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예술인 4인
6개월간 유럽에서 살았을 때 다양한 국가에서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녔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딱 ‘여행자의 시선’으로만 작품들을 산책하듯 지나가며 구경했달까?
사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나 내게는 다 거기서 거기였지만 적어도 박물관보다는 미술관이 낫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었던 것 같다. 미술관에 갈 때면 가끔씩 재미있는 미술관과 작품들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박물관은 정말 "실내 산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시기에 깨달은 사실 한 가지는 내가 초현실주의 작품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르네 마그리트’를 가장 좋아한다는 것이다.
마그리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꼭 소설책 한 권을 읽는 것처럼 상상의 나래로 떠나게 된다. 당최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도형들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작품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해보면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니 더욱 흥미로운 것이다. 마그리트 덕분에 나는 처음으로 ‘예술’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두 번째 관심의 시작은 도서관에 있는 사서의 추천도서였다. 지금 읽고 있는 도서인데 ‘사연 있는 그림’이라는 제목의 신착 도서였다. 평소에 그림에는 별로 관심도 없던 나의 눈에 쏙 들어와서는 기어코 이 책을 집어 들게 했다.
아직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벌써 관심 있는 예술가가 3명이나 생겼다. 프랑스 출신의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 스페인 출신의 호아킨 소로야, 독일 출신의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이다.
르브륑의 ‘딸 쥘리를 안고 있는 자화상’을 보면 굉장한 미인이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에는 여성이 이를 드러내며 웃는 것이 정숙하지 못한 모습이었기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르브룅은 이에 굴하지 않고 3년 후에 그린 모녀의 초상화에서는 딸까지 입을 벌려 웃는 모습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정말이지 시대 반항적인 그녀의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세상이 정한 틀에 개의치 않고 도전하는 정신이 정말 당당하고 멋지지 않은가!
소로야는 내가 지내던 스페인의 예술가라는 점에서 눈이 갔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둘러보니 발렌시아 해변을 바탕으로 한 행복한 순간들을 담은 듯한 그림들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주로 인물화나 사실을 묘사한 그림을 선호하지 않는 내게 처음으로 계속 들여다보고 싶은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준 것이다. 내가 바다를 좋아하기에 그저 끌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스페인에 가면 꼭 소로야 박물관에 가보리다!
마지막으로 프리드리히. 그는 뒷모습을 그리는 예술가다. 뒷모습이야말로 솔직한 개인의 모습이라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그림을 살펴보니 과연 인물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또 인물이 보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게 되어 주변 상황까지 주목해서 살펴보게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중 와이프의 모습을 담은 ‘창가의 여인’ 작품은 왠지 모르게 슬픈 감정이 든다.

가볍게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늘려보고 싶다면 예술에 세계에 한번 빠져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양식이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P.S. 전시회와 미술관을 좋아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