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적용 14.창을 버리고 방패를 품는 친구들 !!)
1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으니이다2 많은 사람이 나를 대적하여 말하기를 그는 하나님께 구원을 받지 못한다 하나이다 (셀라)3 여호와여 주는 나의 방패시요 나의 영광이시요 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이시니이다4 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그의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 (셀라)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유안진 - 지란지교를 꿈꾸며 일부
친구라면 다 이 수필에 나오는 것처럼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학창 시절 이 구절들은 나의 낙관처럼 어느 책이나 어느 편지에나 즐겨 사용했다.
이제와 돌아보니 다만 그때가 그런 시절이었다.
시편의 다윗은 친구는커녕 적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소외와 조롱으로 얼룩진 삶의 시점 앞에 서게 된다.
아들 압살롬의 배신은 험한 세월에 단련된 그에게 조차 뼈아픈 시간이었다.
반역의 집단인 적들과 충신의 집단인 친구들의 싸움 속에서 아름다운 청년 압살롬은 죽음을 맞이한다.
싸움 중에 긴 머리가 상수리나무에 걸려 매달리게 되며 상대방에게 노출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창으로 공중에 달린 그를 찔렀고 반역자 아들 압살롬의 처참한 최후가 다윗에게 전해진다..
다윗은 승리의 소식 앞에 통곡하며 부르짖는다. 압살롬아!! 압살롬아!! 내 아들 압살롬아!!
다윗의 그 행동에 충신들은 간하였다.
왕이시여!! 백성을 생각하소서, 백성을 생각하소서!!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다윗은 이런 시를 남기게 된다.
"하나님이 나의 방패가 되어 주소서"
창이 필요한 때였다. 공격용 무기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데 그는 방패를 구하고 있다.
누구도 공격하고 싶지 않은 다윗의 마음이 세상을 좀 더 무디게 하고,
적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조차 보복의 마음이 아닌 다만 자신을 방어할 방패를 구한 것이다.
그는 너그럽고 좋은 친구일 것이 분명하다.
이래서 하나님이 다윗을 사랑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요즈음 사람들은 "친구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말한다. 상처 난 말이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란 지교"를 꿈꾸는 마음이다.
창이 필요한 세상에서 방패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되지 않을 일이라도 꿈꾸는 이가 많아지는 것..
적어도 그래야만!! 사람 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지초와 난초의 우정은 아마도 그런 사람들의 소박한 꿈의 결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가득히 차오르는 적막하리 만큼 고요한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