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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킥 Dec 06. 2022

컬러 마케팅

브랜드 사용 설명서 62편_브랜드 커뮤니케이션 13

 요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남한과 북한 간의 대치로 인해 반공 교육이 강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북한 사람들을 '빨갱이'로 표현하며 마치 뿔을 가진 빨간 도깨비로 나타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빨갛게 생겼다고 생각해서 그 당시 당선된 반공 포스터를 보면 북한 사람을 빨갛게 표현한 그림도 많이 있었습니다.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낸 웃지 못할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단의 아픔이 7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이러한 이념적인 문제가 정치판에 나오면 색깔론을 펼친다고 하죠. 특히 선거철이 되면 보수진영에서는 이러한 색깔론으로 선거운동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색깔론은 이념 간의 갈등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벌어집니다.  


 단적인 예로 월드컵 경기만 하더라도 자국을 대표하는 색깔을 가지고 유니폼을 제작하고 대한민국하면 빨간색, 아르헨티나하면 하늘색, 일본하면 파란색으로 표현하죠. 이렇게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색깔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이미지에 쉽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에게 특정 컬러를 사용해 정보와 이미지를 좀 더 쉽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컬러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컬러마케팅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기도 합니다. 컬러 마케팅은 색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시키는 기법을 말합니다. 소비자의 구매력을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을 색으로 보고, 이를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짓게 하는 마케팅 기법입니다. 예전에는 주로 유통업계에서 쓰였는데 지금은 다른 영역까지 다양하게 넓혀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더군다나 기업의 제조기술이 평준화되면서 제품 자체보다는 브랜드와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고, 디자인의 한 속성으로써 색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색에 대해서 감성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것을 이용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구매충동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컬러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컬러 마케팅(Color Marketing)


 '코카콜라'하면 빨간색이 떠오르고, 같은 콜라인데도 '펩시'하면 파란색이 생각납니다. '스타벅스'하면 초록색이 떠오르고 ' 같은 커피전문점인데도 '할리스'하면 빨간색이 떠오릅니다. 이처럼 어떠한 브랜드를 볼 때 로고와 브랜드의 특유 '컬러'를 함께 떠올리곤 합니다.


 이러한 컬러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한 가지 색만을 주로 사용한다거나, 고정관념을 부수는 파격적인 컬러로 고객과 소통함으로써, 상품 인지도 상승과 동시에 제품의 구매 충동을 유발하는 전략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컬러 마케팅은 쉬우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몇 가지 예를 통해 컬러마케팅이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커 듀오폴드(Parker Duofold)


 파커는 조지 새포드 파커(George Safford Parker)에 의해 1888년에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만년필 및 필기구 브랜드입니다. 만년필 전성시대의 최강자이자, 단일 모델 최다 판매량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독일의 '몽블랑(Montblanc)', 스위스의 '까렌다쉬(CARAN D'ACHE)가 있다면 미국에는 '파커'가 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화살모양의 펜촉이 유명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만년필은 남성만의 전유물이라고 할 정도로 남성들만 소유하고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과거에 글을 쓰거나 서명을 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남성이었으니 당연한 현상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만년필의 색상도 거의 검은색이었습니다.


 하지만 1921년 파커는 '듀오폴드(Duofold)'라는 빨간색 만년필을 선보입니다. 기존에 상류층 남성 위주의 검은색 혹은 갈색 만년필에서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립스틱을 연상시키는 빨간색 만년필을 출시한 것입니다. 이 제품은 출시와 더불어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기껏해야 남성용 만년필보다는 약간 얇은 검은색 만년필이 여성용으로 나오던 시기였으니, 여성들이 선호하는 빨간색을 활용한 빨간 만년필은 여성들에게 주목받기에 충분했던 것입니다.


 이 사례는 색으로 새로운 소비자와 새로운 수요,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킨 사례로 컬러 마케팅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이 케이스를 기점으로 많은 기업에서 기업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색을 골라 자신들이 원하는 기업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각인시키기 시작합니다.


