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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Nov 15. 2020

다니엘 튜더


혜민스님 논란 가운데 짚고 넘어가야 할 사람이 하나 있다. 혜민스님이 지분 67%를 가지고 있는, 코끼리 명상이라는 앱의 2대 주주인 다니엘 튜더다. 나는 그가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일하던 때부터 너무 팬이었다. 박노자 교수와는 다른 결로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병폐를 예리하게 짚었기 때문이다. 언시생 시절 그의 중앙선데이 칼럼을 자주 보며 필사도 했다. 


옥스퍼드를 나온 엘리트이자 한국을 너무 사랑해서 주저앉은 그는 이코노미스트를 퇴사하고 수제 맥주 회사인 더부스 부르잉 컴퍼니를 창업했다. 한의대 출신인 김희윤·투자자문사 출신 양성후 부부와 함께였다. “한국 맥주가 대동강 북한 맥주보다 맛없다”는 발언을 한 그답게 주력 메뉴는 대동강 페일에일이었다(직접 마셔봤는데 강물을 들이키는듯한 경건한 느낌이 들었다). 대동강 페일에일엔 대동강 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식약처가 통관 허가를 안내줬고, 결국 '동'자를 뺀 '대강' 페일에일로 불렸지만.


그들은 2014년 용산구 경리단길에 작은 펍으로 시작해 한때 연매출 120억원 규모로 회사를 키웠다. 다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경영 미숙 등으로 지난해에는 본사 직원 15명을 한꺼번에 부당해고하고 전 직원의 4대 보험까지 체납해 비판을 샀다. 김희윤 대표 등은 최근 사기 혐의로 고소도 당했다고 한다.



다니엘 튜더는 무려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실 정책 자문 역할도 맡았다. 그랬던 그가 언제부터 더부스와 선을 그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는 현재 혜민스님과 명상 앱을 같이 만들고 있다. 크로코다일 유튜브에서 보고 직접 앱을 다운받았는데 잔잔한 노래 몇개에 소설을 읽어주거나 하는 별거 없는 앱이었는데 한달에 6000원을 내야 모든 컨텐츠를 들을 수 있었다. 기존 명상앱인 메디토피아나 슬립사이클과 매우 유사한 디자인과 구성이다. 여기에 일부 전문가의 목소리만 조금 넣고 한달에 이 돈을 받는 건 좀 과도해 보였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는 혜민스님의 앱 소개를 따져보면 더 그렇고.


다니엘 튜더가 쓴 책과 칼럼을 거의 다 섭렵한 팬으로서,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한국에서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다만 자꾸 이상한 쪽으로 빠져 잘못된 길을 걷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섹스칼럼니스트 곽정은과 사귄다고 했을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무튼 이번 논란을 딛고 그가 좀더 행복해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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