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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생활 Mar 14. 2016

'초등학교 나왔으면 알면 좋을 지식'에 대하여

 글자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맛있게 먹는 라면은 누가 만든 건지, 영화 속의 기관총은 어떻게 생겨난 건지 혹은 세상에서 최고로 긴 강이나 빌딩이 어디에 있는지 같은 건 살아가면서 평상시 꼭 알아야 한다거나 그렇게 궁금한 사항은 아닙니다. 특히나 먹고살기도 바쁜 요즘 세상의 어른들에게는 더더욱 말이지요.


저는 이제 1학년, 4학년인 두 초등학생의 아빠입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이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 많습니다. 도대체 이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누가 만들었지, 영화에 나오는 굉장한 무기들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뉴스나 다큐를 보며 제일 긴 강이나 산, 가장 빠른 동물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품게 되는 질문들… 시도 때도 없이 물어보는데 간단한 질문 같아도 막상 답을 해주려고 찾아보면 이게 굉장히 힘듭니다.  


 어원부터 온갖 전문용어에 내용도 너무 방대해 어른도 잘 알 수 없는 내용이거나, 도대체 이게 맞는지 틀린 건지 의심 갈 정도로 부실한 정보거나… 아이들의 질문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주제들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최초로 언제 누가 만들었어요?’와 ‘그래서 최고 기록이 뭐예요?’이지요.


저도 회사 일이야 빠싹 했지만, 교양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그때 그때 단편적으로 맥락도 없이 이건 그냥 이런 거야라고 단답형으로만 알려 주었던 거 같습니다. 또 우리나라 관련된 건 자료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 정작 알려주고 싶어도 알려 주기가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가를 초월하는 세계적인 것도 있지만 한국사람이니까 우리는 어떠한지도 당연히 알아야 할 터인데 말이에요.


 아울러 아이들이 궁금해하거나 호기심을 가지는 내용은 상당히 단순하고 원초적입니다. 앞서 예시로 이야기했던 것처럼 생활 속에서 자기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들이지요. 하지만 아직은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정도의 질문이 어쩌면 우리 어른들도 알아야 할 필수 상식일 수도 있겠지요.


4학년인 큰 아이가 면종류 음식을 다 좋아하는데, 특히 라면을 좋아합니다. 오래전 이야기인데 1~2학년 무렵 “아빠, 라면은 그런데 누가 만든거예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냥, 먹어. 맛있잖아”하며 바쁘고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또 한 번은 “라면은 언제부터 먹던 거예요?” 였는데 마찬가지 이유로 그냥 지나쳤습니다. 회사 일과 관련해서 잘 모르는 게 있으면 항상 눈에 불을 켜고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공부하고 그랬지만, 이런 걸 찾아보고 공부하기에는 마음의 여유가 너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제들에 대해 공부(?)해 보기로 마음먹고 이 중 하나로 라면에 대해 공부(?)를 해보니, 라면이 그냥 라면이 아니었습니다. 배고픈 시절에 사람들에게 저렴하지만 든든한 식사거리로 따뜻한 위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고마운 식품이었습니다. 또 그게 가능했던 건 삼양식품 고 전중윤회장의 곧은 마음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구요. 왜 라면이 만들어졌는지 알고 먹으니 기분이겠지만 맛도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더 이상 라면이 그냥 하얀 밀가루로 만들어진 사각형의 딱딱한 튀김 덩어리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무엇인가의 뿌리와 역사를 알고 이해하면 그 대상이 전과는 다르게 보입니다. 그 대상과 연결된 세상의 일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고, 또 뒤에 숨어 있어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는 앎의 기쁨도 상당합니다. 이런 주제들에 대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수준 이상의 아이라면 10분 정도만 읽어보면 이해하고 궁금증이 풀릴 수 있도록 핵심만 간단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린 학생들도 볼 수 있고 어른들도 자세히 몰랐던 사실들을 짧은 시간을 투자해 알 수 있는 그런 지식 혹은 상식 말이에요.


 그런 취지로 매거진 제목을 ‘(10분만에 읽는) 초등학생이 알면쫌 대박인 지식’이나 ‘(10분만에 읽는) 초등학교 졸업했으면 알면 좋을 지식들’로 하려 했는데 글자 수 제한이 있어 ‘초등학교 나왔으면 알면 좋을 지식’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쓴 것도 있고 아직 머리 속에만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한 감도 있지만 저의 글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즐기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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