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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서론 - 돈은 자유인가? 불안인가?

(복음과 시장의 변화)

by 향상

인간에게는 두 가지 강력한 본능이 있다.
하나는 생존의 본능, 다른 하나는 소유의 본능이다.

심리학·철학·경제학의 언어는 다르지만,
이 두 본능이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소유와 안전에 대해 근원적 불안을 가진 존재"라 말했고,
에리히 프롬은
"소유하려 할수록 불안이 커지고, 존재하려 할 때 비로소 자유가 온다"라고 진단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정을 추구하지만, 그 안정의 그림자에는 늘 불안이 따라붙는다.
이 모순이 우리의 삶을 쉼 없이 흔드는 핵심 요소이다.



탐심과 영적 긴장

"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출 20:17)

성경은 '부의 이동'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탐심에서 출발할 때
영적 구조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많은 재테크 지식과 즉각적 시장분석의 시대를 살고 있다.

유튜브·SNS·경제채널은 매일 새로운 투자 공식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풍요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오히려 말라간다.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아니하니라."(누가복음 12:15)
정보는 불안을 생산하고 다양한 선택지는 조급함을 길어낸다.


"당신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운가?"
"당신은 걱정 없이 살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돈은 주조된 자유"라는 말을 믿고 달리지만, 그 꼭대기에는 또 다른 위험이 기다린다.



돈의 시대적 기후

우리의 평균 수명은 늘었고, 소득 수준은 높아졌다.
기술의 발전과 금융 접근성의 확대는 우리에게 더 많은 선택과 편의를 가져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모든 조건들이 우리를 더욱 조급하게,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금융 뉴스에 따라 마음이 요동치고, 주식과 환율의 변동이 일상의 감정을 결정한다.
세상은 돈의 흐름에 따라 국경도, 정부도, 권력의 지형도 바꾸어 가고 있다.


돈은 다면성을 가졌다. 그래서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게 반응하고 받아들인다.

돈은 사람의 감정을 요동하게 한다. 그러므로 돈을 냉정히 바라보는 일은 극히 드물고 어렵다.


돈은 인간의 종처럼 보이지만, 실은 인간이 돈의 노예가 된 지 오래된 것 같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 자기를 찔렀도다."(디모데전서6:10)


'리처드 포스트'는 돈과 섹스와 권력이 다음 시대 영적 전쟁의 커다란 축이 된다고 말했다.

공감했다. 그 말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그 현실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돈과 안전의 관계,
돈과 지위의 관계,
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존재 욕망—
이 모든 것이 개인과 사회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


교회조차 이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은 어느새 생명의 자리에 올라섰고, 이제는 훨씬 더 넓은 대중을 향해
더 집요하게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청교도와 소유의 문명

이런 시대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역사를 잠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청교도들은 단순히 토지나 금을 찾기 위해 대서양을 건넌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소유의 풍요보다 신앙의 자유를 선택한, 시대의 반항아들이었다.

그들은 오늘의 시장을 경제 구조가 아닌 '영적 질서'의 관점에서 익히도록 우리를 이끌고 있다.

돈과 시장은 중립이 아니라, 영혼을 형성하는 하나의 거대한 힘이다.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그 영적 질서의 붕괴는 우리 삶의 불안과 혼란을 가속해 왔다.

이제 우리는 다시 스스로 에게 물어야 한다.




돈은 나의 종인가?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이 나의 왕이 되었는가?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24)


돈은 돈의 본래의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

적은 돈으로 안도하며 땀의 가치를 알려 주시던 과거 어느 날 아버지의 얼굴 ᆢ

복음은 그렇게 시장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인간의 행복과 가치를 드높이는 수단과 도구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나의 스승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돈 지갑이 회개해야 그것이 진정한 회개다"

2부는 그런 이야기로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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