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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Apr 23. 2020

한국기자협회 이달의기자상


우리 회사가 시리즈로 보도했던 'n번방 추적기'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받지 못했다. 대신 이를 최초 보도한 한겨레가 상을 탔다. 이렇게 말하기 부끄럽지만 한겨레가 n번방을 수면위로 올렸다면 n번방 추적기는 추적단 불꽃과 함께 6개월 간 n번방의 실태를 추적해 많은 이들이 그 존재를 알도록 했다.


한겨레 기자분이 출연한 KBS '저널리즘J'에서 우리 기사를 선정적이라고 신나게 까댔지만 그 실태 자체가 선정적인걸 어쩌라고. 악마들이 악마짓을 하고 있는데 이를 전달할 때는 공자님 행세를 하라고? 그냥 탁상공론일 뿐이다. 최초 한겨레 기사 나오고 나서는 왜 국민적 반향이 없었는지?


여성가족부장관은 한겨레와 국민일보 두곳의 언론사에 감사편지를 보냈고, 정당에서 마련한 토론회에도 양 사의 기자가 함께 참석해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누가 공이 더 크다는 게 아니고 두 언론사 모두 각자의 방법과 타이밍으로 n번방 이슈를 키웠고, 소름끼치는 범죄자를 고발했으며 법 제정으로 이어지게 했다고 생각한다.  



왜 상을 못 받았나 생각한다. 고매한 교수님들께서 우리 기사가 지면에 안 실렸다고, 아니면 제목이나 표현이 좀 거칠다고 생각했을 수 있겠다. 근데 너무 기준이 올드하지 않은가. n번방 추적기 기사가 분명히 이번 사태에 분명히 기여한 바가 있는데 도대체 기협은 어떤 기준으로 상을 주는 건가.


따져보면 기협은 원래 그랬다. 정해진 형식과 포맷의 딱딱한 기사 위주로만 상을 준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기협이 매체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매달 꼬박꼬박 돈을 내는데도 도대체 기협이 내 피같은 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도 의문이고. 이달의 기자상 말고 평소 도대체 뭘 하는 집단인지도 모르겠고.


이런 생각까지 해선 안되겠다만 기협 회장이 한겨레 출신인 게 자꾸 눈에 들어온다.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강력추천했다던 김동훈 씨가 현재 기협 회장이다.


몇달간 n번방 취재에 매달렸던 특별기획팀의 노력이 안타깝고 아쉬워서 눈물날 것 같다. 어차피 기협에 관심 없었는데 더 그렇게 될 것 같다. 본인들이 제대로 기자들을 대표하고 있는지, 고루한 기준에 갇혀 기자양반들의 친목단체 이상도 이하도 안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나. 한국의 퓰리처상은 무슨 얼어죽을!!




<n번방 추적기 시리즈 기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327469&sid1=prj&sid2=0090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327543&sid1=prj&sid2=0090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342743&sid1=prj&sid2=0090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7559&sid1=prj&sid2=0090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7854&sid1=prj&sid2=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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