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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트럼프!!!

by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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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가기 전날, 나는 일찍 잠에 들었다. 꿈이 생생히 기억나는데, 경기 부천의 한 골목길에 빵집을 냈다. 별의별 시도를 해본 결과 새로운 맛의 빵을 냈고, 손님이 미어터져 성심당과 경쟁을 하는 그런... 개꿈이었다. 새벽에 기차를 타야해서 깼는데 느낌이 좀 싸했다. 동생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형, S&P 500 지수 봤어?" 곧바로 증권사 앱을 켰다. 아니 이게 무슨..


KakaoTalk_20251011_091317508.jpg 숫자는 지웠다.


분명 전날 오전까지 3%대를 넘던 나의 S&P 500 주식 수익이 곤두박칠치고 있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약 190만원 정도 수익을 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10만원대로 급전직하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바로 뉴스를 찾아봤다. 결국 또 트럼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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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오는 11월 1일부터 현재 부과하고 있는 관세에 더해 10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힌 거였다. 공식 기자회견이나 이런거도 아니고,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던진 얘기였다. 트럼프는 이미 같은 날 올린 다른 게시물에서 중국의 잇따른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전례 없는, 엄청난 무역 적대행위”라고 비판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같은 재테크 초보에겐 또 한가지 의문이 든다. 대중국 관세 인상이 왜 내가 적립식으로 사고 있는 S&P 500 주식에 나쁜 영향을 미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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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SNS 게시물 하나에 S&P 500 지수가 하루 만에 2~3% 넘게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그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단지 “올리겠다”는 발언 하나였는데, 시장이 이토록 민감하게 흔들린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관세라는 건 결국 ‘세금’이다. 기업이 외국에서 물건을 들여올 때 붙는 추가 요금인데, 이 세금은 대부분 가격에 그대로 전가된다. 예를 들어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부품을 사올 때 10% 관세가 붙는다고 하자. 그러면 부품 가격이 올라가고, 결국 완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애플이 이익을 유지하려면 소비자에게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이키 운동화도 마찬가지다. 신발끈, 고무창, 원단 대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나오는데, 관세가 붙으면 원가가 상승하고 마진이 줄어든다. 소비자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고, 안 올리면 회사 이익이 줄어든다. 어느 쪽이든 기업 입장에선 악재다.


문제는 이것이 한두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S&P 500에 포함된 미국의 주요 대기업 상당수가 중국과 거래를 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중국에서 조립하고, 테슬라는 상하이에 대규모 공장을 두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 반도체를 팔고, 스타벅스는 중국을 주요 성장 시장으로 삼는다. 이런 회사들이 한꺼번에 ‘비용 상승’이라는 같은 방향의 타격을 받으면,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건 당연하다.


트럼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첨단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단순히 세금 문제가 아니라 매출 문제로 번진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회사는 인공지능 칩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제품의 수출이 제한되면, 회사는 거대한 시장을 잃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국 기업에 제공하던 회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의 발언 이후 반도체, IT, 산업재 기업 주가가 가장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관세와 수출 제한은 동시에 두 가지 축을 건드린다. 하나는 기업의 ‘비용 증가’, 다른 하나는 ‘매출 감소’다. 기업이 돈을 덜 벌면 투자자들은 그 주식을 팔기 시작한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미래의 이익을 미리 반영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 실적이 나빠질 것 같다는 인식이 퍼지면, 아직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도 주가는 떨어진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반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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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측면에서도 관세는 불안 요인이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라가기 쉽다.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올리고, 나이키가 신발 가격을 올리면, 전자제품과 의류 물가가 동시에 상승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이 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다.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기업의 대출 비용이 늘고,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다. 경기는 식는데 물가는 오르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


결국 시장은 이 모든 가능성을 한꺼번에 계산한다. 이런 구조가 될 것이다. 관세가 오르면 원가가 상승한다 → 물가가 자극된다 → 금리가 장기간 높게 유지된다 → 기업 실적이 줄어든다 →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복잡한 고리가 트럼프의 발언 몇 마디에 순식간에 떠올랐고,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현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얼마나 밀접하게 엮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이제 단순한 제품 라벨이 아니라, 미국 경제 구조의 일부가 되었다. 그 연결 고리를 한 번에 끊겠다는 말은 곧 글로벌 공급망의 대혼란을 예고하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결국 S&P 500의 급락은 시장이 미리 겁을 먹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관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과 소비자의 지갑,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연쇄 반응의 출발점이다. 트럼프의 한마디는 그 연결고리를 건드린 것이고, 시장은 즉시 그것을 숫자로 보여줬다. 말 한마디에 흔들린 주식시장은, 결국 ‘경제는 심리’라는 오래된 진실을 다시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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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개미는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내 피같은 돈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손이 떨리고, 마음이 아프다. 나 역시 새벽부터 계좌에 찍힌 숫자를 보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러나 이럴수록 더 냉정해져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역사를 조금만 돌아보면 이런 일은 낯설지 않다. 2018년 트럼프가 처음 ‘무역전쟁’을 언급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다우지수는 단 하루 만에 600포인트 이상 빠졌고, S&P500도 3% 가까이 떨어졌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뒤에는 다시 반등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장은 정치적 발언보다 실제 경제의 흐름을 더 오래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시적 충격, 그러나 구조적 위기는 아니다


