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iley Jan 06. 2024

마케팅 그리고 UX Writing

사용자의 목표를 돕는 사람, 서비스의 목표를 이끄는 사람

전 직장은 앱 사용자의 리텐션과 전환율이 모두의 목표인 스타트업이었다. UX Writer였던 내게도 같은 맥락의 임무, 예를 들면 후킹 요소가 강한 문구 작성하기 등이 수시로 주어졌다. 나는 서서히 콘텐츠 마케팅과 UX Writing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게 됐다.


퇴사를 하고, 다시 여러 권의 책을 읽어보고 나서야 당시의 내 상황을 한 발자국 멀리서 볼 수 있었다. 그대로 계속 일했다면 다소 위험한 상태가 되었으리라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UX Writer 개인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용자의 목표를 먼저 파악하고 그들을 텍스트로써 돕는 사람이다. 행동 유도는 부차적인 것이어야하며, 사용자에게 불쾌한 경험으로 남아서는 안된다. 혹여나 어떤 선택을 강조하고 싶더라도 반드시 반대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

내가 회사의 상황을 고려하되 조금 더 중심을 잡고, 의사 결정권자들을 설득하고자 애썼다면 어땠을까. 완만하게 협의하면서도 UX Writer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했더라면 앱 사용성도 더 쾌적해지지 않았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다보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담당자의 고집이 남고, 그로 인한 고민이 계속될 것이다. 실무에서 마주하는 무수한 경계에서 나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은,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비싼 경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지할까요? 정말 해지할까요? 그래도 해지하시겠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