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은 순위표가 혼란스럽다지만 2020-21 시즌은 정도가 더 심해 보인다. 강팀으로 이름난 첼시, 아스널, 맨시티, 맨유 4팀이 10위권 바깥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은 생경하기 그지없다. 전년도 디팬딩 챔피언이었던 리버풀 역시 2위를 지키고 있지만, 아스톤 빌라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하며 7대 2로 대패한 바 있고, 수비수 최초 발롱도르 후보로 손꼽히기까지 했던 판 다이크는 십자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상태다. 벌써 14 실점으로 최하위 풀럼과 실점이 동일하니 리버풀 역시도 분위기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첼시 10위, 아스널 11위, 맨시티 13위, 맨유 15위. 시즌 초반이라지만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순위표다.
전통 강호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손흥민 선수의 토트넘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올해 커리어 하이를 찍을 모양새다. 오늘 새벽 있었던 번리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승점 3점을 가져다줬다. 번리는 최근 물오른 활약을 보이는 손흥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단단히 준비해온 듯했다. 수비 전략은 효과를 봤다. 손흥민 선수는 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교체될 때까지 단 하나의 슛을 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 한 번의 헤딩슛이 유효슈팅이 되었고 팀에 1:0 승리를 가져다준 결승골이었다. 오늘의 골로 손흥민 선수는 6라운드 현재 단독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7경기에 나와 8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신들린 활약이다.
11위였던 토트넘은 오늘 승리로 단숨에 5위까지 올라갔다. 이런 식의 논의는 의미 없다는 걸 알지만, 이전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다. 5라운드 경기 웨스트햄전 3:3 무승부는 너무나 아쉬웠다. 이른 전반에 이미 3골을 따내며 일찌감치 승리를 굳히는 듯했던 토트넘이 후반 막바지 15분 만에 내리 3골을 내어주며 무승부를 기록했던 경기였다. 이 경기를 두고 너무 방심했던 것은 아니냐, 선수 교체가 경솔했던 것은 아니냐며 말도 많았다. 손흥민 선수가 교체된 후 그를 밀착 마크하던 선수 2명이 공격에 적극 가담할 수 있었다며, 그를 너무 이른 시간에 벤치로 불러들였다는 분석도 있었다. 축구는 팀플레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손흥민 선수 한 명 빠졌다고 갑자기 3골을 내줬다는 분석은 다소 어폐가 있지만, 그만큼 손흥민 선수가 팀의 키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2020-21 시즌 시작 후 손흥민 선수가 출전하지 않은 경기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한 2경기뿐이었다.
1. 9.14.(월) 1라운드 vs 에버턴
=> 0 대 1(패)(칼버트 르윈 1골)
2. 9.20.(일) 2라운드 vs 사우샘프턴
=> 5 대 2(승)(손흥민 4골, 해리 케인 1골 4도움)
3. 9.27.(일) 3라운드 vs 뉴캐슬
=> 1 대 1(무)(모우라 1골, 케인 1도움)
* 이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 종료 후 교체되었다. 뉴캐슬 전은 막바지 PK 판정논란으로 말이 많았다.
4. 10.5.(월) 4라운드 vs 맨유
=> 6 대 1(승)(손흥민 2골 1도움, 케인 2골 1도움 등)
*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http://brunch.co.kr/@highting1/85
* 전반 1분, 8분, 16분에 총 3골을 넣은 뒤, 후반 82분, 85분, 94분에 3골(1자책골, 다빈손 산체스)을 내어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날려버렸다. 추가시간 4분에 터진 웨스트햄의 중거리 골은 극장골이긴 했다.
6. 10.27.(화) 6라운드 vs 번리
=> 1 대 0(승)(손흥민 1골, 해리 케인 1도움)
전반적으로 답답했던 에버턴전 이후 손흥민 선수는 거의 경기당 1골 이상을 터트리고 있으며, 승리하지 못했던 2경기(뉴케슬전, 웨스트햄전) 모두 손흥민 선수가 조기 교체되었던 경기였다. 상황이 이러니 손흥민 선수만 끝까지 뛰면 이긴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6라운드 현재 토트넘은 승점 11점으로 5위에 랭크되어 있다. 앞선 경기의 무승부가 아쉽다. 그 승점 3점을 지켜냈었다면 토트넘은 승점 13점으로 에버턴, 리버풀과 함께 나란히 리그 선두에 올라있었을 것이다. 뉴캐슬전 역시 종료 직전에 상대팀에 PK를 내어준 다이어 선수의 핸드볼 파울에 대한 판정논란으로 대단히 아쉬운 무승부로 끝났지만, 축구는 어떤 결과도 나올 수 있는 스포츠이기에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웨스트햄전 무승부는 솔직히 너무나 아쉬웠다. 축구에 나올 수 있다는 그 '어떤 결과'에도 쉽게 포함시키기 어려운 무승부였다. 손흥민 선수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반에 3대 0으로 리드하던 팀이 후반에 3대 3으로 비긴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도 매우 드문 케이스다. 적어도 최근 경기에서는 같은 사례를 보지 못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손흥민 선수가 80분경 교체되어 나간 후 단 14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는 점. 토트넘 선수와 팬들에게는 웨스트햄전 무승부가 마치 패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번리전 바로 전에 열렸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도 손흥민 선수는 후반 70분경 교체 투입되더니 한 골을 넣어 팀의 3대 0 승리에 기여했다. 요즘 출전했다 하면 1골은 기본으로 터트리는 손흥민 선수를 보고 있으면 덩달아 행복해진다. 좋은 소식도 연이어 들린다.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장기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주급 3억 이상을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팀 내 최고 주급인 해리 케인과 은돔벨레 이상의 처우를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손흥민 선수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면 토트넘 구단으로서는 당연한 재계약 결정일 것이다. 유수의 명문 구단이 손흥민 선수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트넘은 그를 붙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 선수의 나이는 올해로 만 28세, 토트넘 구단과 남은 계약기간은 2021년 6월까지다. 이번 장기 재계약 성사 여부는 손흥민 선수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곧 30대에 접어들 그가 토트넘과 다시 장기계약을 한다면 그의 커리어를 토트넘에서 끝마칠 것을 암시하는 계약이 될 수도 있다. 현재 팀 내 입지를 보면 손흥민 선수가 다른 구단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새로운 팀을 찾는 것도 좋지만 잘 맞는 팀과 감독을 만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손흥민 선수는 아직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했다. 만약 토트넘에 남을지 말지를 고민한다면 처우나 출전시간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이 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무리뉴 감독 체제 하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