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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상 Sep 03. 2022

(유학 일기) 2. MBTI 나 외향적 성격 맞아??

(성격유형으로 보는 유학생활 적응기!!)

2022년 8월 2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우리 가족 모두는 뿔뿔이 헤어졌다. 한국의 가족들이 오전 11시쯤 제일 먼저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오후 2시경 동생이 메릴랜드행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내가 입학하는 뉴욕 동쪽 끝 나이아가라 폭포 근교의 SUNY Buffalo와  Maryland of university는 불행히도 차량으로 7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한국 개념으로 본다면 같은 땅에 살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그래서 함께한 2주간의 시간은 가족과 함께 미국을 여행하고 그리고 마지막 3일은 그 먼 거리를 오가며 기숙사 준비물이며 주변 서치 그리고 국제 학생에게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느라 일종의 스트레스를 함께 감당했다.


그리고 지금 오후 4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혼자 덩그러니 공항에 남아있다. 좀 전까지 모두의 짐을 챙기고 떠나는 뒷모습을 격려하면서 내가 어른이 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가 싸늘하게 여겨졌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 넓은 광장에 혼자선 기분.. 이방의 땅에 버려진 것 같은 마음이 불현듯 들면서 집채만 한 부담이 몰려왔다.



20년간 함께 했던 동생이 옆에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순간 굉장히 불안해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뉴욕 덤보 다리를 배경으로 2022.01

우리는 쌍둥이다. 그래서 늘 함께 해 왔다. 쭉 그렇게 살았다. 수술로 태어난 우리는 동생이 먼저 세상에 나왔지만 의사의 말을 따라 내가 먼저 뱃속에 생겼다는 이유로 형제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말이 쌍둥이지 외모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닮은 점을 찾기가 어려운 이란성쌍둥이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20년을 껌딱지처럼 붙어살았다.

사진에서 보듯이 한 몸처럼 살았다. 그리고 나는 특히 내성적이고 학구적이며 클래식 악기를 좋아하는 동생의 보호자처럼 살았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대학 입학의 첫 조건이 같은 지역 그리고 같은 학교였다. 동생이 원서를 넣으면 그 학교의 좀 더 낮은 학과 또는 그 주변에 낮은 학교에 내가 원서를 넣었다. 부모님의 경제적 심리적 안정을 위한 이유도 있지만 둘 모두에게 분리에 대한 공포심이 나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모습과 성격이 달라도 늘 함께 했던 시절의 모습

많은 대학에 합격 통보를 받은 동생은 다음 순서인 등록금 문제로 고민을 했고 그리고 대학 서열 문제로 고민을 했다. 컴퓨터 사이언스만 고집했고 그 가운데 전미 17위의 메릴랜드 대학을 최종 선택했다. 나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그런 중에 유학생이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성적 장학금 2만 불이 커다란 변수가 되어서 완전히 다른 그림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뉴욕주립대 합격 및 장학생 통지서

그래서 나는 동생을 많이 염려했다. 고등학교 홈스테이 시절 밥도 해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그래서 공부 잘하는 동생 성공을 위해서 대학도 그렇게 보모 역할쯤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갑자기 멘붕이 일어났다.

 기숙사(University at Buffalo, Evans Quadrangle)에 도착 후  혼자서 짐을 풀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22일 짐을 정리하러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룸메 2명이 있었지만  나간 사람처럼 어색한 인사를 나누었을 뿐이다. 동생의 빈자리 그리고 긴장 소화불량..




8월 26일 대학에서 처음 맞이하는 아침. 점심. 저녁. 배가 고프지 않았다.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하루를 꼬박 굶은 나는 저녁 무렵 동생과 전화를 했다. 동생은 무심히 교정을 거닐고 그리고 예술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곳을 기웃거리며 오캐스트라 단원 모집을 한다는 홍보를 보고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말한다. 오디션용 악기가 없어서 대여를 신청하고 그리고 오디션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결국 단원이 되었다) 분주하게 하루를 보낸 동생은 나를 걱정해서 조언과 꾸지람을 하며 밥을 먹어야 한다고 나무랐다. 그래서 못 이기는 척하면서 저녁 9시에 편의점에서 라면을 하나 사서  lounge에서 끓여 먹었다.


이쯤에서 나는 다시금 현타를 경험하게 되었다. 나는 외향적인 성격이다. 분명하다. 그렇지만 동생은 내성적인 지극히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런데 의외로 내가 돌봄을 받아야 할 지경임을 보니 이게 뭐지 하게 되었다.


기숙사 카드를 발급받으러 가면서 그 생각에 골몰했다.  international student의 경우  I-94의 Approved sign E-mail과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passport) 정보를 제시해야 했다. 그 긴 줄에서도 나는 줄곧 그 생각에 꽂혀 마음이 심란했다. 그리고 갑자기 MBTI 성격 유형이 떠오르면서 나와 동생의 분석이 현실에서 너무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에 적잖이 당황이 되었다.

동생은 infp 성격 유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특징에 정확히 부합해서 수긍이 가는 면이 많았다.   

개인주의며 이상주의자이다. 진정성을 중시해서 상투적 가식적인 것에 큰 거부감이 있다.

이해심이 많고 대체로 관대하다. 조화롭게 살고자 분쟁을 피하는 스타일이다.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고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나는 esfp 성격유형이다.

작은 일에 감동하며, 행복을 잘 느낀다. 그리고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명량 쾌활하다.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리고 이야기를 즐기고 노래에 뛰어나다.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기도 한다.

앞뒤 재는 것 없이 순수하다. 그래서 논리력과 분석적인 측면이 취약하다.

틀리지 않다. 우리는 꼭 그런 성격의 유형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첫날부터 벽을 느끼고 그리고 답답함과 소외감과 극도의 외로움으로 허기를 느끼지 못한다.  MBTI 신뢰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런 이유로 되려 외향적인 내가 더 외롭고 힘이 든가?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드는 하루다.


동생을 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대로 나 자신을 향해서 못 미더운 마음이 드는 하루 ...

이대로 침체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기숙사 방에 누워 뒤척이며 다음날을 계획했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를 맞아야겠다는 숙제에 눌려 그렇게 잠이 들었다.

                                          

                       

                                                                                           (written by : Josep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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