[출처:https://www.parker.co.kr/]


빨간색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빨간색은 정열이나 적극성, 광기를 표현합니다. 또한 태양, 불, 피, 혁명 같은 것을 상징해서 나라를 표현하는 국기에 많이 사용됩니다. 또한 강렬한 이미지로 시선을 끌고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시선을 끄는 효과가 탁월하여 위험과 긴급, 경고를 알릴 때에도 많이 사용합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은 맥도날드, 롯데리아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많이 사용합니다.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빨강을 대표 이미지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이유는 빨간색이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헤모글로빈이 생성될 수 있도록 도우며 공복감을 불러일으켜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빨간색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컬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의 남브레타뉴 대학 심리학과 연구진이 레스토랑의 여성 종업원 11명에게 각각 다른 색상의 옷 다섯 벌을 번갈아 입히고 6주 동안 근무하게 한 결과, 붉은 옷을 입은 종업원이 팁을 더 받는 것으로 났고요. 미국 버지니아대와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상품을 소개할 때 배경을 붉은색으로 하면 고객들이 더 높은 값을 부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맥도날드(외부), 롯데리아(내부) 디자인_출처: 각사 홈페이지]


파란색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파란색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동서양이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서양에서 파란색은 우울하고 냉정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양에서는 보기만 해도 청량하고 시원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뢰감과 안정, 도전, 자유 등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색상입니다. 이로 인해 파란색은 브랜드 로고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이기도 합니다.


 젊음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파란색을 활용한 대표적인 브랜드는 '카스', '포카리스웨트', '펩시'등 시원함을 강조하는 이미지의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카스'의 경우 '하이트맥주'의 선전으로 고전하던 OB맥주가 단번에 '하이트맥주'를 따라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시원하게 포장된 파란색의 '카스'였다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포카리스웨트(POCARISWEAT)


 청순한 여인을 항상 컨셉으로 하는 '포카리스웨트'의 청량한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고현정, 심은하, 김소현, 손예진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신들의 등용문이 되는 광고로도 유명합니다. '포카리스웨트' 역시 파란색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청량감을 표현한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아래의 광고같이 겨울에 표현해도 추운 느낌보다는 깨끗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소비자와 소통에서 깨끗한 음료로 각인되는 거죠.

[2017년 포카리스웨트 광고_트와이스]


녹색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녹색은 노랑과 파랑의 중간색으로 평화, 안전, 중립을 상징하고 인체에는 가장 편안함을 주는 색입니다. 안전을 나타내는 곳에서는 안전과 진행, 구급, 구호의 뜻으로도 사용되고 대피장소, 방향, 비상구, 구급상자 등의 표지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녹색은 중성색에 속하므로 강렬한 느낌보다는 중성적 느낌을 띠고,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 격한 감정을 차분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항우울증제 같은 경우 초록색을 많이 사용하고 약물 자체가 가진 효과 외에도 색깔이 환자의 감정 균형을 잡아줘 마음을 안정시키는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네이버


 네이버는 이용자의 친근하고 믿을 수 있는 안내자가 되고자 하는 회사 철학을 담아 신뢰와 안정을 주는 컬러인 녹색을 대표 색상으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로고와 검색창에 녹색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네이버는 '초록창'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며 국내 최고의 포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풀무원


 바른 먹거리 하면 풀무원이 생각날 정도로 소비자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 있는 1등 먹거리 브랜드입니다. 1981년에 창립된 풀무원은 풀무원 자체가 주는 유기농 느낌 때문에 브랜드명만 들어도 녹색이 생각나는 브랜드죠. 그리고 CI도 창립 이후로 일관성 있게 녹색을 유지함으로 바르고 깨끗한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식품회사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 있습니다.

[풀무원 CI 변천사 _ 출처: 나무위키]


노랑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노랑은 자신감과 긍정을 의미하는 색상입니다. 색이 밝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교통표지판이나 각종 사인물에 자주 사용되는 색상입니다. 노랑이 인테리어에 적용되면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노란색을 사용하면 흰색보다 더욱 밝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시 많이 사용하는데요. 무엇보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바로 '카카오'입니다.


