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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높은구름 Oct 26. 2022

5cm/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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どれほどの速さで生きれば、きみにまた会えるのか。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Yahoo Japan에서 가져 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초속 5센티미터(秒速5 センチメートル)] 팸플릿에 세로로 쓰인 문구가 내 심장을 흔들었다.

팸플릿 속 저 문장만으로도 많은 게 보이고 있어 신기할 따름이었다.

절대적인 결과는 분명 만날 수 없을 거라는 전제가 단단하게 깔린 문장이다.

아쉬움 가득하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에 시선을 두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걸어가는 한 사내의 긴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래도 신기한 제목이다, 초속 5센티미터라니, 5cm/sec? 무슨 의미일까?로 시작한 호기심은 팸플릿 문구와 함께 일상을 뒤흔들어 버렸다.

<마징가>니, <짱가>니, <독수리 5형제> 같은 어지간히도 일본 애니메이션에 일찌감치 가스라이팅 당했지만, 이건 도통 뭘까 감도 잡히지 않았었다.


내용은 말할 수 없다.

예의가 아니다.


수년 전 초속 5센티미터를 다 보고, 나는 우리글이 아닌 일본어로 쓰인 팸플릿 속 저 말이 궁금해서 일본어를 공부했다.

단지 저 말이 일본어는 어떻게 들릴까 싶은 호기심 어린 욕심으로 말이다.

말의 순서도 뜻도 다 똑같다.

그러나 내 표현의 한계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저 순간 울림의 감흥이 달랐다.

언어 차이 하나로 완전히 다른 나를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문장 하나 때문에 시작한 일본어 공부를 참 잘 시작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또래의 감독인 빛의 작가라 불리는 신카이 마코(新海誠) 감독의 덕후<御宅>가 되어버렸다.

그의 예민할 정도로 섬세한 감정선은 나라는 다르지만 감독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나로 하여금 아주 어릴 때 일본 애니메이션인 줄도 모르고 본 그날들의 그 tv만화영화처럼 나를 무장해제시켜 버리고 말았다.


초속 5센티미터는 내게는 긴 여운으로 계속 남을 것 같다.

# 내가 직접 구입한 책(秒速5 センチメートル)

이 계절, 벚꽃이 피고 지는 봄이였으면 더 좋으련만, 한 번쯤 아저씨라 불리기도 하는 남자라면 기억도 희미한 그 설렜던 시간들 속으로 여행 한 번 해 보심이 어떠신지.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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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どれほどの速さで生きれば、きみにまた会えるの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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