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8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7년까지 미국의 국방 예산을 50% 이상 늘릴 것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연간 최고 수준인 9,010억 달러에서 약 1조5천억 달러로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트럼프는 수요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이번 증액으로 미국이 “꿈의 군대(dream military)”를 건설할 수 있다며, 재원은 관세 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혼란스럽고 위험한 시대에 국가의 이익을 위해, 2027년 우리의 군사 예산은 1조 달러가 아니라 1조5천억 달러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이어 “관세와 그로 인해 들어오는 막대한 수입 덕분에, 1조5천억 달러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규모 국방비 증액 제안은,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 동안 외교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군을 점점 더 적극 활용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미군은 수요일, 제재 위반 혐의로 대서양에서 러시아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강경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이 진행된 지 며칠 만의 일이다.
또 백악관은 화요일, 그린란드를 통제하는 방안을 두고 “미군을 활용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히며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는 수요일, 방산업체들이 군사 장비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라는 요구에 응하기 전까지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특히 레이시온을 지목하며 “레이시온이 공장과 설비 같은 선제적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국방부와 더 이상 거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트럼프는 국방부에 행정명령을 내려, 군수 계약에 ‘임원 보상’을 단기 재무성과와 연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키도록 지시했다.
또한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가 판단해 성과 부진, 투자 부족, 생산 속도 미달 상태일 경우,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제한하는 조항도 계약에 넣도록 했다.
트럼프는 1조5천억 달러라는 국방 예산 규모가 의회와 정치권 인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산출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방비를 50%나 늘리는 방안은, 미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5%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2025년 적자 축소에 기여하긴 했지만, CBO는 지난해 11월 관세 수입이 향후 11년간 약 2조5천억 달러, 연평균 약 2,3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방비 증액으로 예상되는 연간 5천억 달러 추가 지출에는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관세 수입이 국방비 인상을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아, 국가 부채를 줄이고 중산층 미국인들에게 “상당한 배당”까지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미국이 다시 힘의 정치로 완전히 돌아가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국방비를 50%나 늘리겠다는 발상은 안보 강화라기보다 세계 질서를 군사력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선언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관세 수입으로 군비를 충당하겠다는 논리는 경제 정책과 군사 정책을 무리하게 결합한 위험한 실험처럼 보입니다. 재정 적자가 이미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더 큰 지출을 약속하는 방식은 현실보다 정치적 메시지를 우선하는 선택처럼 읽힙니다.
근데 트럼프, 한다면 하잖아요. 모두가 말려도 자기 맘대로 하는 사람이잖아요. 실제 이렇게 국방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사실 배제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 흐름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는 방산업체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방비가 늘어날수록 무기 개발과 생산 라인은 확대되고, 방산산업은 다시 한 번 황금기를 맞게 됩니다.
트럼프가 레이시온 같은 기업을 압박하는 모습도 겉으로는 개혁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방산 시스템을 더 크게 돌리기 위한 구조 정비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자사주 매입을 막고 투자를 강제하는 방식은 결국 무기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방산산업이 커질수록 정치의 언어가 바뀐다는 점입니다. 외교와 협상 대신 무기와 압박이 더 설득력 있는 수단이 되는 순간, 세계는 자연스럽게 긴장 국면으로 밀려가게 됩니다.
트럼프가 말하는 ‘꿈의 군대’는 미국인에게는 안전의 상징일지 몰라도, 다른 나라에게는 불안의 상징이 됩니다. 특히 러시아 유조선 나포, 그린란드 군사 옵션 언급은 이 구상이 단순한 예산 계획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처럼 읽힙니다.
이번 국방비 증액 논의는 미국의 선택이 아니라 세계의 환경을 바꾸는 결정처럼 느껴집니다. 방산산업이 커질수록 평화 산업은 설 자리를 잃고, 국제정치는 다시 힘의 논리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국방비 증액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국 방산 기업에게는 호재일수 있겠지만, 국가 전체 방위와 안보 측면에선 또 어떨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