지금의 하락은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충격이지, 경기 침체의 신호는 아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주요 종목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이번 급락은 실적이 나빠서 떨어진 게 아니라, 말 한마디 때문에 놀란 것에 가깝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항상 ‘팩트’로 회귀한다.


내가 세운 원칙 : 팔지 말고,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라


이럴 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공포에 팔아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S&P500은 30% 넘게 폭락했다. 그러나 그때 손절하지 않고 버텼던 사람들은 1년 반 만에 손실을 모두 회복하고, 오히려 두 배 가까운 수익을 냈다. 반대로 ‘지금은 끝났다’며 팔아버린 투자자들은 다시 시장에 들어오지 못했다.


지수 투자는 ‘타이밍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의 싸움’이다. 매일매일의 등락을 예측하려 들기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장기 목표에 맞는지 점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우선 현금 비중. 생활비 6개월치 이상은 현금으로 보유하자. 급락이 올수록 ‘현금이 기회’가 된다. 신용이나 CFD로 투자 중이라면, 변동성 구간에서는 빚을 줄이는 게 안전하다. 한 나라나 한 업종에 치우쳐 있다면 ETF나 배당주를 섞어 분산을 높이는 게 좋다.


장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다


지수형 ETF에 꾸준히 투자해온 사람이라면, 지금은 매수 기회로 볼 수도 있다. S&P500은 10년 넘게 ‘조정과 회복’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연평균 9~10%의 수익률을 유지했다.


예를 들어, 2016년 미국 대선 때도 트럼프 당선 소식에 S&P500 선물지수는 한때 5% 넘게 빠졌다. 그러나 그날 뉴욕증시가 열리자마자 분위기가 바뀌었고, 한 달 후에는 오히려 8% 상승으로 마감했다. 정책 리스크는 결국 ‘일시적 공포’였을 뿐이다.


비슷하게, 이번에도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협상용 압박 카드인지 확인할 때까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과 미국 소비가 견조하다면, 장기적으로는 결국 회복세를 탈 것이다.


환율과 섹터도 함께 보라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도 변수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 가치가 올라간다. 이 경우 원화 기준으로는 손실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S&P500 ETF를 10% 하락장에서 보유하고 있었더라도, 같은 기간 달러가 원화 대비 5% 올랐다면 실제 계좌의 손실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이처럼 환율은 해외 지수 투자자에게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다만, 미중 갈등이 길어질 경우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자동차·기계 업종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방어적인 섹터(헬스케어, 유틸리티, 소비재 등)나 배당 ETF로 일부 비중을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결국 중요한 건 ‘내 원칙’


이럴 떄일수록 자기 자신만의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신만의 룰을 정해야 한다. 우선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한다면, 이번 달도 똑같이 한다. 급락했다고 더 사고 싶다면, 분할로 나눠 산다. 손실을 보더라도, ‘내가 왜 이 ETF를 샀는지’를 다시 떠올린다. 투자는 결국 심리 싸움이다. 시장은 늘 요동치지만, 그 안에서도 원칙을 지킨 사람이 결국 이긴다.


트럼프의 한마디는 시장을 흔들었지만, 당신의 인생을 흔들 필요는 없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변동성을 동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성장 방향으로 움직인다. S&P500 지수에 투자한다는 건, 미국 경제 전체의 성장에 베팅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단순하다. 뉴스에 흔들리지 않고, 계획을 다시 점검하며, 시간이 복리로 일하게 두는 것. 공포는 언제나 가장 좋은 매수 타이밍 근처에 있다. 지수 투자자는 ‘떨어졌을 때의 자신’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시장의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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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를 시작하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엔 경제 뉴스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었다. 미국 금리가 오르든,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든, 다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 같았다. 뉴스앵커가 뉴욕증시 상승 마감이라고 말할 때면,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겼다.


