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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킥 Nov 29. 2022

알파벳 마케팅

브랜드 사용 설명서 61편_브랜드 커뮤니케이션 12

 요즘은 안 그렇지만 예전에는 커뮤니케이션 시 영어를 사용하면 교양 있어 보이고, 특별히 숨은 의도가 담겨있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가수 박진영을 JYP로 표현하고 양현석의 양군 기획이 YG엔터테인먼트, 이수만의 이름 이니셜을 사용해서 SM엔터테인먼트로 있어 보이게 네이밍 했었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시 알파벳이 가지는 상징성과 간결함 등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파벳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사실 공식적인 명칭이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경우 알파벳이 지니는 상징성 내지 간결함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기업이나 제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을 단순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알파벳 마케팅이라고 명한 것 같습니다.  


현대카드


 대한민국에서 알파벳 마케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현대카드입니다. 현대카드는 원래 다이너스클럽 코리아라는 이름의 대우그룹 계열사였는데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1년 현대자동차 그룹에 매각되면서 상호가 현대카드 주식회사로 변경되었습니다.


 신용카드업계 후발주자인 현대카드는 2002년 1월 '현대 M카드'를 출시하여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었으나 브랜드 인지도 증가에는 실패했었죠. 당시 800종에 이를 정도로 이미 포화상태가 된 국내 카드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 현대카드의 실무자는 멋진 아이디어를 내죠. 당시 대부분의 카드 브랜드가 '삼성知&美카드', LG Lady카드', ‘현대 M카드’처럼 개별 브랜드를 중간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현대카드는 후방배치로 바꿔 현대카드보다 고객이 받는 서비스인, 'M'을 더 강조한 '현대카드 M'이 출시합니다.  


 현대카드는 과감한 광고를 통해 'M도 없으면서... 쯧쯧'하고 혀를 차며 소비자들을 무시하죠. 그러자 소비자들은 '도대체 M이 뭐길래 저런 말을 하지?' 하며 호기심을 발동시키고, 그러면서 미디어 광고에서는 일상의 모습을 일그러뜨려 평소보다 낯설게 만들면서 산부인과에 누워있는 남자를 보여주기도 하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남자를 모델로 광고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광고가 대히트하게 되고 이에 동력을 받은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W', '현대카드 S'등 알파벳에 맞는 특성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을 알리며 연속적인 광고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광고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현대카드가 확실하게 자리 잡는데 큰 공헌을 합니다.


[현대카드w 광고_2005.08]


 그 후 현대카드는 '26가지 새로운 생활'이라는 컨셉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알파벳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카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게 됩니다. ‘M’은 Multiple/Motors의 서비스로 현대차를 구매할 시 포인트로 200만 원을 결제하게 한다든지,  ‘S’는 Shopping으로 쇼핑 시 타사와 비교해서 포인트 적립이 파격적으로 많다든지, ‘T’는 Telecom으로 이동통신 요금을 캐시백 해준다든지, ‘U’는 University로 대학생이 좋아하는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원해줬습니다. ‘W’의 경우는 Weekend로 여행레저에 특화한 카드로 여행상품을 구매하면 캐시백 해주고, 적립 포인트로 제휴 여행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등 26가지 차별화된 특성을 알파벳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합니다.


이커머스


 현대카드의 성공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알파벳 마케팅은 호기심 유발은 물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상징성 등으로 그 효과가 인정되어 광고는 물론 각종 멤버십, 이벤트에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그중에 한 예가 온라인 쇼핑몰인데요. 당시 옥션은 '클럽 W'라는 여성 전용 멤버십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woman'의 'W'를 상징하는 '클럽 W'는 옥션 회원 중 여성만이 가입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로 화제였습니다. 여성에게만 서비스를 더 해주니 인기 만점이었죠.


 지금은 CJONSTYLE로 바뀐 당시 CJ몰은 온라인 패션 매거진 'The S'를 오픈했습니다. 'style', 'story', 'sucess'라는 의미를 갖는 ‘The S'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패션 매거진으로 패셔니스트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최근에는 쓱(SSG)으로 더 유명한 신세계닷컴 역시, 여성, 남성, 유아복 편집매장인  'S옴므', 'S 팜므', 'S앙팡'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S'는 '신세계'를 나타내는 이니셜로, 새롭게 선보이는 서비스에 기업의 이니셜을 덧붙임으로써 해당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Gmarket의 'G'는 'Green', 'Global', 'Goods', 'Good'의 뜻을 함축하고 있죠., G마켓은 이를 활용해 'G시크릿', 'G스탬프', 'G클래식' 등 속속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 이름에 ‘G’를 활용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펼쳤었죠.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2009년 준대형 승용차를 출시하면서 차명을 K7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아우디처럼 A4, A6, A8등 A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국내 승용차 중에서 영어 약자 하나로 표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화제가 됐었죠.(삼성자동차의 처음이자 마지막 양산된 차인 ‘SM5’가 1998년 출시되었으나 알파벳 하나가 아님) 기아자동차는 K7이라는 차명을 선택하기 위해 15개월 동안 많은 컨설팅 회사와 네이밍 권위자의 자문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새로 출시되는 차량에 가장 어울리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을 찾기 위해 뇌 반응 추적이라는 과학적 검증 방법까지 동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K7’인데, 의미를 설명하면 기아의 K, 대한민국의 K, 강함과 지배를 나타내는 그리스어 Kratos의 K, 활동적이고 동적인 의미를 가진 Kinetic의 K를 활용하고 국내외에서의 고급 세단을 의미하고 행운의 숫자도 뜻하는 7을 사용한 네이밍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기아자동차는 브랜드적인 정체성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직관 내지 무의식까지 반영해서 커뮤니케이션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알파벳을 사용해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광동제약에서 야심 차게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부진하였던 ‘광동 옥수수 수염차’도 보아라는 모델을 통해 V라인이라는 콘셉트를 도입하여 대박 상품으로 탄생했고, 약간은 옛날 사례이기는 하지만 LG전자는 알파벳 ‘X’를 활용하여 대화면 TV는 ‘X-CANVAS’, 노트북 브랜드는 ’X-NOTE, 인터넷 서비스 브랜드는 ‘Xpeed’로 ‘X’를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한 적이 있었습니다.


 알파벳은 간결함과 상징성으로 소비자에게 손쉽게 브랜드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X세대, MZ세대, Y세대 등 많은 것이 알파벳으로 표현되고 있으니 여러분의 브랜드에도 적용하여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발행일:             2022.11.29

최종 수정일: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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