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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생활 Mar 16. 2016

물뼉다구라 불렸던 아이스크림의 역사

물뼉다구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졌던 아이스크림


  1950년대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크림의 이름은 ‘아이스께끼’나 ‘물뼉다구’로 불렸다. 물뼉다구는 설탕물을 그대로 얼려서 단단한 막대 같은 뼈다구 모양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때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얼음 막대기로 지금 우리가 먹는 아이스크림의 맛, 모양과는 꽤 다른데 아이스크림의 기원은 이 얼음과 관련이 많다.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고대부터 음식을 얼려 먹거나 눈에 시럽을 타서 시원하게 먹었다는 등 대부분 얼음과 눈에서 유래되었다고 보고 있다. 아이스크림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알렉산더 대왕, 로마 황제 네로, 중국 당나라, 원나라 이야기가 전해진다. 

 BC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원정시 지친 병사들을 위해 높은 산에서 얼음을 가져다 과일즙을 섞어 먹였다고 하고, AD 1세기 네로 황제는 여름마다 알프스산에서 만년설을 가져와 꿀을 넣어 먹었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에서는 수도 장안에 얼음과 얼린 음료를 파는 상점이 있었고, 원나라는 특이하게 우유를 넣은 차가운 물을 얼려 먹었다고 한다.
 

왕의 음식이었던 최초의 아이스크림


 현재 우리가 먹는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얼음 덩어리가 아니라, 우유, 설탕, 달걀 크림, 야자유 같은 걸 주원료로 해 과일, 향, 색소를 가미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낸다. 이런 현재와 비슷한 맛을 내는 아이스크림은 17세기 프랑스 찰스 1세 때로 요리사 제랄트 티생이 최초로 우유와 크림을 사용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찰스 1세는 아이스크림 맛에 반해서 왕족들만 그 근사한 맛을 보고 싶어서 요리사에게 평생 연금을 주기로 하고 아이스크림 만드는 방법을 비밀로 하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최초로 아이스크림이란 단어가 사전에 등록된 건 1744년으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Ice cream"으로  등록되었다. 하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아이스크림은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왕실, 귀족과 같은 부유층의 사람만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었다. 얼음과 크림 같은 재료를 보관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고, 아이스크림 자체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아이스크림의 대량생산


 1843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주부 낸시 존슨이 나무통으로 수동식 냉동기를 만들어 최초의 아이스크림 기계를 만들고 특허를 등록한다. 대규모의 아이스크림 생산이 가능한 기계를 만든 건 그로부터 8년 뒤이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농장을 가지고 우유를 판매하던 제이콥 푸셀은 남는 우유 크림에 대한 처리를 고민하다 크림을 얼려서 보관하면 낭비도 적다는 사실에 발견한다. 푸셀은 1851년 6월 15일 아이스크림 공장을 세우고 다른 경쟁자 대비 3분의 1 가격으로 저렴하게 판매해 미전역에서 많은 인기를 얻게 된다.
 
 아이스크림콘도 우리가 자주 먹는 아이스크림인데, 원뿔 모양의 콘은 미국의 이탈리아 이민자 마르치오니가 생각해 냈다. 아이스크림을 그릇이나 종이에 담아 파는 게 불편해 와플 조각 같은 걸로 아이스크림을 감싸서 팔았는데 이걸 1903년에 특허까지 냈다. 

마르치오니가 특허를 취득한 콘 모양의 빵(미국 특허 번호 746,971)



한국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빙고전(관청 이름), 고려시대 석빙고, 조선시대 내빙고(창덕궁), 서빙고(서빙고동), 동빙고(옥수동) 등 옛날부터 얼음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고 얼음을 활용해 왔다. 1950년대에는 물에 설탕과 사카린을 섞어 얼린 뒤 팔았는데 물뼉다구, 아이스께끼로 불리다 이후 팥앙금 같은 걸 넣는 형태로 발전했다. 


지금은 화려하고 다양한 맛을 가진 아이스크림이 많지만, 초기에는 설탕물을 그대로 얼린 얼음 막대기 수준이었다.


 대량생산을 통한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1962년 바를 만드는 기계를 도입한 삼강유지화학(현재 롯데삼강)에서 만든 삼강하드 아이스크림, 아이스스틱, 아이스파인 3종이다. 당시 아이스크림에 대한 제품 출시 기사다.
 
 하드아이스크림이란 이름 그대로 단단한 아이스크림을 말한다. 소프트아이스크림과 달라서 상점에서 사가지고 집에 가서 온식구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쉽게 녹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풍 갈 때도 사가지고 가서 먹을 수 있고 상자에 사넣어 선물하기도 알맞다.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포장하면 24시간은 녹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이 하드아이스크림은 소규모의 수공업을 탈피한 대규모제조의 기업화를 꾀해 삼강유지화학이 만들어 내기 시작했는데 완전한 위생시설을 갖춘 영양식품으로서 등장했다. 종류는 아이스크림, 아이스스틱, 아이스파인 등이다.
                                                      - 경향신문(1962.08.20), 하드아이스크림의 이점

삼강하드 광고(출처: 동아일보 1964년 7월 15일 )



  신문 기사에서처럼 이때부터 가내 수공업이 아닌 아이스크림 산업이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삼성계열사였던 삼강은 재벌에서 군소 영세업자들의 일자리를 빼았았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70년에는 해태가 한국 최초로 덴마크에서  설비와 기술을 도입해 우유를 사용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가진 부라보콘을 세상에 내놓았다. 막대 모양의 아이스크림만 먹다가 콘 모양을 가진 부라보콘은 인기를 끌며 고급 아이스크림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초의 콘 아이스크림 부라보콘, 2015년 기준 44억개가 넘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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