그런데 재테크를 시작하고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S&P500 지수를 조금 사고 나니까, 갑자기 미국 증시가 내 일처럼 느껴지는 거다. “오늘은 애플이 올랐을까? 엔비디아는 또 신기록을 세웠을까?” 출근길 지하철에서 뉴욕증시 종가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 전까진 “경제는 어려운 사람들만 보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경제 뉴스 한 줄에도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재테크를 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주식이 단순히 숫자 싸움이 아니라는 거였다. ‘경제’라고 하면 차갑고 딱딱한 숫자들만 떠오르지만, 그 숫자 뒤에는 늘 사람들의 심리가 있었다. 트럼프가 관세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주가가 급락하고, 전쟁 뉴스가 뜨면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여 금으로 몰려가는 걸 보며 느꼈다. “아, 이건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의 문제구나.” 그때부터 뉴스 하나하나가 다 흥미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잘 나왔다고 하면, “그럼 연준이 금리를 안 내리겠네?” 하고 스스로 추측해본다. 일본 엔화가 급락하면, “한국 수출기업엔 호재인가?” 생각이 이어진다. 그냥 뉴스 소비자가 아니라, 뉴스가 왜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스스로 해석하는 사람이 된 느낌이다.


처음엔 어렵다고 느꼈지만, 경제 공부는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 철강·건설주가 움직이고, 미국 소비가 늘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문량이 늘어나고, 중동의 전쟁 소식이 들리면 국제유가가 오르며 물가가 들썩인다. 하나의 뉴스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걸 보다 보면 “이야, 세상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었구나” 싶다.


어느 날은 달러 강세 때문에 내 ETF 수익이 올라가고, 다른 날은 엔화 약세 덕분에 일본 여행을 싸게 다녀온다. 그렇게 내 일상 속 소비와 여행, 물가, 투자까지 모두가 하나의 경제 이야기로 엮여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공부라기보다 세상을 읽는 재미로 바뀐다.


재테크를 막 시작할 때는 솔직히 돈을 벌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이제 돈 좀 불려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수익보다 시야가 넓어지는 즐거움이 더 커졌다. 뉴스에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하면, 그냥 “망했네”가 아니라 “왜 떨어졌을까? 금리? 환율? 국제 정세?”를 생각하게 된다. 예전엔 스크롤을 넘겼던 기사들이 이제는 머릿속에서 퍼즐처럼 맞춰진다.


이제 세계가 거대한 경제 그래프처럼 느껴진다. 미국에서 누가 금리를 올리면 한국의 부동산과 내 통장까지 영향을 준다. 예전 같으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했겠지만 이제는 “아, 그래서 원화가 약세였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가’를 스스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걸 알게 된 순간, 돈보다 더 큰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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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아는 건 결국 ‘나를 아는 일’


경제 공부는 세상을 아는 일 같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아는 과정이기도 하다. 주식이 떨어질 때 내가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수익이 났을 때 얼마나 들뜨는지, 그 심리를 들여다보면 내 성향이 보인다. 어떤 사람은 하락장에도 침착하고, 어떤 사람은 1%만 빠져도 잠을 못 잔다.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게 곧 ‘나만의 투자법’을 찾는 과정이다. 그래서 경제 공부는 결국 자기 공부가 된다.


재테크를 시작하고 나니 세상이 훨씬 넓어졌다. 미국의 한마디, 일본의 움직임, 중국의 정책이 이제는 내 지갑과 삶에 직접 연결된다는 걸 느낀다. 예전엔 뉴스가 멀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 뉴스가 내 일기처럼 다가온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재테크가 결국 세상을 배우는 통로가 된 셈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주식은 돈의 언어가 아니라 세상의 언어다.” 그 언어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게 참 재미있다.


요즘에는 내 주식 하나하나가 트럼프의 입에 달려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의 한마디에 환율이 오르고, 증시가 요동친다. “중국에 관세를 매기겠다”는 말 한마디에 반도체 주가가 미끄러지고,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겠다”는 발언에 에너지주가 들썩인다.


예전엔 먼 나라 정치인의 발언이 내 삶과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트럼프의 트윗 한 줄에도 내 계좌가 반응한다. 그가 언제, 어떤 톤으로 말을 꺼내느냐에 따라 오늘의 수익률이 결정되는 걸 보면, 정말 세계 경제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실감한다. 그래서 요즘은 트럼프가 조금만 더 안정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입이 잠시만 조용해도 시장이 숨을 돌리고, 나 역시 마음이 좀 편해질 것 같다.


나는 일단 매도를 하지 않고 관망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터다. 관세 기사를 열심히 찾아보면서, 미중 관계를 더 공부해야겠다.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내 돈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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