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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전우형 Oct 19. 2022

이른 아침 눈을 떴을 때

이불보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등 하나가 바삐 탁탁탁

바지런을 떨고 있다

새벽같이 나서면서도

국 식을까 노란 천 덮어두셨던

그 뒷모습이

목 맥히면 물 말아먹으라

밥투정 바쁜 아들내미 달래고

억척스레 그릇 물기마저 털어내고

숙제 안 한 거 없나

준비물 안 챙긴 거 없나

묻고 또 묻던 목소리가

엄마 간데이 하고 사라지던 뒷모습

철 모르는 아들은 티브이에 코 박고 킥킥거리느라 바빴지

새벽부터 저러고 애들 밥 챙기는 아내를 보고 있으니

이제야 쳐다보도 않던 엄마가 떠오른다

그 단단하고 구부정한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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