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복음과 영혼의 변화 )
말씀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방향이다
헬라어 로고스(λόγος)는,
단순히 단어(word)로 번역하지 않는다. 질서와 의미, 원리(principle)를 뜻한다.
예수님을 로고스라 했으니, 문장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가 인간 안으로 들어온 사건이다.
"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 (시편 119:105)
인생의 어둠은 단번에 몰려오지 않는다.
조용히, 아주 서서히, 방향을 잃게 만든다.
방향을 잃어버리고 우두커니 홀로 서서 외로움을 견디는 그런 시간을 가진 적이 있는가?
그때 필요한 것은 거대한 빛이 온 세상을 비추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캄캄한 인생의 한 걸음 앞을 비춰주는 등불이 필요한 것이다.
히브리어로 "등"(נֵר, 네르)은 손바닥 위에 올려두는 작은 기름등잔을 뜻한다.
그 빛은 멀리까지 비추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앞의 한 걸음을 비춘다.
멀리 가려하지 않는다면 단 한걸음을 잘 걸어가고자 한다면 누구라도 갈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렇게 현실 속에서 우리의 다음 발걸음을 지시하신다.
말씀 앞에서 삶의 질서를 다시 묻다
살면서 몸과 마음에 깊은 어둠이 밀려올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말씀의 질서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가?"
그러나 많은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이끌고자 한다.
- 이름을 드러내고 인정받으려는 마음,
- 물질의 풍요와 편리함에 지나치게 기대는 마음,
- 지성의 우월감으로 믿음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마음의 중심축을 무너뜨린다.
자기 확신과 자기 신념이 지나치게 뻗어 나가 담장을 넘어버린 상태의 위험을 느끼지 못한다.
그 순간, 인간은 자신의 질서를 ‘최고의 질서’라 착각하게 된다.
그러나 성경은 그것을 교만이라고 부르고, 교만은 늘 패망의 선봉(잠 16:18)에 서 있다.
말씀은 우리에게 다시 알려준다.
하나님은 질서의 주인이시다.
그분의 시선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그분의 질서는 우리의 질서보다 훨씬 깊다.
말씀 앞에 멈춰 서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흔들리던 삶의 축이 바로 잡히는 것이다.
"말씀으로 일어난 CEO,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는
어린 시절 가난과 아버지의 실직으로 깊은 절망을 경험했다.
그는 훗날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어릴 적엔 희망이란 단어를 몰랐다.
하지만 성경 속 요셉 이야기를 읽으면서
절망의 감옥도 하나님이 사용하신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 전, 짧은 시간이라도 성경 한 구절을 읽으며 시작했다고 한다.
그에게 성경은 ' 종교서적'이 아니라 ' 방향의 나침반 '이었다.
그는 회사의 철학을 "인간 존중"으로 세웠고,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에 대한 경외가 있었다.
상징의 아이러니 — 세이렌 로고 이야기
그러나 스타벅스의 로고는 역설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로고 중앙의 인물을 여신으로 오해하지만,
그 실제 정체는 고대 항해 전설의 세이렌(Siren) , 즉 이중 꼬리의 인어다.
그리스 신화에서 세이렌은 선원들을 유혹해 난파시키는 존재였다.
스타벅스는 이 이미지를 '커피의 매혹적인 향기'라는 상징으로 차용했다고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징은 세상의 유혹과 복음의 빛을 대조하는 거울이 된다.
세이렌의 노래가 사람을 미혹하듯,
세상의 문화는 우리의 시선을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끌어당긴다.
그러나 말씀의 빛은 그 유혹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등불이다.
(창세기 1: 1-3)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린 시절 선을 따라 걸어가던 놀이와 같이 한발 한발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
조금만 조급해도, 능숙하게 자신감이 붙어도 그 얇은 선에서 흔들리고 이탈하게 된다.
인생은 놀이가 아니기에 더욱 말씀에 사로 잡혀야 한다.
그것이 세상에 펼쳐 놓은 그물과 같은 하나님의 질서이며, 변할 수 없는 세상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믿음이다.
묵상
말씀은 길을 비추지만, 동시에 내면의 어둠도 비춘다.
말씀이 우리 안에서 작동할 때, 우리는 현실의 복잡함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세상의 빛은 유혹하지만, 말씀의 빛은 한 걸음 앞을 영원히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