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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Oct 05. 2020

BTS는 군대도 '알아서' 할 것이다

손에 든 숟가락 내려놓으세요 의원님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은 최소 두 차례 이상 병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우선 지난해 4월 미국 CBS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 진행자 세스 돈이 군 복무에 대한 견해를 묻자 BTS 멤버 진은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언젠가 (국가의) 부름을 받으면 달려가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 네 번째 정규앨범 'MAP OF THE SOUL : 7'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진은 "입대 관련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거라 생각이 든다. 아시다시피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그리고 사실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운데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다. 만약 결정되더라도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의 속마음은 모르겠다. 여론을 고려한 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많은 팬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군 복무 의지와 소신을 밝힐 정도로 건실하고 멋진 청년이다. 어떻게 되든 BTS 멤버들과 소속사가 상의해 결정할 일이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BTS는 10년간 60조원, 올 한해 약 6조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 대기업 현대자동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한류 스타 BTS의 경제 효과다. BTS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1조7000억원의 파급효과를 단숨에 가져왔다. 신성한 국방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사명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총을 들어야 하는건 아니다. 과학기술이 미래를 책임질 국가 기간 산업이기에 예외를 둔다면 한류야말로 미래 국가 전략 산업이다. 예술 체육 분야가 문화 창달과 국위선양 측면에서 혜택을 받는다면 BTS야말로 당사자가 돼야할 것이다. 객관성, 공정성이 우려된다면 여러 전문가로 이루어진 문화예술공적심의위원회를 꾸려서 판단하면 된다. 해외 독도 홍보와 같은 국가적 홍보에 일정기간 무보수로 참여시키면서 그 가치를 더욱 잘 활용해가는 방법도 있다. 이 자랑스런 청년들이 국익에 어떻게 더 도움 될 수 있을지 함께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BTS와 아무 상관도 없는 국회의원이 나서서 BTS를 들먹이자 또 병역 이슈가 핫한 모양이다. 그 의원은 BTS가 군대에 안 간다면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다는 무례한 청사진까지 맘대로 내뱉었다. 황당하다. 이들 성공에 지분이라도 있으세요? 약간의 생색과 '나도 BTS 알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인 것 같은데 BTS가 아니라 민주당 스스로를 띄우려는 그 의도가 너무나 빤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왜 꼰대들은 자꾸 BTS를 애국의 도구로 치환하는 걸까. 그냥 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춤과 노래로 메시지를 전하고 전세계 팬들이 이에 반응하고 있을 뿐인데. 경제적 효과나 애국심 다 내려놓고 BTS 자체를 응원한다면 이렇게 막 얘기 못한다. 아니나다를까 기사가 뜨자 애꿎은 BTS를 욕하는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우선 BTS 멤버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좀 둡시다. 손에 든 숟가락 좀 내려놓으시고. 똑똑한 아미들이 절대 고마워 하지 않아요 의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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