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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Jul 16. 2021

박성민 청년비서관을 위한 변명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456484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관련 기사를 썼다. 큰 건 아니고, 청와대 입성 3주만에 첫 작품을 내놨다는 거였다. 보호종료아동 지원방안이었다. 혼자 한게 아니고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와 협의해서 지원안을 주도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얘기를 들었고 전국민적 관심이 박 비서관에 쏠려있으니 얘기가 된다 싶었다. 지면용은 아니고, 인터넷으로 썼다. 20대 대학생으로 1급 상당 비서관이 된 그에 대한 청년층의 울분과 분노를 십분 이해한다. 취업준비도 안해 본 사람이 어떻게 청춘의 고통을 공감할수 있느냐는 지적도 옳다. 그래도 일단 박 비서관에게 일해볼 기회는 줘야하지 않나 싶었다. 


이번 기사를 취재하며 보호종료아동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만18세에 바로 사회로 내던져지는 청년들이다. 기사 댓글에는 다 큰 성인을 왜 지원해주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어디에도 기댈곳 없이 곧바로 자립해야 하는 청춘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꼭 필요할 듯 싶다. 이런 정책에는 내 세금이 아깝지 않다.


기사가 나간 뒤 다음날 조선일보가 이를 꼬는 기사를 하나 올렸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3627030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해당 기사에는 또 악플이 쇄도했다.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이 이번에는 ‘공무원 노력 가로채기 논란'에 빠졌다. 최근 정부 9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보호아동종료 지원 강화 방안 프로젝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언론에 “박 비서관이 주도했다”고 설명하면서다. 


논란은 14일 국민일보의 보도로 시작됐다. 이 매체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박 비서관이 주도해 보호아동종료 지원 강화 방안을 준비한 게 맞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졌다. 오래 전부터 정부가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정책이 ‘낙하산’ 1급의 공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호종료아동 지원 강화 방안은 국무조정실·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교육부 등 9개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런 대형 정책을 청와대에 들어온 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박 비서관이 총괄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모든 정책은 협업에 의해 이뤄진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혼자 정책을 만들 수 없다. 실무자와 협의를 거치고, 세부적인 디테일을 고려하고 법적인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 보호종료아동 정책은 연관된 부처별로 나름대로 고민을 가지고 있던 오래된 숙제였다. 다만 박 비서관도 관련 정책에 분명 관심이 많았고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3주간 열성을 다해 보호종료아동 정책을 챙겼다고 한다. 그만큼 발표에 속도가 붙었다는 게 정부 쪽의 얘기였다. 기사에도 박성민이 주도했지만 정부와 협의를 거쳤다고 분명히 명시했다. 


청와대 사람들은 이를 별로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따로 확인하고 수차례 채근해서 나온 워딩이었다. 그러다보니 괜히 미안해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박 비서관이 관심을 갖고 자주 연락하며 젊은 관점에서 디테일을 잡고, 기사가 나오고 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게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했다. 자화자찬이라 까기엔 정부 내 정책 결정 구조와 협업 과정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싶었다. 커뮤니티 반응만 긁어와서 쓰는 기사 수준을 보면 뭐 답나오겠지만.


부동산을 포함해 현 정권의 실책은 분명히 까야한다. 잘못한 건 매섭게 지적하고 욕해야 한다. 인사 참사 반복되는 것, 분명히 비판받아야 한다. 다만 잘하는 건 또 잘했다고 얘기하고 인정하면 좀 어떤가. 칭찬할건 하고 깔때는 또 까고. 그러면서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것이다. 


박성민 비서관도 본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어떤 지점에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는지도. 청년비서관이라는 자리 자체가 애매하고, 주거 복지 노동 등 청와대 정책실 내 온갖 부서와 연관돼 있다보니 눈치도 보이고 아무리 일해도 성과가 안 보이는 직일 수 있다. 재보선 참패로 놀란 청와대가 요식행위로 박 비서관을 자리에 앉혔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지켜보는 건 어떨까 싶다. 공직 생태계를 교란하는 젊고 어리고 경험없는 대학생이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안에서 어떻게 일하고 노력해서 청년층의 삶을 조금이나마 낫게 해줄 정책을 들고 나오는지. 좌절하고 부딪치고 일을 안하면 그때 가서 욕하는 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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