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

by 작가 전우형

예정에도 없던 하루의 끝이 찾아오고, 나는 물끄러미 바깥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는다. 실존하던 세상은 자취를 감추었는데 눈앞의 잔상 하나가 남아 내게 말을 건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선명해지는 모습이 오롯이 비친 호수 위의 달처럼 아름답고 또 처연하다.


과거는 소중하지만 시간은 고통에 비례해서 힘든 순간이 유난히 길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기억이 삶의 모든 순간에 고르게 남아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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