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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Jan 06. 2021

경찰과 정인이 사건의 가담자들



난 양천경찰서장이 물러나는 걸 보고 으잉? 했다. 그가 대기발령을 받아서 향후 제2, 제3의 정인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효용이 있을지 몰라도. 다른 경찰들이 반면교사로 삼아 더 열심히 일해서 아동학대를 포함한 질 나쁜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까? 효과가 세달도 안 간다고 본다. 



경찰은 양천경찰서장 후임으로 여성청소년분야에 능통한 서울청 총경을 발령했다. 웃음 포인트다. 아니 양천서가 아동 문제만 담당하는 곳도 아닌데 큰 사건 터지니까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아동 전문가를 수장으로 보내면 끝인가? 땜질 처방의 끝을 보는 듯 하다. 



경찰은 아동학대 매뉴얼도 제대로 만들지 않은 상태다. 여론이 들썩대자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식으로 끝낼 거 같아 우려스럽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을 앞두고 경찰이 민감한 게 맞고, 정인이 사건에서 매우 중대한 돌이킬수 없는 실수를 한 것도 맞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고루한 제도와 요지부동 관행을 바꿔야 하는데 아무리 그렇대도 사람만 경질하면 되나 싶다. 우리 지역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찰이 많다고 들었다. 운에 의한 경찰자치가 아니고 시스템과 제도에 의한 범죄 예방이 맞지 않나. 


또 하나. 왜 경찰만 책임을 지나? 어찌보면 기독교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문제가 된 화곡동의 한 소아과, 홀트아동복지회의 매너리즘과 방관이 한데 모여 낳은 결과인데. 복지회는 사과문만 딸랑 한 줄 내고 말았던데, 자꾸 드러나지 않은 모종의 가담자들이 책임 떠넘기기로 묘하게 사안을 피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커진다. 정인이 이름으로 굿즈 팔아먹는 사람도 있는데, 헬조선은 점점 더 지옥처럼 변해간다.



왜 우리는 달라지지 않을까. 송파 세모녀 사망 사건 이후 국회는 너도나도 복지강화법을 국회에서 발의했지만 취약 계층의 삶은 그대로다. 5000만명이 넘게 사는 나라에서 다양한 사고가 나겠지만 문제는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확충하고,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이는 건데 왜이렇게 우리는 이모양 이꼴인가. 이슈가 터지면 반짝하는 우리의 냄비근성 탓도 있겠다만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다이내믹 대한민국이 원망스러운 요즘이다. 이 부분은 추후 글에서 좀더 다뤄 보겠다. 정인이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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