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봐!
'알라딘'과 '램프의 지니'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알라딘'은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민담집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 '요술램프'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신앙의 고결함'을 뜻하는 아랍어 '알라-앗-딘'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민담집 '아라비안 나이트(Arabian Nights)'는 18세기 최초로 번역된 영문판에서 유래한 것이며, 페르시아어 원 제목은 '천일야화'로, 페르시아를 비롯한 서아시아, 인도, 북아프리카 등지의 각종 민담과 전설 등을 한데 모아 만든 "천 가지 이야기"가 그 시초였다고 한다. 천일야화는 영어로 'One Thousand and One Nights'로 표기되는데, '천일'이 '1000일'이 아니라, '1001'이라는 것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영화 '알라딘'은 1992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로, 2019년 5월 23일 개봉하여 1,300만에 가까운 관객수를 기록했다. 영화 '셜록홈즈'의 가이 리치 감독이 맡았고 윌 스미스가 지니 역으로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스민 공주 역을 맡은 '나오미 스콧'은 1993년생 배우 겸 가수로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더 어린 나이의 배우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알라딘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막의 동굴 깊은 곳에는 어떤 소원도 들어주는 요술램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문을 듣고 램프를 구하기 위해 동굴 속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아그라바 왕국에서 도둑질과 소매치기로 연명하던 부랑자 알라딘에게 요술램프는 어쩌면 그의 인생을 바꿔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램프를 손에 넣을 자, '흙속에 묻힌 진주'를 찾아라.
동굴의 입구는 사자의 형상을 하고 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마치 사자의 아가리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의 운명도 모른 채 죽을 자리로 달려드는 한낱 부나방처럼, 요술램프를 구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험을 감행하지만, 사자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다물어버리고 만다. 아그라바 왕국의 재상인 '자파'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는 영리하게도 자신은 위험을 무릅쓰지 않은 채 탐험가들을 감언이설로 속여 동굴 속으로 밀어 넣지만 램프를 얻는데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런 그에게 동굴의 울림은 엄중히 경고한다. '흙속에 묻힌 진주를 찾아라.'
곤경에 처한 자스민 공주를 구하는 좀도둑 알라딘
왕성에 갇혀만 지냈던 자스민 공주에게 알라딘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시장바닥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스펙터클한 추격 장면과 보는 이로 하여금 낭만에 빠져들게 하기 충분한 알라딘의 전망 좋은 집은 공주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을 선물해주었다. 왕성 테라스에서 언제든지 아그라바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지만, 그곳에 있는 한 공주에게 자유가 없었다. 사소한 오해로 인해 공주와 알라딘은 멀어져야만 하지만, 두 사람을 묶는 인연의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램프의 지니와의 만남
알라딘에게 램프의 지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지니 역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자신이 만나왔던 램프의 주인들은 이미 거창하고 세속적인 소원 3가지를 준비해왔었을 테니까. 지니의 존재를 몰랐던 알라딘과 지니는 새로운 종류의 동맹이 된다. 알라딘은 소원 3가지를 사용해 무너진 동굴에서 빠져나오고, 왕자가 되고, 물에 빠졌다가 살아 나온다. 그중 첫 번째 소원은 알라딘의 기지로 카운트되지 않아 마지막 하나가 남아 있다. 마지막 소원 하나는 지니를 자유의 몸으로 되돌려줄 것을 빌겠다고 하지만, 과연 알라딘은 소중한 소원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
지도 밖의 진짜 세상
왕성 깊은 곳에서 홀로 한숨짓던 자스민 공주에게 다시 나타난 알라딘. 이번에는 '아바브와(아무리 들어도 '어버버'를 길게 늘인 이름이지만)' 왕국의 왕자 신분이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이는 철부지 왕자. 두 사람은 함께 마법 양탄자를 타고 밤하늘을 거닌다. 말 그대로 '매직 카펫 라이드'. 지도밖의 세상을 보여주는 이 순수한 매력의 남자에게 영혼의 끌림을 느끼는 자스민 공주. 역시 사람은 자신의 가장 깊은 결핍을 알아보고 채워줄 수 있는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끌리는 걸까?
'알라딘'의 키워드 1 : '욕심'
램프의 지니가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은 딱 3개뿐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욕망은 만족을 모른다. 하나를 가지면 둘을 바라게 되는 것이 인간이 가진 고유한 본성이다. 만족은 미래에 있지 않다. 주인공 알라딘 역시 소원을 통해 왕자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이후 새로운 소원들이 가지치기하듯 생겨난다. 마지막 소원으로 지니를 램프의 구속으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던 초기의 각오도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어쩔 수 없다'며 자신의 욕심을 정당화하려는 알라딘은 마치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 돼." 인간은 결국 욕심의 덫을 피해 갈 수 없는 것일까?
알라딘의 키워드 2 : '변화'
소원을 들어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사랑을 대신 이뤄줄 수는 없다. 인간의 마음은 누군가가 임의로 조종할 수 없는 것. 알라딘이 소원을 통해 왕자가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스민 공주의 사랑을 얻을 수 없다. 결국 겉모습이 무엇이 되었든 내면의 변화는 스스로의 힘을 통해 이뤄낼 수밖에 없다. "겉모습은 왕자가 되었지만 내면은 그대로야. 너의 가치를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