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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i Whale Nov 07. 2024

법 앞에 서고 싶지만 법복은 싫어 by 검사이다

브런치북 리뷰 #1

검사이다 님의 [법 앞에 서고 싶지만 법복은 싫어]를 보면서 몇번이나 무릎을 탁 쳤다. 난 완전 검사이다 님의 팬이 되었다. 아! 이래서 내가 브런치 공모전도 떨어질 수 밖에 없구나 슬프지만 인정된다. 이 작은 나라에 무림의 고수는 왜 이다지도 많단 말인가!

이 책은 현직 검사가 들려주는 자유와 용서, 이해와 관용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특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검사가 그 힘을 무기로 쓰지 않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쓰는 분투가 와닿았다. 바른 싸움을 하기 위해 미움과 증오, 원망이 아닌 용서와 측은함, 이해의 눈으로 상대를 보는 그의 따뜻하고 성숙한 가치가 너무 멋있었다.  


매 회 심금을 울리는 글들이 많았지만, 오늘은 유독 '화'에 대한 얘기가 내 마음을 후벼팠다. 화와 관련한 여러 편이 있지만 변태 같겠지만, 더 화내주세요 에 대해 나누고 싶다. 내 것도 아닌데 너무 좋아서 자랑하고 싶다니!


나는 화가 많은 사람이고 당하고는 못살아라는 갑옷을 켜켜이 껴입고 땀을 찔찔 흘리는 쫄보다. 화에 있어서는 나름의 논리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 오랜시간 고민한 전문가인 것도 맞다. 꽤 많은 사람의 분노라는 야생마를 울타리 안에 넣어주는데 성공한 상담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삑하면 뛰쳐나오는 망나니 한마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검사이자 작가인 그녀는 재판장에서 구형을 하는 자신에게 화를 내는 피의자와 그들의 가족 또는 연인, 친구에 대해 '화를 내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는 그들의 무력함'에 대해 말한다. 그만큼 자신의 권한이 무거움을 진중하게 돌아본다. 존멋. 이어, '상대에게 강하게 원하는 것이 있는데 통하지 않을 때 약해진 사람은 화를 내기도 한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을 보면) 원하는 것을 상대가 주지 않아 상처입은 사람일 확률이 99프로 이다. 마치 우는 아기처럼 절박하다.'  라고 말한다. 자신 역시 타인의 화를 개인적인 미움으로 받아들이고 상처를 받았지만 '세상 누구도 그 사람을 진심으로 마주 보고 미워하는 사람은 없다. 나에게 피해를 주려고 태어난 사람도 없다. 그저 삶이 힘들어서. 원하는 것을 그 사람이 주지 않아서 애원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나에게 화를 내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애원한다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나의 분노를 누그러뜨린다. 나에게 피해를 주려고 나를 화나게 하려고 태어난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나 역시 애원하는 아기 였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뭐야. 이 검사님. 똑똑한데 글도 잘 써, 생각은 또 왜캐 멋쪄!   


 아!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이 너무 많다!  부끄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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