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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3장. 저울이 무너지면,
사람도 무너진다.

(복음과 시장의 변화)

by 향상

'돈의 속도'가 가파르게 이동하며 '삶의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우리의 신앙과 경제 윤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극도로 힘겨운 시절을 맞이했다.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 (잠언 11:1)




'저울'이 무너지면 영성도 무너지고 공동체가 흔들린다.

도덕과 인격 앞에 고개를 숙이던 시절의 가치 평가는 낡은 것 취급받으며 지나고 있다.

시대가 재편되고 있다.

그럴듯한 사람들도 돈 앞에 줄을 서고 소소한 행복조차도 돈으로 구현하고 있다.

그러니 돈의 문제는 삶의 문제요 윤리의 문제요 그리고 영적인 문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돈 앞에 무저진 이스라엘의 영성은 곧 속이는 저울로 나타났다.

"속이는 저울" מֹאזְנֵי מִרְמָה (모즈네 미르마)

이는 성경에서 언어적 거짓, 부정한 행위, 약자를 착취할 때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즉, "속이는 저울"은 경제적 부정행위를 넘어선 영적 기만이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תוֹעֵבָה לַיהוָה (토에바 라야훼)

이는 단순한 감정적인 불쾌감이 아니다.

하나님의 혐오와, 절대 용납되지 않는 죄를 대하시는 하나님의 거룩이다.


구약 전체에서 아주 강력한 도덕적 비난이며, 그렇기에 하나님의 성품과 공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표현된다.

이와 반하여 공평한 추를 하나님이 기뻐 하심이다.

"공평한 추" אֶבֶן שְׁלֵמָה (에벤 셸레마) - 샬롬과 동일한 어근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공평한 추는 '정확한 거래'를 위한 상업적 질서가 아니다.

에벤 셜레마는 샬롬을 세우는 영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잠언은 돈과 저울은 영성의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의 경제 현실

고대 이스라엘의 시장은 오늘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추를 깎고, 곡식에 겨를 섞고, 가격을 속이는 부정거래가 곳곳에 퍼져 있었다.


"가난한 자를 삼키는 자 들아,
저울을 속여 속이려 하는 자 들아.'"(암 8:4–6)


히브리 예언자들이 과감히 목숨을 걸고 외치던 이 구절들은 단순한 "경제 정의"가 아니었다.
영적 타락의 증거로 속이는 저울을 사용하는 그들은 끝내 하나님의 샬롬을 파괴하였다.

하나님이 세우신 세계의 질서를 뒤틀어 궁극은 자신들 조차 그 경제적 혜택을 얻지 못했다.

불안과 탐욕과 거짓으로 그들조차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살게 된 것이다.


돈이 주가 되는 순간 — 인간은 ‘선택’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

예수님은 단호히 말하셨다.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 6:24)

돈을 섬긴다는 것은 인간이 돈에 종속됨을 뜻한다.

돈이 주인이 되어 인간이 거기에 묶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돈이 명령하고 그리고 그 아래에서 인간이 머리를 조아린다.


그 분명한 징후가 오늘의 세상 속 곳곳에서 등장한다.

그 일은 이익을 위한 정의의 희생이다.

그 이는 효율을 얻기 위한 인간관계가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리고 제 삼은 경쟁심이 우리 양심을 침묵으로 이끌다 속앓이를 하는 병을 얻는다.

우리 존재의 이유는 돈 앞에 평가받는다.

각 사람의 가치의 기준도 돈에 의해 결정된 가격 딱지를 붙이게 된다.


사람이 시장의 물건처럼 진열된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는 급속히 몰락한다.




성경이 제시하는 경제 윤리 — ESG를 넘어서는 복음의 깊이


오늘날 선한 기업의 모토로 'ESG' 말한다.

E – Environment (환경)
S – Social (사회)
G – Governance (지배구조)


우리가 모토로 삼아야 할 만큼 실현하기가 어려운 것들이다.

기업은 각양의 교육과 평가 지표를 통해서 제도적 구조적 방법을 동원하며 실천에 힘쓴다.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ESG보다 더 근본적이고 오래된 기준을 제시한다.

1. Environment — 환경 - 창조 보존 (창세기 2:15)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ESG의 '환경(Environment)'은
성경에서 이미 창조 세계를 보존하고 돌보라는 명령으로 나타난다.


2. Social — 사회 - 이웃 사랑 (레위기 19:18)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사회(Social)의 핵심인 타인과 공동체를 향한 배려·정의·연대는 성경의 근본 계명과 직결된다.


3. Governance — 지배구조 청지기의 책임 (누가복음 16:2)

"네가 맡은 것을 셈하라."

지배구조(Governance)의 원리는 성경에서 이미 청지기(관리자)로서 책임 있게 운영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라는 메시지로 등장한다.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현대 경영의 핵심 기준이지만,
성경은 이미 그보다 근본적이고 더 깊은 기준을 제시해 왔다. ESG가 "제도적 윤리"라면

성경은 "존재의 윤리"다.

성경이 말하는 경제 윤리는 "착한 경영을 해라"가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세우라는 요청이다.


묵상

나는 어떤 저울을 들고 사는가

잠언 11:1은 오늘도 조용히 묻는다.

내 저울은 샬롬(셸레마)의 질서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시장을 섬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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