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궁화호 기차에서

by 높은구름


몇 천 원짜리 무궁화호 기차로 가 본 적 없는 기차역을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창가 좁은 창문 자리에 앉아 느리지도 또 빠르지도 않은 기분 좋은 속도로 흐르고 있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멋진 기차도 아니고, 가고시마를 지나는 예쁜 기차도 아니지만,

내 두 귀에 꽂힌 노이즈 캔슬링 갤럭시 버즈 2 이어폰 속의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의 OST가 기차도, 나라도, 시간도 다 흐릿하게 지워버린다.

딱 이 속도로 흘러가 주면 좋으련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