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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가 이렇게 아픈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수인이와 통화를 마치고..)

by 향상

갑자기 전화해서 이렇게 울면 내가 어떻게 할까?

딸이 울면 엄마는 더 찢어지는 것을

그보다 엄마를 위해 울면 목이 메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을..

아닌 척 괜찮은 척 가라앉히고 내가 할 이야기를 한다.


나는 괜찮다.

네가 괜찮으면 나는 상관없다.

나는 생각하지 말고 조금이나마 쉽게 결정해라

이 사람 저 사람 다 맞추기 어렵다.


그럼 목사님은 가족도 아니고 목사님도 아니고 뭐야??

내가 싫어!! 그냥 결혼식 안 하면 좋겠어!!


그래 맞다

결혼식 안 해도 잘 사는 사람 많은데 예식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니?

서로 마음 상하지 말기를 그러잖아도 허전한 마음인데 슬프지 않기를..

그냥 다 그쪽 뜻에 맞춰주고 편하게 하자

나는 주례를 안 해도 되고 , 순서에서 찬양 빼도 되고, 기도를 하지 않아도 다 괜찮다.


그렇다

나는 수인이가 결혼 때문에 엉엉 울지 않으면 좋겠다

나에게 미안해서 내 입장이 억울해서 대신 울지 않으면 좋겠다. 그게 나의 마음이다.

상견례날 하루 종일 마음이 얹혀 있었다.

마지막 부모의 간섭에 최선을 다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일에

나보다 속상해할 딸이 힘이 들까! 꿀꺽꿀꺽 눈물을 삼키고 삼키었다.


그리고 마음을 먹었다.

이제는 다 괜찮다. 수인이가 좋으면 다 괜찮다. 그래 이게 내가 내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다.

엄마도 못되고 목사도 아니면 어떠하랴!!

첫돌에 만나서 결혼하는 이 시간까지 울고 웃던 시절이 나의 보상인 것을.

가녀린 꽃 같고 애잔한, 너조차 보내야 하거늘 뭣인들 더 양보하지 못할까? 그런 마음이 가득했다.


안 가면 애물단지

간다니 눈물단지인데 사소한 양보도 배려에 지나지 않는 포기도 속이 상해 자꾸만 울컥울컥 올라온다.

서로가 다칠까 자꾸만 눈치를 보는 우리 모두는 숨을 죽이고 또 물러서기를 거듭했다.

너무 아까운 수인이가 힘들지 않게 어여쁜 신부가 되기를

딸아!! 너만 좋으면 나는 괜찮다.

나는 늘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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