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린디카페(lindy's) 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코미디언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었던 유명한 카페입니다.
그곳에서 코미디언들은 이런 말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코미디언의 수명이 길려면 대중앞의 방송출연수를 줄여야 해. 자주 나타나면 식상해지니까.
이 말은 코미디언들 사이에서 마치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한 경제학자가 실제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코미디언의 수명은 방송출횟수와 전혀 관계 없었습니다.
코미디언의 수명과 가장 관계가 깊은 유일한 요인은 바로
코미디언의 '과거연기지속기간'이었습니다.
즉 10년을 코미디언을 해온 사람은 향후 최소 10년을 더 할 가능성이 높으며 20년을 한 사람은 향후에도 20년 이상의 수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바로 20년을 코미디를 한 사람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애드립이나 외모 같은 것처럼 시간이 가면 변하는 생물학적 속성이 아니라,
관객에 대한 변함없는 존중, 코미디 철학,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방식, 변치 않는 근면함, 한결같은 매력 등 비생물학적인 요인 즉 시간을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장점으로 살아남았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점 특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않아 - 즉 부패하지 않아 - 오랜 기간의 생명을 보장해준다는 것입니다.
부패하지 않는 특성으로 살아남는 것, 그것이 오랜 생명을 유지하는 비결이었습니다.
기업은 어떨까요? 생명일까요 아닐까요?
기업은 생명이기도 아니기도 합니다. 기업에 있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앞서 코미디언의 사례처럼 만약 기업이 시간이 가면 부패하는 것에 의존한다면 기업의 생명은 유한해지고 결국 사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생명력을 띈다? 어떤 의미일까요?
그것은 기업의 결정이 즉흥적이며 시류에 흔들리는 경우에 그렇게 됩니다. 변하는 대중의 요구에 영합하여 기업 고유의, 설립시의 철학을 버릴때입니다.
두번째는 기업이 사회와 소비자에게 최고의 품질의 제품을 준다는 본연의 사명을 잃고 구성원들, 또는 기업내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때입니다.
고객보다 기업의 안전과 기업의 안녕이 우선될때 기업은 부패하고 생명력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세번째는 변화입니다. 생명체는 원래 변화를 싫어합니다. 오래될 수록 굳고 변화를 싫어하고 안주에 편안하게 머물려는 것이 원래 생명의 속성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느려지고 변화를 거부할때 기업은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회사에서 이번에 의류쪽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공단과 연계된 프로젝트인데 저는 제일 먼저 해당지역 공장의 역사가 담긴 노동자 생활관 (일종의 박물관)을 가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명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브랜드로 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그 브랜드의 박물관으로 가서 한달이고 두달이고 머무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명품의 시작, 그리고 철학, 그리고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것들을 가슴에 아로새기고,
맨처음의 디자인에서, 제일 오래된 제품의 디자인에서 지금 다시 되살려야할 모티브를 가지고 나옵니다.
이렇게 변함없는 철학으로 다시 자신들을 리뉴얼 하는 것이 바로 명품들이 100년이상을 거뜬히 가는 비결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해당 공단의 철학, 그리고 그 옛날 공단 종사자들이 입었던 옷, 기숙사 건물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끌어내 디자인에 반영시킬 예정입니다.
샤넬이 100년을 갈까요? 벤츠가 다시 100년을 갈까요? 답은 네 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들이 자신들의 철학을 잊지 않고 다시 반복하고 다시 민첩해지는 한 그들은 지금까지 보다
더 오래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그 처음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한 당신의 수명은 결코 부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침에 끄적여본 글인데 브런치 생각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