카카오


 2010년 3월 SNS 서비스로 시작한 '카카오'는 당시 SNS 업계의 후발주자였습니다. 그때 SNS로 유명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모두 파란색을 컨셉으로 사용했었는데 선점 기업을 따라가서는 소비자에게 인식되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차별화 정책으로 눈에 잘 띄는 노랑을 사용하여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것이죠. 그래서 실제로 2013년도에는 '노랑'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1위(잡코리아 조사, 대상 1,011명)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전략이 잘 먹힌 거죠.

 

 카카오 측은 노란색은 초콜릿 원료의 이름을 딴 '카카오'란 사명처럼 즐거움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도 눈에 잘 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작은 세심함으로 무장한 커뮤니케이션이 오늘날의 카카오를 만든 것 같습니다.


검정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검은색은 권력과 지배를 암시하는 동시에 우아함과 기품을 표현하는 색상입니다. 여성의 우아함과 남성의 정중함을 대표하는, 가장 보수적이고 품위 있는 색인 검정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샤넬(CHANEL)


 검정을 활용해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 브랜드는 바로 '샤넬'입니다. 물론 다른 색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톤앤매너는 검정과 화이트의 조화로운 만남입니다. 검정은 어느 때나, 다른 색들과 무난하게 어울리는 색으로 유행과는 동떨어진 색상입니다. 어떤 상황과 분위기에서도 세련된 멋을 나타내므로 모던한 감각으로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샤넬은 유명한 명품 브랜드이고 보수적인 전통을 지키려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검정의 이미지가 명품 샤넬의 고전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검정을 브랜드 대표 컬러로 내세우면서 흰색과 검은색을 조화시켜 깔끔하면서도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을 잘 살려내 명품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샤넬의 컬러]


mbc


 mbc는 공영 방송인만큼 시청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상징성을 검정이란 로고 색으로 나타냈습니다. 검은색은 색 자체의 무게감으로 가장 힘이 있고 깔끔하기 때문에, 중후한 매스컴의 확고한 이미지를 자아내어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검은색에서 나오는 세련미와 교양 있는 이미지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가지 색상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이 밖에 왕실의 색이라고 하는 화려함과 우아함의 상징인 보라색도 많이 사용되는 데 보라의 경우 자칫 잘못 사용하면 촌스러울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마켓컬리'처럼 잘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색상도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선택하는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LG전자도 Object collection이라고 해서 나오지만 소비자의 다양성을 인정한 제품은 2019년 출시된 삼성냉장고 브랜드 '비스포크'가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스포크(BESPOKE)


 당시 백색가전 일색이었던 가전 시장에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내놓은 '비스포크'는 맞춤 물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 네이밍의 아이디어는 '말하는 대로'라는 뜻을 지닌 bespeak에서 유래했다고 하고요. 비스포크는 냉장고 문 색상을 고객이 원하는 여러 가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어서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냉장고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개념을 제안했죠. 지금은 냉장고뿐만 아니라 가전 전반에 걸쳐서 브랜드가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이 소비자에게 어필이 돼서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키죠. 그래서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삼성전자 냉장고 판매량의 65%를 차지하는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비스포크 키친_출처:홈페이지]


 여담으로 저가제품의 마케팅 전략으로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는 색상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유치 찬란한 '알록달록한 컬러'입니다. 무채색보다는 자극적이어서 충동구매를 일으키기 쉽고, 강렬한 컬러에 비해 덜 질리기 때문에 재구매가 일어나기 쉽다고 합니다. 그 예로는 구매주기가 짧은 생활용품이나 문구류, 식품류 등은 형형색색의 컬러로 무장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젤리인 '하리보'를 생각하시면 될듯합니다.  


 지금까지 컬러를 사용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과 관련된 여러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쉽게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방법이니 만큼 활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이랑주 (2021).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지와인



발행일:                2022.12.06

최종 수정일: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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