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업무도 인생도 꾸준함이 중요한 이유
To. 인생도, 업무도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당신과 나에게
저는 새벽이 지나간 이른 아침에 글을 씁니다.
그 시간에는 당신을 방해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은 글이 잘 풀리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있을 때 글쓰기를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머릿속을 비워야 합니다.
이게 제가 터득한 글의 샘이 마르지 않게 하는 법입니다.
글이라는 우물 깊은 곳에 아직 글이 조금 남아 있을 때 글쓰기를 멈춥니다.
그러면 샘에서 밤새 물이 흘러들어 우물이 다시 채워집니다.
다음날 지금까지 썼던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수정해 나간 후 어제 멈췄던 부분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 리뷰 1958 봄호)
짧은 기간, 즉 2~3일 정도로 모든 에너지와 시간, 집중력을 쏟아부어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꾸준함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최근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몰렸다. 사무실도 이사 후 처리, 360도 성과 리뷰도 챙겨야 하고, 리더들 대상으로 1:1 분기 리뷰도 진행해야 했다. 중요한 프로젝트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상대적 인력부족으로 프로덕트 디자인 쪽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스트레스로 울기 직전이고, 개발자들은 마감은 다가오는데 제대로 업무 진행을 할 수 없었다. 사업팀에서는 고객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주일 정도 집중하고, 시간을 최대한 업무에 할당하면 일정에 쫓기지 않고 일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아침 하던 공부를 중단하고, 주 3회 목표로 하던 운동 시간을 업무에 할당했다. 타이머를 이용하여 틈틈이 집중 후 휴식하던 시간을 없애고 최대한 몰입하려고 했다. 침대에 누워서는 생각하지 않고 11시 전에는 잔다는 규칙을 깨고 누워서도 계속 해결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규칙적으로 하던 하루의 루틴을 없애고 가능한 많은 시간을 업무에 할당하려고 노력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3주가 흘렀다. 3주 정도 하니 통제 가능한 일정 범위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할 것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목표는 거의 달성했다.
성공적인 것 같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같이 따라왔다. 업무 집중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 불면증이 다시 시작되었고, 스트레스 내성이 약해졌다. 사소한 일에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마음이 줄어들고 있다.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최근 며칠 동안은 계속 몸살과 두통을 달고 산다. 예전만큼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니 현타가 왔다. 정말 제대로 된 선택을 했던 것일까? 돌이켜보면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결과는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하면 손에 잡힐 것 같다는 욕심이 마음의 여유를 갉아먹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니 점점 더 압박감을 느끼고 풀어야 할 숙제로 빠져든다. 시야가 좁아지고 그 일에 집중하게 되면서 그 일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중요한 일을 놓치게 된다. 사람과의 관계에 소원해지고,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1~2분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관심이나 행동을 거두게 된다. 하루의 회복과 집중력에 필요한 일을 등한시하게 된다. 좋은 습관이 무너지게 된다.
예전의 상태로 돌리려면 그 이상의 에너지와 시간을 써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성공한 듯 하나 조금만 길게 보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 빠르게 회복 가능한 범위의 시간을 넘어서게 되면 오히려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일을 해결해보자. 헤밍웨이처럼 자신의 샘이 마르지 않을 수 있게 하자. 하루를 두배로 살 수 있는 집중력을 높이는 5가지 방법을 다시 실천하자. 인생이 마라톤이든 많은 중요한 업무도 마라톤과 같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옛 선조의 지혜를 되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