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두라의 인지 사회학습이론에서 자기 효능감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개인의 신념이며 개인이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설명되고 있다. 자기 효능감의 원천은 성취경험, 대리 경험, 언어적 설득, 정서적 각성 등 4가지로 분석된다.
나의 경우 성취경험적 측면에서 과거에 한번 해보았고 결과가 납득할만한 수준이었거나 스스로 만족하고, 업무적으로도 회사나 조직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부합한 경험이 있는 경우 다음에 유사한 일을 맡았을 때 자신감도 붙고 일을 시작함에 있어 불안도 줄어드는 편이다. 대리 경험적 측면에서는 성취경험에 비해서는 영향이 적은 편이나 나와 유사성이 많은 타인, 나와 동등하거나 비슷하다고 여기거나 혹은 나보다 못하다고 믿어왔던 친구, 동료 혹은 유사한 세대적 사회적 계층에 속한 사람이 내가 주저했던 어떤 일을 문제없이 해냈다는 소식을 들으면 확신까지는 아니어도 ‘어쩌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고려하는 수준의 영향은 받은 적이 있다.
언어적 설득 측면에서 타인의 격려는 자기 효능감에 꽤나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존경하던 선생님의 잘할 수 있다는 격려나 내가 좋아하고, 인정받고 싶고, 또한 내가 스스로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인정과 격려는 같은 유형, 수준의 일을 다시 행함에 있어서 큰 폭의 자기 효능감 향상을 제공했고 때로는 머뭇거리며 시작하지 못하던 일도 뛰어들 정도로 용기를 얻곤 했다. 정서적 각성의 경우 상황에 따라 다른 영향을 주었는데, 불안보다 낮은 수준의 가벼운 긴장이나 각성은 두뇌 회전과 민첩한 상황판단을 도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고, 성취경험적 측면으로 이어져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었다. 하지만 지나친 불안, 초조는 사고를 회피로 치우치게 하고 일단 상황을 모면하는 방향으로 생각의 길을 터 차후 같은 상황이 예측될 경우 지레 겁을 먹거나 양방향의 길 중 도전, 직면보다는 회피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반두라가 말한 자기 효능감의 원천 중 내게 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성취경험과 언어적 설득이었고, 대리 경험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으며, 정서적 각성은 상황에 따라 달랐다.
자기 처벌
인지 사회학습이론 중 자기 처벌에 대한 내용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다. 반두라는 자기 처벌을 ‘자신의 행동이 자신이 세운 기준을 위반하거나, 부적절할 때 자기 비난과 함께 고통스러운 생각이 드는데, 이를 감소시키고 외부의 처벌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타인과의 갈등 상황에서 자책의 제스처를 취하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한발 물러나는 식으로 갈등을 해결하고자 노력했는데 이 또한 자기 처벌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정해서라기보다는 단지 갈등과 불편한 관계를 신속히 봉합하는 방법으로 채택했고, 그 배경에는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이것은 훗날 습관적 사고와 행동 패턴으로 자리 잡아 과도한 자책의 빌미가 되기도 했으며,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지 못해 홀로 속상해하거나 끙끙 앓은 적도 많았다.
자기 처벌에 관한 내용 중 자책은 자기 처벌의 흔한 예고, 그것이 극단으로 가면 자해나 자살, 알코올 중독, 약물 복용, 과대망상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하였으며, 자책이 과도해질 경우 만성 우울, 무관심, 무가치감, 의욕 상실 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도 주목할만했다.
나는 자동적 사고에 가까울 정도로 자책에 빠져든 경험이 있었고 그 결과 번아웃과 우울장애 진단을 받기도 하였는데 그 당시 경험했던 증상이 자살충동, 폭음, 사람들의 비난이 귀로 들리는듯한 망상이나 환청, 우울감, 자기 비난, 가치 절하, 모든 일에 대한 흥미 저하,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감 등이었다. 이 대부분이 상기된 자기 처벌의 부작용에 맞아떨어지는 것이 놀랍고, 당시 내게 우울증이 찾아온 이유를 해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