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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Jul 25. 2021

제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소개합니다


네이버 기자 페이지(https://media.naver.com/journalist/005/36815) 구독자가 오늘 2000명을 넘었다. 2015년 6월 만들어진 기자 페이지는 2년 후인 2017년 개편됐는데 그때부터 구독과 좋아요, 응원시스템을 도입했다. 뉴스 독자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취지였다. 4년 만에 구독자가 2000명을 넘은 것이다. 참 오래도 걸린다. 아마 지난해 1년간의 온라인뉴스부 생활이 구독자 증가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루에 적게는 5~6개 많게는 20개가 넘는 기사를 썼는데 많이 노출되면 그만큼 독자도 많아지고 구독자도 올라간다. 참고로 구독이나 응원수가 높다고 인센티브나 이런건 딱히 없다. 그냥 내가 무슨 기사를 쓰면 최소 2000여명이 보겠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다.


네이버는 기자페이지를 만들면서 "뉴스를 만든 생산자와 이용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했다. 또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의 접점을 높일 수 있도록 기자 개개인의 브랜딩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다만 네이버의 자의적 뉴스 편집에 대한 여론과 정치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도 담겼다. 


 

페이지가 생겨서 일단 편리하다. 과거 내가 쓴 기사를 찾아보기도 편하고, 한주마다 많이 읽은 기사 2개씩 맨 위에 박제가 되어서 챙겨볼 수 있다. 최근 한달간 기자가 몇개의 기사를 썼는지, 어느 분야의 기사를 썼는지가 집계되고, 내 구독자의 신상(나이와 성별)도 뜬다. 청와대 출입인 나는 주로 정치 기사를 쓰는데 구독자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성비가 거의 비슷하다. 40~50대가 확실히 정치에관심이 많다보니 구독자 가운데도 비율이 높았다. 그래서 그런지 대통령이나 청와대 기사를 쓰면 비난 댓글이 95%를 넘는 것 같다. 구독자가 아니라도 댓글을 달수는 있지만, 가끔 청와대 발표를 그대로 쓰면 "실망이네요 구독취소합니다"하는 댓글을 왕왕 보았다. 네이버는 다음과 다르게 보수 성향의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정권이나 민주당을 비판하는 기사를 많이 쓰면 구독과 응원도 금방 늘어나는 것 같다.


신문 구독자가 줄고,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스타 기자라는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 세기말 까지만해도 스타 기자는 단독을 잘하고 출입처를 장악해서 쥐락펴락하는 그런 기자였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권력의 비리나 비위를 포착하거나 미진한 경찰 검찰 수사를 파헤쳐 억울한 이의 상처를 풀어주는 그런 기자들이 스타 기자였다. 이제 조금 개념이 달라진 것 같다. 출범 초기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JTBC 기자들의 모습, 유튜브나 책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기자들, 방송과 라디오에 자주 출연해 현안을 짚거나 자신만의 컨텐츠(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남기자의 체헐리즘’은 네이버 구독자수 5만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를 가진 기자들이 뜨고 있다. 



어찌보면 정치부 사회부 등 요직에서 취재원들과 매일 술을 마시고 특종을 찾아 끈질끼게 따라붙는 전통적 기자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뉴노말 기자들이 등장했다. 만약 과거였다면 이른바 뼈기자들은 유튜브를 하거나 책을 내거나 자신만의 명패를 달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얘기 안된다" "취재 못한다"고 욕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문제는 한국의 각 언론사가 이런 스타기자를 키워서 조회수를 올리려고 발버둥 치지만 내부에선 아직도 전통적인 기자상을 강조하는 옛날 기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니 스탠스를 어느 한쪽에 두지 못하고 애매하게 걸쳐두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자들이 남형도기자 같이 온라인 시대에서 성공한 기자를 부러워하면서도 전통적인 인기 부서-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등-에 가고 싶어하고, 온라인뉴스부나 디지털부를 기피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들은 재밌는 소스들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잘 팔아먹어야 할까 고민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온라인 부서와 현장 부서간 벽이 생기고, 서로를 향해 "시대가 어느때인데 아직도 참기자 운운하고 있어" "조회수에 눈이멀어 품격을 떨어뜨리는 놈들" 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환장하지 않을수 없다.


아무튼 구독자가 3000, 4000명을 넘어 1만명이 언제 될지는 모르겠다만 열심히 해서 더 많은 독자 혹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요새는 악플을 읽어도 마음이 편한데 아무 관심 못받는 것보다는 욕이 달리는 게 낫기 때문이다. 똑같은 정부 발표라도 야마를 다르게, 제목을 바꿔서, 리드를 좀 특이하게 쓰든가 굳이 단독이 아니더라도 시각을 좀 달리해서 과거 사례와 묶어 보든가. 새로움이 생명인 시대에 살아남을 방법을 더 고민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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