소 설치 안건에 대해서는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색깔부터, 배치, 지붕 모양과 재질까지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많은 시간 토론이 이루어졌다. 



우리는 늘 사소함의 늪에 빠진다.

많은 조직에서 사소함의 법칙에 빠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아이콘이나 색감에 관한 논의부터 모니터 구매까지 다양한 곳에서 사소함의 법칙으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한다.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가치에 대한 논의보다 아이콘 모양에 관한 논의가 치열해질 때가 있다. 소중한 인재를 충원하는데 결정하는 논의보다 새로운 입사자에게 제공할 모니터 브랜드나 가격에 관한 논의로 시간을 더 소모할 때도 있다. 비단 조직에서 뿐만이 아니다. 몇만 원짜리 물건을 살 때는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후기를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지만,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을 투자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지인이 말한 몇 마디에 쉽게 결정하기도 한다.


다행이자 불행인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는 것이다. 인간은 쉽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정보를 인식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사소한 정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원시시대나 공룡시대에 인간은 한없이 취약한 동물 중에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빠르게 분석해서 생존을 해야 했다. 깊은 고민보다 빠른 정보 습득과 판단이 생존에 중요한 요소였다. 우리 조상의 DNA가 아직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조상 탓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사소함의 늪에서 벗어나 보자.

자신의 논리가 명확할 때 의심하라. 쉬운 일일 수록 명확한 생각과 논리 생긴다. 자신의 논리가 얼마나 명쾌한지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자신의 논리가 선명하다고 느끼는 만큼 타인의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해당 안건에 대해 100% 파악되었고 명확한 논리와 판단이 섰을 때, 그 안건이 사소한 안건은 아닌지 의심하자.


의식적으로 사소함의 법칙에서 벗어나자. 본성을 거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회의실마다 사소함의 법칙에 관해 눈에 띄게 적어놓아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우리 회사의 경우 사소함의 법칙에 대해 알리고 사무실마다 사소함의 법칙에 관한 큰 문구로 써 놓고 있다. 사소함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을 때 "우리가 너무 사소한 일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말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디테일과 사소함을 잘 구분하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도 있다. 큰 성공의 거둔 스티브 잡스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디테일은 매우 중요하다. 중요한 디테일에 대해 집착하는 것과 눈에 보이기 쉽고 의견을 내기 쉬운 사소한 이슈에 대해 집착하는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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