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시장의 변화)
오늘 우리는 '시장'을 단순히 경제적 구조로 해석하지 않는다.
시장(Market)은 현대 문명의 신경제적 신전(Temple)이 되었다.
이 바울이 에베소뿐 아니라 거의 전 아시아를 통하여 수많은 사람을 권유하여 말하되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 이는 그대들도 보고 들은 것이라 (행 19:26)
시장을 우상으로 섬기는 현대인의 삶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경제가 나라를 살리고 죽인다."
"돈이 곧 힘이다."
글로벌 시대가 저물어 가고 이제 나라 간 장벽을 높이 쌓아 세상은 지금 관세 전쟁 중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새벽이 되면 미국발 기술주 소식을 접하고
글로벌 경영 리더들의 말과 생활이 실시간 전해 지고 있다.
주식 시장의 장벽은 전보다 더 활발히 세계를 넘나 들며 더 단단히 세계를 하나로 묶어 가고 있다.
원화. 엔화. 유로화. 위안화. 파운드. 페소. 루피. 달러화등 화폐의 가치가 국가의 가치가 되고 있다.
국내 차트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읽어야 하는 현대인의 하루는 그 감정에 지배받고 있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되고, 또한 사람은 역사를 통해 지혜를 배우지 못한다는 명제가 확인되고 있다.
그 동일한 시간을 지나온 한 도시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바로 에베소(Ephesus)이다.
에베소의 경제 구조 : 아르테미스 신전이 도시를 먹여 살리다
석유가 온 나라를 먹여 살리는 곳이 있다.
가스가 풍부해서 자원 걱정이 없는 나라
희토류와 인구수가 절대적 무기인 나라
국방비가 천조에 이르는 국가의 위상은 말로 더 보탤 것이 없도록 독보적이다.
사도행전 19장은
복음이 도시의 경제 구조에 현실적 충격을 준 드문 장면이다.
에베소는 지중해 상권의 중심지였고, 도시 전체가 아르테미스 신전 하나로 돌아갔다.
온 도시가 신전에 매달려 생계를 위지 했다.
제사, 신전 건축 및 제조, 우상 판매, 관광, 축제와 무역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었다.
수많은 직종들이 이 거대한 종교적 경제 복합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은 세공업자들은 신전 모형과 우상 장식품을 만들어 큰 이익을 얻었다.
이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하나의 문장을 외치며 번영은 긴 시간 지속되었다.
"아르테미스가 살아 계신다."
바울이 전한 복음은 바로 이 신념화된 종교 산업의 뿌리를 건드린 것이다.
경제를 뒤흔든 복음의 한 문장
바울은 에베소 사람들에게 정신이 번쩍 들 한 마디를 외치며 전쟁은 시작되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니라." (행 19:26)
여기서 "만든다"는 단어는 헬라어 ποιέω(poieō) '창조하다', '빚다'이다.
바울의 메시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네가 만든 것은 신이 될 수 없다." 아르테미스는 사람이 손으로 빚은 것이다.
이 한 문장이 에베소의 신전을 중심으로 형성된 거대한 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특히 은장색 '데메드리오'가 분노하며 위기감으로 가득 차 외쳤다.
"이 영업이 위태하게 되었습니다." (행 19:27)
그들에게 문제는 신앙이 아니라 돈이었다. 실체는 경제였던 것이다.
사람이 만든 시장이 우상 넘어 실체로 다가옴
오늘 우리의 시대도 똑같다.
우리가 만든 것들을 신의 자리에 올린다.
기술력이 신이 되고 성장률이 신이 되고 소비가 신이 되고 자본이 신이 된다.
그러나 성경은 오래전부터 경고했다.
"너희는 손으로 만든 우상을 만들지 말라." (레 19:4)
"사람이 만든 우상은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한다." (시 115:5)
우상을 설명하는 히브리어는 엘릴(אֱלִיל) '텅 빈 것', '허무함'을 뜻한다.
즉,
우상은 '허무함에 의미를 입혀 버린 인간의 착각'이다. 에베소의 충격은 바로 이것이었다.
선악과는 처음부터 '먹음직하고 보암직 한 탐스러움으로' 착각되지만 경제를 지키는 힘이 아니었다.
'실낙원' 경제적 풍요를 무너뜨린 허상이었다.
'철강왕 카네기'의 인생 대전환
19세기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도 시장이란 우상을 섬겼던 사람이다.
그는 "돈의 힘"이 세상을 구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말년 어느 날 그는 이렇게 일기를 기록했다.
"내가 쌓은 모든 자본은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
나는 우상을 섬겼다."
그는 후에 전 재산의 90%를 기부했고 세계 최초 공공도서관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는 고백한다.
"돈은 주인이 되면 무섭고, 종이 되면 축복이 된다."
이 변화는 단순한 도덕적 결단이 아니라 돈의 신격화를 내려놓은 영적 결단이었다.
에베소가 겪었던 경제 충격과 동일한 사건이다.
복음은 시장을 파괴하지 않고 '정화'한다
바울은 시장을 부정하지 않았다.
바울은 우상을 부정했다.
우상이 제거되면 시장은 오히려 본래의 질서를 회복한다.
정직이 기준이 되고 인간 존엄이 중심이 되고 노동이 예배가 된다면,
결국 그것이 소명이 되어 새로운 경제를 이끌게 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돈은 주인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
시장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반응해야 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시장을 섬기고 있는가, 아니면 시장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히려 시장을 섬기고 있다면 그 위선은 이제 멈추어야 할 것이다.
묵상
에베소의 소동은 복음이 시장을 흔들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복음은 시장을 몰락시키지 않는다.
시장의 중심축을 바꾸어 놓는다.
이제 시장은 불안과 두려움과 경쟁을 넘어선 새로운 공간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마 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