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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dy Jul 25. 2019

김제동 고액 강연, 문제가 뭔데?


사실 김제동 강연료 논란은 김제동을 탓할 사안은 아니다. 이념과 줄타기의 영역을 떠나 김제동은 본인의 몸값을 올렸고, 수요자가 스스로 값을 주고 그를 구매한 거다. 지극히 당연한 자본주의의 영역이다(김제동이 컨텐츠가 있느냐 여부는 별개다. 강의 한번 듣고 토하며 나온 적이 있기 때문에.. 혜민스님 급이었다) 다만 문제는 대덕구청인데, 해명이 기막히다. 구 자체 예산이 아니고, 정부 공모 사업으로 모인 혁신교육지구사업 예산을 쓰기 때문에 문제가 안된다는 거다. 지자체 예산이 아니고 국비라 괜찮다니 제정신인가 싶다.


궁금해서 혁신교육지구사업을 찾아봤다. 어린이·청소년이 학교와 마을에서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와 교육청, 구청, 지역사회, 학교가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국가, 지자체, 지역기관 등 민관학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아이를 키우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언뜻 떠올려도 돈 쓸 곳이 많다. 학교 밖 아이들, 급식과 체험학습 등 예산 나갈곳 투성이다. 그런데 그 소중한 돈(1억 5000만원)의 10%가 넘는 금액 갓 1시간 넘는 강연에 쏟아 붓겠다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모시기 어려운 유명인사를 불러 아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심어준다고 해명하기엔 너무 돈을 막쓰는 것 아닌가. 기회비용을 고려한다해도 대덕 아이들에게 더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자치교육의 기회를 줄수 있는 방안이 무궁무진할 터인데.  



내가 사는 곳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재발할때마다 내 소중한 세금을 중앙 정부나 지자체가 지멋대로 쓰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괴롭다. 김제동 강연을 기획하고, 성사하고, 신나서 회의하고 회식하고 하면서 가졌을 대덕구청의 뒤틀린 자부심이 놀랍고, 무섭다. 달콤한 말 하나, 허공으로 사라지는 조언 한줄 듣기엔 우리 모두가 하루하루 밟혀가며 악착같이 내는 세금이 너무너무너무 아깝다. 김제동 팬클럽이 '선한 영향력'을 운운했다는 데, 나같으면 강의 안 가고 그돈으로 더 좋은 대덕의 자치교육을 만들어 달라고 하겠다. 사기업 강연도 아니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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