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그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벌써 한 달째 그녀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냉정하고 또 그만큼 상대에 대해서도 엄격한 아내는 결혼이라는 일상성에 자신이 마모되는 것을 거의 무서워할 정도로 경계했다. 무자식이 상팔자란 말 때문이 아니라 아내는 오직 자기 자신 때문에 불임을 주장했고, 직장에서 꽤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스스로가 벌어 저축한 돈으로 유학을 떠났다. 나를 사랑하고 있었으나 그 방법에 있어서는 안쓰러울 만큼 이기적이고 또 그 이기적이란 것 때문에 끊임없이 초조해했다. 내 탓도 있었으리라. 걸핏하면 영혼이 길 위에 있기 때문에, 라는 같잖은 말로 아내의 입을 막으며 휑하니 어디로 떠나곤 하는 내 기질 말이다. 우리 부부는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어서 깊이 사랑하고 있기도 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서로를 구속하는 힘을 행사할 수가 없었다. 일본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내와 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물론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나이 서른넷에 아이 하나 없이 산다는 건 그렇다 치고 아내까지 섬나라로 보낸다는 게 무슨 이혼을 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끝까지 내가 수긍을 못하자 아내는 이혼 운운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천둥이 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삼 년의 유학 기간을 이 년으로 한다는 조건으로 그녀의 뜻을 받아들였다. 일 년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나는 끝까지 남편임을 주장하고 싶었고 또한 아내가 그걸 수긍했으면 하고 바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